허가 7년만에 급여 '벤리스타'‥원앤온리(One&Only)가 통했다

[비하인드 씬] 스테로이드 이후 60년만에 등장한 최초의 홍반 루푸스 생물학적제제
질병 활성도 및 중증 악화 감소, 안전성 프로파일까지 확인한 유일한 치료옵션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06-22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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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무려 7년이다. 

전신 홍반 루푸스만을 위해 개발된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 '벤리스타(벨리무맙)'가 국내에서 허가를 받고 급여가 되기까지의 기간이다. 

벤리스타는 2011년, FDA로부터 루푸스 치료제로 공식 허가됐다. 스테로이드 이후 60년만에 등장한 신약으로, 지금까지도 전신 홍반 루푸스를 타깃으로 적응증을 획득한 생물학적 제제는 벤리스타가 유일하다. 

벤리스타는 국내에서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오래도록 급여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그 문은 열렸다. 정부, 전문가, 환자, GSK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문을 두드린 결과다. 

올해 2월, 벤리스타의 급여 적용 소식이 알려지자 환자들을 비롯 의료계에서도 환영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환자들의 경우, 국민청원에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적극적으로 벤리스타의 보험 적용을 요구해 왔다. 동시에 의사들은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들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부터 벗어나고, 조기에 벤리스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치료 환경 변화를 요구했다. 

이는 벤리스타가 전신 홍반 루푸스에서 원앤온리(One&Only) 치료제였기 때문이다. 

◆ '루푸스',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

'전신 홍반 루푸스'는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으로, 단일 질환으로는 가장 많은 장기를 침범하는 질병 중 하나다.

양쪽 뺨에 붉게 나타나는 나비 모양의 피부 발진을 비롯해 체중 감소, 발열, 피로, 통증 등 전신에서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에는 신장과 폐, 뇌신경계까지 장애를 일으켜 신부전, 인지기능의 변화 등을 야기하고 정신병과 발작까지 유발할 수 있다.

루푸스는 거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증상이 비특이적으로 나타나 진단이 어렵다. 진단을 받기까지 7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는 진단 후 치료를 받기 전까지 재발과 완화를 끊임없이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질환 악화를 겪는다.

특히 전신 홍반 루푸스의 경우 30-39세 가임기 여성의 발병률이 매우 높다. 사회 활동이 활발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루푸스 환자들은 신체적 고통은 물론, 결혼을 비롯해 사회 경제적 활동에도 제약을 받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환자의 36%가 진단 후 10년 이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전신 홍반 루푸스는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다. 

면역학적 요인과 함께 유전적·환경적 요인, 호르몬 이상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확실한 치료법도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루푸스는 질병 활성도를 낮추고 증상을 완화시켜,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것이 치료 목표로 돼 있다. 

전신 홍반 루푸스는 항말라리아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을 통해 보존적 치료를 이어왔다.  

하지만 기존 치료법들은 환자들의 건강 및 일상 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상반응을 일으켜, 질환 악화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이 가운데 스테로이드의 경우 장기간 사용 시 다양한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투여 용량과 기간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전신 홍반 루푸스 진단 15년 후 영구적인 장기 손상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스테로이드제를 오래 사용해 나타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의사들은 루푸스 치료 초기에 손상을 입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꼽는다. 

◆ 지금까지 최초이자 유일, '벤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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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리스타'는 전신 홍반 루푸스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고자 개발된 치료제이다. 

GSK는 루푸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고통과 낮은 삶의 질을 이해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그렇게 탄생한 벤리스타는 임상데이터가 공개되자마자 큰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벤리스타는 B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조절해 전신 홍반 루푸스에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전신 홍반 루푸스는 BLyS(B림프구 자극인자, B-lymphocyte stimulator)의 혈중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가진다. BLyS 수치가 상승하게 되면 질병 활성도 증가에 영향을 준다. 

이 맥락에서 벤리스타는 BLyS에 결합해 B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을 억제한다. 

벤리스타는 대규모 글로벌 3상 임상시험인 BLISS 프로그램을 통해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 그리고 스테로이드 용량 및 악화 감소에 대한 효과를 확인했다.

무엇보다 벤리스타는 질병 활성도를 측정하는 전신 홍반 루푸스 반응 지수(SRI-4, SLE-Responder index)를 표준요법 대비 유의하게 향상시켰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전체 환자 1,684명 중 질병 활성도가 높은 환자군을 분류해 하위 분석을 진행한 결과, 벤리스타 10mg/kg 투여군의 52주차 SRI 반응률은 51.5%(305/876명)로 위약군의 31.7%(287/876명) 대비 더욱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질병 활성도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벤리스타는 더욱 우수한 중증 악화 감소 효과를 보였다. 벤리스타 10mg/kg 투여군(n=305)에서 나타난 중증 악화 발병률은 19.0%로, 위약군 (n=287)에서 확인된 발병률(29.6%)과 비교해 유의하게 낮았다. 

스테로이드 의존도가 높은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에서도 벤리스타는 스테로이드 사용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리얼월드데이터에 따르면, 관찰 대상이 된 환자 중 일당 스테로이드 7.5mg 이상을 처방 받는 환자 비율은 총 67.5%(338/501명)였다. 반면 벤리스타로 치료를 받을 경우에는 투여 24개월 시점에서 그 비율이 18.4%(35/190명)로 감소했다.

한중일 동북아시아 3국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BLISS-NEA 임상시험도 있다. 여기서도 벤리스타는 높은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

해당 연구 결과에 의하면, 벤리스타 투여군의 53.8%(240/446명)가 질병 활성도가 감소해 위약군의 40.1%(87/217명) 대비 높은 효과를 나타냈다. 중증 악화 발병률 또한 12%(54/451명)로 위약군의 22.1%(50/226명)보다 약 50% 낮게 나타났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글로벌 임상시험과 유사했다.

벤리스타는 지금까지도 다양한 후속 임상시험을 통해 장기 치료 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공고히 하고 있다. 벤리스타의 최장기 연구 결과는 13년까지 도출돼 있다.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벤리스타는 루푸스의 기존 표준 치료에 대한 갈증을 채웠다. 또 영구적인 장기 손상을 예방해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줬다. 

이제 벤리스타가 루푸스에서 중요한 치료 옵션임은 분명해졌다. 

◆ 국내 허가 7년만에 급여 적용, '변화' 시작

아쉽게도 국내에서 벤리스타를 사용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기존 치료제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중증 환자들은 끊임없이 벤리스타의 '보험 적용'을 요구했지만, 자그마치 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벤리스타는 급여 신청을 한 2015년부터 일찌감치 임상적 유용성 개선을 인정받았으나, 최초의 생물학적 제제이자 신약 특수성에 따라 비용효과성을 입증하는데 오랜 기간이 소요됐다.

국내 의료진 및 환자들은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부작용을 겪는 루푸스 환자가 많음을 호소했다. 벤리스타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라도 급여를 풀어달라는 주장도 있었다. 2017년부터 국민청원에 지속적으로 올라온 벤리스타 급여 요청 게시글이 그 증거다. 

이에 GSK는 정부의 재정 부담을 분담하고자 노력했다. 

GSK 마케팅팀 채시연 브랜드 매니저는 "급여 적용을 받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벤리스타는 루푸스 치료의 유일한 생물학적 제제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희망을 저버릴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제성 평가에서 어려움을 겪던 벤리스타는 위험분담제 대상 확대를 통해 비용효과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 허가 7년만인 2021년, 벤리스타는 보험을 적용받게 됐다.

채 매니저는 "GSK는 2015년부터 근거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는 등 정부와 긴밀히 논의하며 벤리스타 급여화를 위한 노력을 펼쳐 왔다. 다행히 모두의 의지가 한 길로 통한 듯 올해 급여적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벤리스타의 급여로 인해, GSK도 그동안의 숙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는 2020년 기준 약 2만 7,000여명으로, 지난 10년간 약 74% 증가했다.

그동안 치료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중증의 전신 홍반 루푸스 환자들에게 벤리스타 급여 적용은 분명한 기회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루푸스는 앞서 말했듯 3040 여성에서의 발병률이 현저히 높다. 

채 매니저는 "루푸스 환자들은 한창 사회 경제적 활동에 집중할 시기에 위축이 된다. 이러한 환자들이 벤리스타로 치료하게 된다면 스테로이드 용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루푸스의 질병 활성도를 감소시켜 일반인과 유사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그는 "벤리스타 급여 적용으로 인해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많이 완화됐을 것이라 생각한다. 급여를 기다려왔던 환자들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 이를 통해 국내 전신 홍반 루푸스 치료 환경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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