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민주당 대승 총선…의대정원 확대 '원점화' 가능성 주목

10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민주당 175석·국민의힘 108석
범야권 192석…윤석열 대통령-여당 향한 민심 저조 확인돼
의대정원 확대 강행 동력 약화, 의료파국 장기화 지속될 듯
의료계 '원점재논의' 요구…이재명 대표 "사회적 합의 추진"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4-11 06:09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 압승 결과를 이끌어내면서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이 원점 재논의로 전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진행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총 300의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을 차지하며 대승을 거뒀고, 범야권은 총 192석에 이르렀다. 국민의힘은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 결과는 민심이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보다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을 지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2월 의대정원 2000명 확대를 발표하면서 긍정적인 여론과 지지율 상승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같은 성과를 총선까지 끌고 가는 데는 실패했다.

의대정원 확대 방침과 관련된 부정적 신호는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지난 3월 중순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 직무수행 부정평가 원인 중 의대정원 증원을 꼽은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의대정원 확대 이후 전공의 사직서 제출로 본격화된 의료파국이 끝내 장기화되면서 여론이 돌아선 결과였다.

결국 이번 총선 결과로 국민이 윤석열 정부와 여당에 대해 매긴 성적표가 확인됨에 따라,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의료파국을 무릅쓰고 의대정원 확대를 강행하면서 국민 지지를 호소해온 바 있다. 때문에 총선 참패라는 결과를 고려할 때, 의대정원 확대 강행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이번 정권에 대한 민심을 확인한 의료계는 대응 수위를 유지하거나 더 높일 가능성이 크고,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의료파국은 앞으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 총선을 기점으로 정부와 의료계 간 분위기에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의대정원 확대 방침이 유지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의대정원 2000명 확대 방안이 전면 백지화나 원점 재논의로 전환될지, 2000명이 하향조정되는 수준으로 정리될지는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의료계는 대체로 원점 재논의에 의견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먼저 대응에 나섰던 전공의들은 원점 재논의만을 요구하고 있고, 대한의사협회에서도 '의료계 내부 통일안은 원점 재논의'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달리 총선 이후 사태 해결에 열쇠를 쥐게 될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총선 이후 여당과 합의해 보건의료개혁을 위한 공론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의료공백과 혼란을 종식시키겠다. 각계가 참여한 특위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대로라면 원점 재논의보다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크게 줄이는 수준으로 합의점을 좁힐 가능성이 크다.

정부도 최근 들어서는 의료계에 대한 강경대응 수위를 낮추면서 의대정원 2000명 확대 방침 재검토를 제시하고 있어, 국회 결정에 협조할 여지가 충분하다.

한편, 의대정원 확대 규모가 재조정되더라도 이달 중에 이뤄져야 해 시급히 진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 따르면, 내달에는 신입생 모집요강이 정해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해진다.

또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가 본래대로 수련을 받기 위해서도 이달 중 복귀가 필요하다. 병원계에서는 전공의들이 이달 중에만 복귀한다면, 본래 일정대로 수련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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