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바이오업체들은 그 외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과 전략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성장과 변화는 제한돼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는 선택과 집중, 다각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력사업' 확보와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주력사업 살펴보기, 줄여서 '주사기' 코너에서는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주력사업이 갖는 입지와 영향력,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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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HK이노엔은 1984년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로 시작해 2006년 한일약품 인수, 2014년 CJ제일제당에서 물적분할, 2018년 한국콜마에 편입 등 과정을 거치며 제약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다.
현재 이 회사는 전문의약품(ETC), 원료의약품(API), 헬스&뷰티(H&B) 등 여러 사업을 영위하며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특히 전문의약품은 HK이노엔이 주력하는 사업으로, 매출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IR 자료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수액을 비롯해 소화기, 순환기, 당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ETC를 제조 및 판매한다. 일례로 국산 신약 30호 '케이캡'(테고프라잔)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이 회사 ETC를 대표하는 품목 중 하나다.
케이캡 처방실적, 매출, 시장점유율 등 현황은 해당 의약품이 HK이노엔 대표 품목으로 꼽히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회사는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케이캡 처방실적이 2019년 출시 이래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HK이노엔이 밝힌 올해 상반기 케이캡 처방실적은 919억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 증가한 수치다. 연도별로 구분 시, 케이캡 처방실적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9% 이상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케이캡 매출은 연평균 36.2% 증가했다. 2021년 케이캡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으나, 2020년·2022년·지난해 케이캡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년 15.3%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케이캡 점유율은 지난 2분기에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HK이노엔은 IR 자료에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케이캡 점유율이 20.2%로 집계됐다며, 전년 동기 대비 3.5%p 증가했다고 밝혔다.
케이캡이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점유율만 20%를 넘어선 건 아니다. HK이노엔은 최근 공시 자료를 통해 지난 1분기 매출에서 케이캡 비중이 24.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케이캡 비중이 20%를 넘은 건 해당 분기가 처음이다.
케이캡 경쟁력 강화는 제품군 확대와 처방 영역 확장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이 회사는 최근에 '케이캡구강붕해정50mg' 대비 용량을 절반으로 줄인 '케이캡구강붕해정25mg'을 출시하며,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에서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는 케이캡을 통한 위장관 보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자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은 항혈전제 치료 중인 소화기계 출혈 고위험 환자군에 케이캡과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를 무작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HK이노엔은 '급성관동맥 증후군으로 강력한 P2Y12 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군에서 케이캡의 위장관 보호 효과'와 '케이캡 투여에 따른 협심증 환자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자 임상을 진행 중이다.
케이캡과 마찬가지로 수액은 이 회사 전문의약품 사업을 이끌고 있는 품목으로 꼽힌다. HK이노엔은 최근 개최한 기업설명회를 통해 해당 품목 매출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7.3% 이상 성장했다고 기재했다.
특히 기초수액, 영양수액, 특수수액 매출은 동반 상승하며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회사는 사업보고서에서 기초수액과 영양수액 매출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5%, 9.5%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특수수액 매출은 연평균 8.2% 늘었다.
수액 매출 성장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지난 상반기 수액 매출은 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분기별로 구분 시, 지난 1분기와 2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5%, 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매출이 증가한 배경엔 생산 인프라 확충이 있다. HK이노엔은 2019년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통해 투자금 1500억원을 모집한 후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연간 수액 55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HK이노엔은 기존에 사용 중인 대소공장에 오송공장을 더해 연간 1억개가 넘는 수액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태다. 이는 백(Bag) 형태 수액제 생산량 측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이다.
HK이노엔은 생산 인프라 확충뿐만 아니라 신제품 출시를 통해 주력 품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오마프플러스원주', '오마프플러스원페리주' 등 종합영양수액제(TPN) 2종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게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보고서에서 해당 품목을 개량신약으로 소개했으며, 오메가3 비율에 변화를 준 제품이라고 밝혔다. 오메가6와 오메가3 비율 변화를 통해 수술한 환자를 대상으로 정맥 영양 공급을 도울 수 있다는 얘기다.
HK이노엔은 같은 자료에서 '오메가 지방산을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 및 이를 포함하는 수액제제' 특허를 등재했다며, 한국과 대만·조지아에서 각각 2039년, 2040년까지 해당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고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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