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계, 간호법 제정 무산 시 비상진료체계 정책 '보이콧' 예고

간협,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 채택
간호사 일동 "투쟁 시 현 의료대란과 비교 불가할 것" 경고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5-23 16:19

23일 대한간호협회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 현장. 사진=이정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재차 간호법 제정 촉구에 나선 간호계가 비상진료체계 정책 불참, 이른바 '보이콧'을 예고했다. 

대한간호협회는 23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전국 간호사 2만여 명이 모인 가운데 '전국 간호사 간호법안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21대 국회 내에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는다면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대한간호협회 신경림 간호법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국회와 정부의 간호법 제정 약속 미이행 시 강력 투쟁 선언문'을 채택했다.

해당 선언문에는 21대 국회에서 간호법안이 제정되지 않을 경우 의료공백 사태로 인해 정부가 진행 중인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보이콧하고, 법적 보호장치가 없는 모든 의료 관련 조치를 즉시 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 간호사 일동은 선언문에서 "간호법 통과가 무산될 경우 강력한 투쟁을 선언한다. 자신의 이익과 국민의 건강이 충돌할 때, 늘 국민들 편에 서고자 했으나 이제는 한계에 부딪혔다. 간호법 제정 약속은 또다시 거짓이 돼 가고 있다. 그동안 국회는 총선이 끝나면 민생법안을 처리해왔지만, 제21대 국회는 단 한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간호법 통과를 위한 시간은 단 이틀뿐이다. 24일과 27일 양일간에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면, 간호인들을 배신하는 것이다. 이제 와서 물리적 시간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총선 후 5월 내내 외유성 해외 연수를 다닌 국회의원들이 하는 말이다. 핑계는 더 이상 필요 없다. 다음에 제정해 주겠다는 감언이설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없이 계속된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다. 강력히 경고한다. 이번에 간호사들이 투쟁을 하게 된다면, 그동안의 의사 파업 등으로 인한 의료대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물결로 다가올 것이다. 53만 간호사들은 국민을 향한 헌신을 교묘히 이용하는 대한민국 정치 현실을 마주하며 이같이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전국 각지 간호사들은 흰색 상의를 입고 모여 의사당대로를 백색 물결로 가득 채웠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음에도 질서 정연하게 모여 간호법 제정을 외쳤다.

이들은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의미의 'NO! TISSUE! 간호법 약속을 지켜라'와 간호법안 제정을 통한 의료개혁 성공을 담은 '국민 곁을 지키기 위해 간호법 투쟁'이 적힌 보라색 손피켓을 들었다. 결의대회 후에는 국민의힘 당사와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행진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무대에 오른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은 대국회성명서를 통해 "21대 국회에 남겨진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진정한 의료개혁으로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에게 촘촘하고 세밀하게 의료와 사회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즉각 간호법안이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손혜숙 제1부회장도 "의료현장 간호사는 의료기관장으로부터 불명확한 업무를 무분별하게 지시받고 수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 우리가 다시 시작한 4번째 도전이 또다시 끝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오는 24일과 27일에도 용산 대통령실 앞과 국회 앞에서 간호법안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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