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영유아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항체 '베이포투스(니르세비맙)'에 대한 실사용 증거(RWE, Real World Evidence)가 확보되면서 국내서도 국가 도입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베이포투스는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예방 항체주사로 지난 4월 30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이포투스는 최근 여러 국가에서 발표된 RWE를 통해 임상시험과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
베이포투스는 사노피와 아스트라제네카가 24개월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개발한 RSV 예방항체주사다. RSV 감염이 빈번한 매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한 차례 접종을 통해 RSV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리얼월드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스페인 갈리시아 자치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베이포투스를 투여 받은 6개월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베이포투스 접종군과 미접종군을 비교한 중간분석 결과, RSV로 인한 입원율은 접종군이 미접종군에 비해 82% 감소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서도 마찬가지로 베이포투스의 효과를 평가했다.
2023-2024 RSV 시즌 동안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영유아를 분석한 결과, 베이포투스가 RSV로 인한 입원을 90%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베이포투스 허가임상과 비슷한 수치. 앞서 영유아 8000명을 대상으로 한 베이포투스 허가임상 3b상 연구에서 베이포투스를 접종한 생후 12개월 미만 영유아의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LRTD) 입원율은 83.2%나 감소했다.
또 베이포투스는 RSV로 인한 LRTD(산소 수치가 90% 미만으로 산소 보충이 필요한 환자) 입원 발생률도 75.7% 감소시켰다.
그 효과로 인해 베이포투스는 2022년 11월 유럽연합(EU)에서 최초로 영유아 RSV 예방을 위한 백신으로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7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베이포투스를 영유아 RSV 예방 백신으로 승인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베이포투스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제도마련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린이 백신 프로그램(Vaccines for Children, VFC)에 베이포투스를 포함시켜, 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투여 지원을 시작했다.
또 스페인 갈리시아 정부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국가예방접종 프로그램(NIP)에 베이포투스를 도입해, 접종 대상 영유아에게 무료 투여를 진행 중이다.
국내서도 대한소아감염학회를 중심으로 베이포투스 관련 도입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17일 개최된 '2024 대한소아감염학회 춘계학술대회'서 부산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수한 교수는 '모든 영아에서 RSV 예방을 위한 니르세비맙 1회 접종'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해, RSV의 질병부담과 베이포투스 사용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서면질의를 통해 베이포투스가 RSV로 인한 하기도 감염에 임상시험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가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세계 여러 국가에서 베이포투스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우리나라 영유아들의 RSV 예방에도 베이포투스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접종 대상에 해당하는 신생아 및 영아에게 베이포투스가 보편적인 복지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RSV 감염증은 생후 2세까지 거의 모든 소아가 최소 한 번 이상 감염되는 질환이다.
성인이 RSV에 감염될 경우 증상이 없거나 감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후 회복하지만, 영유아에서는 모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저질환 또는 조산아 여부와 상관없이 생후 12개월 미만의 영아, 특히 6개월 미만에서 RSV 하기도 감염으로 인한 입원율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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