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政 "지불제 개편 목적인 필수의료 강화 실현이 목표돼야"

'3차 의료보장혁신포럼', 발제선 건보 지불제 개선방향 제시
토론나선 학계·정부, 지불제도 개편보다 필수의료 강화 주목
이론적 접근보단 시행 위한 여건·방식·운영 등도 고민 필요
정부도 개편 효과 고민…"의료계 설득해 성공사례 만들 것"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07-07 06:07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건강보험 지불제도를 개편하더라도 운영적 측면 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6일 오후 3시 서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빌딩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3차 의료보장혁신포럼'에서는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편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여러 의견이 확인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와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행위별 수가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건강보험 지불제도에 개선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반면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지불제도가 개편돼야 하는 목적인 지역·필수의료 강화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학계와 정부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박은철 연세의대 교수는 "성과 기반 지불제도로 개선하려면 진료 성적을 측정·평가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지불제도가 발제처럼 개편되고 나면 정말 필수의료가 좋아질지 고민이 된다. 미래 방향도 중요하지만, 지불제도 외에도 고쳐야할 부분이 많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형선 연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진료가 환자에게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는가가 최종적인 목표인데, 개편이 된다고 그 목표가 한순간에 달성되긴 어려울 것이다. 순차적인 지향점을 갖고 가야할 것"이라며 "개편에 더해 디지털 치료제를 수용할 수 있는 방식이나 환경까지도 만들어져야 혁신이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제언했다.

김태현 연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이 토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인 필수의료 강화가 기승전 가격으로 인한 문제인지, 가격 외 요인이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지불구조를 개편함에 앞서 출발선이 의료기관마다 다른데 그 격차를 더 벌리는 구조가 되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러 서비스 중에서 높은 수익이 발생하는 분야를 활용해 그렇지 않은 분야를 지원하려고 노력하는 의료기관을 지원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며 "지금처럼 손실이 나는 부분만 정부가 지원하려고 하면 또 다른 부분에서 왜곡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측에서도 지불제도 개편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현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실장<사진(왼쪽)>은 "어떤 지불모형이 필요한가로 시작하기보다는 현재 국내 상황이 어떠한지 살펴본 후에 그에 부합하는 지불 방식은 찾는 것이 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불제도는 운영이 필요하다. 지불제도를 바꾸면 알아서 따라올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동안 우리는 운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정성훈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사진(오른쪽)>은 "앞서 얘기가 나왔듯, 지불제도 개편을 하든 운영 변경을 하든 실질적으로 관련 기반이 조성돼야 하는데 그것이 적정한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며 "방향성이나 지불제도 모형에 대한 의견에 공감은 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한 이행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혜성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장도 "지불제도 개편도 중요하지만, 개편된 이후 의료계와 함께 협의해나가면서 추진해나가야 하는 숙제가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토론회 마지막에 마이크를 든 정윤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기존 시스템을 바꾸게 되는 것에 대해 공급자들을 설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상당히 많이 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더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큰 주제로 많은 얘기를 해주셨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실제로 보여줘야지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 의원 환산지수를 사례로 꺼냈다. 건정심은 의원급 환산지수에 대해 1.6% 인상 재정 범위 내에서 건강보험 행위 목록 내 장·절별(기본진료료, 처치 및 수술료 등)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부가 의원급 장·절별 환산지수를 별도로 정할 때, 의원급 필수의료 확충과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투입되도록 했다.

정윤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최종적으로 뇌의 과정은 필요하겠지만, 새로운 방식을 다양하게 계속 시도해나가면서 하나씩 개선해나가려고 한다. 오늘 시도도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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