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해진 의약품 '성과기반 급여 관리'‥'RWD' 활용도 더욱 높아져

"고가의약품 불확실성 해소 위해 RWD 자료 수집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
누적된 RWD, 급여기준·약가협상·시판 후 안전성·진료지침에도 활용 가능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1-21 06:0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앞으로 의약품의 '성과기반 급여 관리'에 있어 실제임상근거(Real-World Evidence, 이하 RWE)와 실제임상자료(Real-World Data, 이하 RWD)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RWE란 RWD를 수집·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한 문헌이다. 대표적인 RWD로는 건강보험 청구자료, 병원 진료기록, 설문조사(예: 삶의 질 조사), 시판 후 의약품 조사 자료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계속해서 고가의약품이 급여권에 들어오고 있다. 고가의약품이란 높은 가격, 효과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가격 관리 및 장기효과 확인이 필요한 약제 또는 재정 영향이 상당해 사용량 관리 등이 필요한 약제를 말한다.

고가의약품은 임상시험에 대한 한계로 근거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편이며, 재정 영향 수준이 높다. 특히 여러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장기적인 효과나 안전성이다. 만약 치료제를 투여한 후 환자에게 효과가 없을 시, 그 파장이나 책임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는 이러한 고가의약품의 '성과기반 급여 관리'에 주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지난 20일 가톨릭대성의교정 의생명산업연구원 대강당에서 '실제임상자료(RWD)/실제임상근거(RWE) 활용을 통한 의약품 성과기반 급여관리 방안'을 주제로 '의약품 성과기반 급여관리 방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심사평가원 변지혜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약제비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그 중 항암이나 희귀질환의 경우 n수는 적지만 약제비 증가율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고가의약품은 지금보다 더 많아질 예정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고가의약품들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변 연구위원은 "높은 사회적 요구로 킴리아, 졸겐스마 등이 급여가 됐고 효과 및 재정 관리 차원에서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제가 도입됐다. 높은 약가와 불확실한 치료 효과를 아우를 수 있는 대책을 보다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맥락에서 심평원은 RWD를 적극 활용할 의지를 불태웠다. 

공개된 RWD/RWE 활용 성과기반 급여 관리 절차(안)에 따르면, 고가의약품이 등재가 되면 의약품 성과 평가에서 RWD가 수집된다.

RWD는 요양기관이 제출해야 하고, 심평원은 전문가와 협업해 개별 환자의 효과 평가 및 사전승인 약제의 적정성을 살펴본다.

이후 재평가 단계에서는 심평원이 외부전문가와 누적 자료를 분석하고, 필요하다면 급여기준까지 조정할 계획이다. RWD 누적 자료는 약가협상, 시판 후 안전성, 진료지침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변 위원은 "RWD 활용은 성과기반 급여 재평가의 필요성 여부를 검토해 치료 효과 및 안전성, 비용효과성, 재정 영향을 리뷰하는 것이 핵심이다. 급여 재평가 수행이 가능한 전문가가 참여할 것이며, HIRA eFORM을 활용한 전산 수집으로 요양기관의 입력 부담도 최소화시켰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고가의약품의 RWD를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변 위원은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약제에 한해 RWD 자료 수집이 이뤄질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향후 RWD로 급여 관리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모든 약을 대상으로 하진 않고 제출하는 자료의 수준을 검토한 뒤 해당 자료가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을 때 RWD를 적용하려고 한다. 자료 또한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만 모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변 위원은 고가의약품이 더욱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기에, 우리나라 환자를 대상으로 한 RWD의 수집과 활용이 중요해질 것이라 바라봤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RWD 수집 체계 구축 및 신속한 급여 관리가 앞으로의 과제다. 데이터 기반의 근거 생성이 이뤄지면 급여 관리의 투명성이 강화될 수 있고, 급여 등재 시 불확실성 관리 체계를 도입한다면 고가의약품의 접근성도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평원 약제관리실 유미영 실장도 RWD를 활용한 성과기반 급여 관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 실장은 "수집된 RWD를 바탕으로 제약사 환급, 부작용과 안전성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비용효과성 때문에 입증 받지 못했던 의약품에 대해서는 경제성 평가로 연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RWD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고가의약품에 대한 관리 체계가 확립되면 접근성 향상과, 효과와 부작용 검증, 비용효과성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까지 긍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 마지막에는 재정 건전성 확보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의약품정책연구소 서동철 소장은 20년 넘게 RWD를 연구해 왔던 전문가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서 소장은 "RWD는 국내 환자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 분류나 분석 등 방법론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돼야 결과를 믿을 수 있다. 계획된 임상시험(RCT)이 아닌 실제 환자 데이터를 갖고 분석을 할 때에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다. 아직까지는 성과 기반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소수 케이스이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방법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으면 이슈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약학대학 한은아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성과기반 급여 관리는 의약품의 근거가 부족한 경우와 고비용 의약품이기에 근거가 확실함에도 보험 재정 관점 측면에서 목적을 가진다. 

한 교수는 RWD를 사용할 경우 기존 자료를 활용할지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지가 갈릴 것이라 예견했다. 그러므로 적용 대상을 분명히 정해 놓아야 제약사들의 혼선이 적을 것이라 조언했다.

더불어 한 교수는 "궁극적인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 RWD를 수집하고 운영하는 것에 있어 정부, 관계기관, 연구자 등 면밀하게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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