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나이토', 다양한 소아 불면증에 온전한 해법이 될 것"

[인터뷰] 건일제약 최석홍 마케팅1팀 팀장
기존까지 성인 불면증 치료제 분할해 오프라벨 처방 이뤄져
미국·유럽 학회서도 활용 권고…국내 의료진도 상당수 환대
허가된 ASD 아동 외 NGD, ADHD 아동도 적응증 추가 기대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9-26 06:00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건일제약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또는 스미스-마제니스증후군(SMS)을 가진 2~18세 소아·청소년을 위한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을 이달 본격 출시했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슬리나이토는 국내에서 일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식 허가된 첫 불면증 치료제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소아·청소년에게 정식으로 허가된 불면증 치료제가 없었다. 때문에 성인에게만 사용토록 허가된 약물을 허가사항 초과 범위로 소아에게 사용해왔다. 이런 상황에 이번 슬리나이토 출시는 일부 소아·청소 불면증 환자와 그들을 치료하는 의료진에겐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지난달에는 유럽에서 멜라토닌 분비와 관련된 수면 장애가 있는 신경유전학적장애(NGD) 환자에 대해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가 권고돼, 향후 더 많은 소아·청소년을 위한 정식 치료제로 사용될 여지도 충분하다.

건일제약은 기존 성인 불면증 치료제인 '서카딘'에 이어 슬리나이토까지 출시함에 따라, 폭넓은 연령대 환자를 대상으로 제품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입지를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이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은 건일제약 최석홍 마케팅1팀 팀장<사진>을 직접 만나 슬리나이토 시장성과 향후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현재까지 허가된 적응증으로 보면 공식적으로 쓸 수 있는 대상 환자는 아무래도 제한적인 듯한데.

맞다. 슬리나이토는 '수면 위생 개선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자폐스펙트럼장애 및/또는 스미스-마제니스증후군을 가진 2-18세 소아 및 청소년의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도록 허가됐다.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아동 50명 중 1명 꼴로 자폐스펙트럼장애(ASD)가 발생하고 있고 이 중 최소 절반 이상 최대 80%가 수면에 문제를 겪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자폐 환자는 약 8만명 내지 1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스미스-마제니스 증후군 환자는 800여명 정도다. 이렇게만 보면 대상인 환자 수는 굉장히 적을 수 있다.

다만 유전적·환경적인 문제 등으로 자폐 발생률이 전 세계적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 현재 승인돼있는 적응증에 해당되는 아이들만으로도 충분히 마케팅적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향후 유럽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적응증이 확대되고 처방 대상이 크게 늘어난다면 시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 기대한다. 적응증이 계속 늘어난다면 소아 ADHD 환자까지 투여할 수 있게 될 수도 있다.

Q. 국내외 의료진 또는 환자 반응은 어떠한가.

슬리나이토는 그동안 소아에게 쓸 수 있는 불면증 치료제가 없었던 상황에서 새로운 치료 약제로 활용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소아정신과 클리닉을 대상으로 프리 마케팅을 했을 때에는 대다수 분들이 좋은 반응을 나타내 주셨다.

과거 ASD 아동의 경우 수면 유도를 위해 쓸 수 있는 약제가 없다시피 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수면 위생 등을 신경 써주는 정도만 가능했다. 리스페리돈 등 신경용제를 써서 기분을 가라앉혀 수면에 도움이 되도록 하긴 했지만, 결국 불면증 자체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또 체중 증가나 제2형 당뇨 등도 우려돼 부득이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서카딘이 등장한 후에는 이를 분할해 '오프라벨(적응증 외 사용)'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결국에는 ASD 아동 등을 위한 새로운 약제가 나와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슬리나이토는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프랑스나 영국, 독일 등에서는 불면증 진료 가이드라인에 멜라토닌 제제 사용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Q.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어떠한가.

당장은 유럽 가이드라인을 참고해서 처방하는 걸로 말씀을 드리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소아 불면증 환자에게 어떻게 멜라토닌을 사용할지에 대한 것들이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Q. 이토록 시장 니즈가 충분한데, 언제 해외 제약사로부터 도입하게 됐고 왜 이제야 출시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건일제약이 이스라엘 업체 뉴림(Neurim)으로부터 도입계약을 체결한 것은 2016년 11월이다. 당시엔 유럽에서 3상이 진행되고 있던 시기였음에도, 건일제약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상당한 의지가 있었다. 때문에 개발 단계 중에 사업 논의를 진행하고 계약까지 체결했다.

이후 약 1년여 남짓 지난 2018년 2월에 3상 결과를 근거로 유럽 의약품청인 EMA가 제품허가를 승인했다. 이후 2년여가 지난 2020년 초부터 아이슬란드, 덴마크, 프랑스 등을 순서로 발매가 개시됐다.

한국도 출시 준비에 들어갔는데, 현지 제조시설 최적화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요구자료를 구비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여러 노력 끝에 최종적으로 지난해 11월에 허가를 득했지만, 최초로 국내에서 허가되는 완제의약품을 수입할 때에는 여러 검정 절차를 모두 마쳐야만 한다. 이를 모두 마치고 최종적으로 이달에 발매하게 됐다.

Q. 이제 막 출시했는데, 단기적으로 매출 목표는 어떠한가.

시장 규모는 내년 정도에 약 2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상하는 부분이다. '졸피뎀' 같은 제품과 교체해서 사용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확장해나갈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Q. 앞서 언급된 적응증 확대 가능성과 관련해 임상 계획이 있나.

현재는 출시 단계이고, 한국 시장이 어느 정도 크다는 것이 확인된 후에 다국가 임상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단독으로라도 신경유전학적장애 아동에 대한 임상을 진행해서 저변을 확대할 생각도 있지만, 어차피 외국에서 개발된 약인데다 개발사에서도 여러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통해서도 적응증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보겠다.

Q. 서방형 제제로 1일 1회 복용하면 되는데, 정해진 복용법이 있나.

잠들기 30분 전쯤에 복용하면 된다. 이후 최대 7~8시간 정상적인 수면 패턴과 유사하게 멜라토닌이 분비돼 안정적인 수면을 돕는다. 기존에 사용돼왔던 수면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은 속방형이기 때문에 긴 시간의 수면 패턴에 맞지 않다. 

덧붙이자면,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은 3mm 수준의 아주 작은 제형으로 만들어졌다. 때문에 목넘김이 쉽다. 또 처방 대상이 아동인 점을 고려해 요거트나 주스, 아이스크림과 복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같은 특징은 ASD 아동이 갖는 루틴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한다. ASD 아동은 인지발달 저하나 강박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식사나 수면 등 일상생활의 변화 혹은 '큰 약을 먹는다'와 같은 루틴을 추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관련기사보기

건일제약, 소아용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 출시

건일제약, 소아용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 출시

건일제약(대표이사 이한국)이 19일 소아용 불면증 치료제인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 1mg(멜라토닌)과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 5mg를 정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은 이스라엘 Neurim사로부터 도입한 국내 최초 소아 및 청소년이 복용할 수 있는 불면증 치료제로, 건일제약이 국내 독점 개발권 및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다. 건일제약은 2023년 11월 15일과 11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 1mg과 5mg의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은 수면 위생 개선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건일제약, 신임 마케팅본부장에 '해외통' 오인수 본부장 영입

건일제약, 신임 마케팅본부장에 '해외통' 오인수 본부장 영입

건일제약㈜(대표 이한국)이 마케팅본부 신임 마케팅본부장으로 오인수 본부장을 영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오인수 본부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아벤티스, 베링거인겔하임 등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전략을 수립하고, 아시아 리전 마케팅부 소속으로 8개 국가에서 마케팅 전략 개발 경험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다. 건일제약은 이번 오인수 본부장 영입으로 순환기, 내분비, 소화기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의 확장된 마케팅 전략 수립을 강화하고, 나아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와 지속 성장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할 계획이다. 오인수 본부장은

건일제약, 소아용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 허가

건일제약, 소아용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 허가

건일제약(대표이사 이한국)은 지난 11월 15일과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소아용 불면증 치료제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멜라토닌)' 1mg 및 5mg을 허가 받았다고 밝혔다.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은 이스라엘 Neurim사로부터 도입한 국내 최초 소아 및 청소년이 복용할 수 있는 불면증 치료제로써, 건일제약이 국내 독점 개발권 및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슬리나이토 미니서방정은 수면 위생 개선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또는 스미스-마제니스 증후군을 가진 2세~18세의 소아 및 청소년의 불면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 권

멜라토닌 제제 문 연 건일제약, 활용 범위 확대

멜라토닌 제제 문 연 건일제약, 활용 범위 확대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불면증 치료제 '서카딘(성분명 멜라토닌)'으로 멜라토닌 제제 시장의 문을 열었던 건일제약이 임상 현장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품목을 확대해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건일제약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5밀리그램'을 허가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1밀리그램 제형을 허가 한 바 있다. 기존 멜라토닌 제제인 서카딘의 경우 멜라토닌 2mg 용량으로 수면의 질이 저하된 55세 이상의 불면증 환자의 단기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반면 슬리나이토미니서방정은 수면 위생 개선으로 증상이 호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