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오늘 의대 증원 신청 마감…정답 없는 미로 선 복지부

교육부, 의료계 우려 불구 당초 계획대로 신청 접수키로
검토 후 개별 대학 정원 배분까지 정부 방침 변화 없을 듯
의료계, 압수수색·소환수사 등에도 3일 총궐기에 3만명 집결
전공의 집단행동 여전…의료현장 혼란 해결부담 가중 불가피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3-04 06:07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2000명 의대정원 확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내 보건의료체계를 책임져야 할 보건복지부는 정답 없는 미로 속에 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기존 계획대로 4일(오늘) 40개 대학 의대정원 증원 신청을 마감한다. 마감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진다.

의대정원 증원 신청이 이날로 마감되면, 교육부는 신청 결과를 검토한 후 2000명 정원을 나눠서 40개 의대에 각각 배정하게 된다.

앞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증원 신청 접수를 미뤄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이 제기됐지만, 교육부는 예정된 절차를 변경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에 있다.

이는 2000명 확대 규모에 대해선 단 1명도 조정이 불가하다고 했던 청와대 방침과도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의대정원 2000명 확대와 관련한 행정적 절차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절차상 교육부가 검토 후 개별 대학에 정원을 배분하게 되면 각 대학이 이를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반영하게 된다.

이같은 정책 강행에 의료계도 끝장 투쟁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1일 경찰이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임원을 대상으로 자택·사무실 압수수색을 벌이고 소환조사를 통보한 상황임에도, 3일 진행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는 주최측 추산 3만여명이 집결했다.

사직서 제출과 출근 거부 등 전공의 집단행동도 여전하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복귀 시한을 설정하고 전공의 집단행동 중단을 촉구했지만, 복귀자는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100개 수련병원으로부터 제출된 서면보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11시 기준 근무지 이탈자 수는 8945명이다. 이는 소속 전공의 중 71.8% 규모다. 의료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29일 17시 기준 271명이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병원 등에 돌아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의료계 곳곳에선 전공의로 시작된 의사 사직 행렬이 조만간 전임의나 교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처럼 정부와 의료계 간 강경 대응으로 보건의료 여건이 점차 악화되면서, 이를 관리해야 할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갖는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대로 갈등이 계속돼 총궐기를 기점으로 의료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의료계 반발이 전반으로 확산되면 현 비상진료대책만으로는 현장혼란 수습과 응급진료공백 해결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대로 정부 강경 대응 기조에 따라 다수 의료인을 대상으로 면허 정지·취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과 소송 제기 등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이 역시 보건의료체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우선 복지부는 1일부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전공의 13명을 대상으로 한 업무개시명령을 홈페이지에 공고하는 등 정부 방침에 따른 조치에 나선 상태다.

다만 복지부에서는 복귀 시한 경과 이후에도 여전히 전공의 복귀를 호소하고 있다.

조규홍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중수본 회의에서 "아직 근무지로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지금이라도 집단행동을 접고 속히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 현장 혼란을 수습하고, 중증과 웅급환자 진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비상진료대책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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