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바이오파마, 왜 매물로 나왔나…승계자금 마련인가, 기업가치 상승인가

보령 "외부기관과 협의, 제대로 된 기업가치 인정받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 검토 중"

최봉선 기자 (cbs@medipana.com)2022-12-23 12:16

보령제약그룹의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업계는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가 승계 작업 마무리에 필요한 자금마련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증시 악화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이 때가 매각의 기회라는 판단에 내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아백신에 주력해온 보령바이오파마 입장에서 갈수록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몸값이 높은 지금이 최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정균 대표가 보령을 온전히 지배하려면 지주사격인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상속세를 비롯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령 김정균 대표와 보령 사옥 전경

보령제약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보령(전 보령제약)의 최대주주는 보령홀딩스(지분율 33.75%)이고,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그룹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장녀이자 김정균 대표의 모친인 김은선 회장과 특수관계인(97.6%)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는 본인이 실질적 소유권을 갖고 있는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이 가장 손쉽게 승계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 주주는 보령파트너스(지분 69.3%)이고, 보령파트너스 지분을 김 대표와 특수관계자가 100%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 매출액 1,391억원에 영업이익 198억 원을 올렸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모두 15% 이상 고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보령제약그룹의 효자기업이다.

일각에서는 반면 김정균 대표가 보령홀딩스와 보령제약의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승계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기업을 매각한다는 것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가 경기도 하남에 자체사옥을 짓고 내년 3월 연구소까지 입주하는 계획을 갖는 등 김 대표가 애착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즉, 김정균 대표가 보령바이오파마의 가치를 최대한 높게 인정받기 위해 IPO(기업공개)와 매각을 동시에 타진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최근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증시 상황이 악화되면서 보류된 상태다. 올 중순경 기준 IPO 공모벨류는 7,000~8,000억 원 수준으로 논의된 바 있다.

보령 측에서는 이번 매각과 관련, "외부기관과 협의하여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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