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의 계열간 병용 투여에 대해 보험급여가 확대된 것과 함께 포시가, 자누비아 등 리딩 품목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면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는 급격한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복합제가 있었다.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를 결합한 복합제가 잇따라 등장했던 것.
하지만 SGLT-2 억제제·DPP-4 억제제 2제 복합제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메트포르민까지 3제를 병용 투여할 때에만 보험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를 넘어서기 위해 몇몇 제약사들이 3제 복합제 개발에 빠르게 착수해 지난해 한미약품과 대원제약이 판매에 들어갔고, 올해부터는 동아에스티가 '슈가트리'를 출시하며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경쟁 품목 대비 작은 정제 크기를 내세워 시장을 공략 중으로, 경쟁품목과 달리 자체 오리지널 품목에 기반한 복합제라는 장점과 함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리지널 기반 첫 3제 복합제…1mm 차이에도 환자 체감 커
동아에스티는 올해 초 자체 오리지널 DPP-4 억제제인 '슈가논(성분명 에보글립틴)'에 SGLT-2 억제제인 다파글리플로진 성분과 메트포르민까지 3가지 성분을 결합한 '슈가트리'를 출시했다.
오리지널 품목을 기반으로 한 3제 복합제는 슈가트리가 처음으로, 오리지널 기반의 3제 복합제 경쟁 품목은 내년부터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1년 가량의 시간을 벌어놓은 셈으로, 이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상급 종합병원 등 시장 진입에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제네릭 기반의 3제 복합제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상황이지만, 동아에스티는 이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정제 크기로 개발해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 출시된 3제 복합제는 슈가트리 외에 한미약품 실다파엠서방정과 대원제약 다파시타엠서방정 두 가지가 있다. 이들과 비교했을 때 슈가트리의 정제 크기가 작아 목넘김이 편하고, 이로 인해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것.
슈가트리의 경우 5/10/1000mg 한 가지 용량으로 장축 길이가 19.9mm로 2cm를 넘지 않는 반면, 실다파엠은 5/50/1000mg 용량의 장축 길이가 20.8mm로 0.9mm 더 길다. 다파시타엠은 10/100/1000mg이 21.7mm, 5/50/1000mg은 21.1mm로 더 길다.
수치상으로 본다면 차이가 2mm도 채 되지 않지만, 이를 복용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동아에스티 ETC 사업본부 마케팅실 마케팅2팀 박종국 수석(General Product Manager, GPM)은 "정제 크기는 보통 장축 기준으로 보는데 몇 mm 차이로 슈가트리의 크기가 작다"면서 "단일제와 달리 복합제는 크기를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확연한 차이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작으면 목넘김에 차이가 있다. 현장에서는 가장 좋은 반응"이라고 전했다.
단, 경쟁 품목과 비교했을 때 용량이 한 가지 뿐이라는 한계가 있어 동아에스티는 향후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당뇨병 치료제 3제 복합제를 복용할 만한 환자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위험요소가 있고, 따라서 의료진들은 한 번에 고용량을 복용하는 것보다 두 번에 나눠 복용하면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동아에스티는 저용량 제품 출시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으로, 메트포르민 용량을 750mg 또는 850mg으로 줄인 제품을 추가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슈가논'…데이터 확보 통해 도약 노려
의료진들은 환자에게 투약하는 약이 한 번 안정권에 들어가면 잘 바꾸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기존에 투여하던 약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기존에 투여하던 약에 다른 약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징은 슈가논을 처방하는 의사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슈가논을 처방해 효과를 확인한 의사들만 복합제로 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따라서 단일제인 슈가논이 성장해야 2제, 3제 복합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종국 수석은 "한 번 처방이 세팅되면 안바꾸려는 경향이 있다. 나와있는 마땅한 3제 복합제가 없으니 슈가트리를 처방해야겠다고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기본적으로 슈가논을 써보고 이를 확인한 의사들만 복합제로 넘어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장에서는 슈가논 단일제가 그만큼 중요하다. 단일제부터 올라가야 슈가트리가 잘 될 수 있다"면서 "어느 정도 백그라운드를 깔아놔야 가능하다. 경쟁사보다 1년 정도 시간이 있으니, 그 기간 내에 같이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슈가논을 중심으로 복합제까지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아에스티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함께 임상시험을 통한 데이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마무리된 관찰연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준비 중으로, 상반기 이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나올 예정이다.
박 수석은 "많은 회사들이 임상시험을 하고 있고, 그 결과가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관찰연구는 대규모로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데이터가 나오면 올해 좀 더 점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자의 편안한 삶을 위해 정제 크기를 줄여가고 있고, 회사 차원에서 당뇨병 환우 지원 캠페인을 지원하는 등 환자 중심으로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슈가논 뿐만 아니라 다파프로 등 당뇨병 치료제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까지 더해 2030년에는 슈가논 패밀리 매출 1000억 원, 당뇨병 치료제 전체 매출 1500억 원을 목표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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