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100개까지 늘린다고 했는데‥6월 현재 44개소

광주·울산·세종·강원·전남·경북은 전무‥지역 간 격차 해소는 아직 무리
병의원 참여 늘리려면 '과감한 보상' 필수‥"인력이 없는데 숫자만 늘려서는 안 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29 11:30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정부가 응급실 과밀화 및 환자 불편·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을 100개소까지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2014년 9월부터 도입된 달빛어린이병원은 올 6월을 기준으로 현재 44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게다가 광주·울산·세종·강원·전남·경북 지역에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전무하다.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엔 아직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숫자다.

달빛어린이병원은 만 18세 이하 소아경증환자에게 야간·휴일 외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진료 의사 2인 이상의 단일 병의원을 대상으로 지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의료계에서는 달빛어린이병원 확대가 크게 반갑지 않다. 오히려 의료 인력이 부족해 지정 반납을 고려하는 곳이 있을 정도. 이에 '병원을 늘려봤자 무슨 소용인가'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무늬만 달빛어린이병원이 아닌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서울권에는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이 단 3개 뿐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내 1호 어린이병원 소화병원이 의사 부족 사태로 인해 휴일 진료를 중단하면서, 사실상 달빛어린이병원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달빛어린이병원은 2~3개에만 머무르고 있는 수준이며, 그나마 경기 지역이 올해 7곳을 추가해 16곳을 운영 중이다.

의료계는 과감한 보상이 없으면 달빛어린이병원으로의 병의원 유도는 힘들 것이라 바라보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는 10년 동안 달빛어린이병원에 대한 평가가 부재한 가운데, 최소한 정부가 진료 현장을 직접 살펴본 후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기관마다 세부 운영시간이 다르지만 보통 평일은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주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그렇지만 그동안 달빛어린이병원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평가가 없었다. 이렇다 보니 야간 진료도 1주일에 1번 하는 수준에 그치는 병원도 있었다.

소아 환자 대상 병의원의 야간과 휴일 진료를 늘리려면 결국은 '과감한 보상'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료계는 야간 및 휴일 가산은 2-3배 이상 높게 책정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예로 일본의 경우 오후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야간 진찰료는 300% 가산하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심야 진찰료는 500% 가산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응급실 과밀화를 막고 경증 환자를 병의원이 담당하게 하려면 1, 2차 의료기관의 진료 수가를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며 "소아의료체계 개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수가 인상 강도의 과감한 추진이 필요하다. 불충분한 보상 수가의 정상화는 인력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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