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박리 놓친 전공의, 2심도 징역형…응급의료계 분개

응급의료 사망선고…정부 논의체도 사퇴 선언
응급의학醫 "응급의료 위축·붕괴 자명…모든 책임 사법당국에"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8-17 17:3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전공의 시절 대동맥박리를 진단하지 못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2심에서도 업무상 과실치상 판결을 받았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료에 대한 사망선언으로 받아들이고 정부와의 응급의료 논의체 사퇴 의사까지 밝히며 반발하고 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17일 해당 형사판결에 대해 성명을 내 응급의료현장 이탈 가속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응급실은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환자가 여러 이유로 방문하는 곳이라는 특성상 향후 경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응급진단과 최종진단은 다를 수 있어 완전무결한 최종진단을 하지 못했다고 처벌을 받는다면 응급의학 전문의와 전공의는 모두가 범죄자라는 지적이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판결 같은 사례를 없애려면 모든 흉통 환자에 대해 무조건 흉부 CT를 촬영하고 입원시켜야 하며, 대동맥박리 수술이 불가능한 병원은 흉통 환자 응급실 수용을 거부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모든 흉통 환자에 대한 CT 촬영 지침을 시행해야 하며, 이를 삭감한다면 심평원을 고발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판결로 인해 응급의료 위축과 붕괴가 가속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응급실 수용거부가 더 심해지고, 더 많은 환자가 병원을 떠돌다 사망하게 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이번 판결을 내린 사법당국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 이대목동 소아청소년과 사태처럼 응급의학 전문의 현장 이탈을 가속화하고, 전공의 지원율은 하락해 정상적 응급의료체계 운영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따라서 책임지지도 않은 무조건적 응급환자수용 강제 법안을 즉각 철회할 것과, 응급환자진료에 대한 개인 형사책임 감면과 국가 책임보험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와 진행 중인 응급의료전달체계 논의, 응급실 수용거부금지 논의 등도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해결 없이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 논의체 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판결은 단순한 전공의 1년차에 대한 잘잘못이 아닌 응급의료에 대한 사망선언"이라며 "필수의료 붕괴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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