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장기적 과제, 회무의 연속성 고려해야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12-19 11:58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병원약사회 손현아 사무국장이 올해로 입사 30주년을 맞이했다.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변치않고 자신의 임무를 다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 만큼, 그 숫자가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손현아 사무국장이 30년간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과거 병원약사로 근무를 했었고, 본인 스스로가 병원약사 정책 마련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겠지만, 업무적으로 볼 때 병원약사회의 회무가 연속성을 가지면서 장기적인 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었던 점이 30년 근속을 가능케 한 여러 요인 중 하나가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회무의 연속성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 비전을 준비하는 장기적인 과제나 사업을 추진할 때 방향성을 잃거나 방황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선거를 통해 수장이 바뀌는 경우 정책 방향성 등의 연속성이 깨지기 쉽다. 이에 같은 사업이었을지라도 준비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잘못된 방향이었다면 다시 시작해야하겠지만, 비용적인 부담 등에서 오히려 리스크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국병원약사회는 상당히 모범적인 회무 연속성을 통해 병원약사들이 원하는 바를 차근차근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병원이라는 특수성에 기인하기도 한다. 병원이라는 조직에서 함께 생활을 하고 월급을 받는 병원약사들은 각자 자신의 약국을 운영하기 때문에 각자도생 해야 하는 개국약사보다 더 협력과 단합이 잘 이루어지는 환경에 있다.

이에 많은 병원약사들은 개국해서 살아남기, 안정적인 약국경영 등을 개별적으로 걱정해야 하는 개국약사들 보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임상을 진행하고, 환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합당한 근거를 함께 수집해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처럼 많은 약사들의 뜻히 하나로 잘 모이고, 하나된 뜻을 바탕으로 여러 시스템화를 구축하고, 베테랑 실무진의 뒷받침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병원약사회는 회장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회무의 연속성이 잘 유지된다. 

반면, 대한약사회는 지나온 시간들을 볼 때 상대적으로 회무의 연속성 유지가 약하다. 집행부마다 그 방향성이 달랐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공방이 오간 선거를 통해 회장이 바뀌면, 신임 회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같은 속담처럼,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인사권을 활용한다. 

그러나 이렇게 인사가 교체되면 실무진들이 움직이는 방향성 또한 바뀔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회무의 연속성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효율적인 정책 및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인 과제 및 사업의 경우에는 회무의 연속성을 충분히 고려해 안정적인 회무를 펼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