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추계, 유사 모델서 정반대 결과…"10년 후 만명 과잉"

의사 근무일수 수치 따라 1만명 부족-과잉 정반대 결과
의대 증원 맹점 짚은 의정연 연구, SCIE 英 국제학술지 게재
"의료환경 고려한 모형·방식 합의해 추계하고 정책 추진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2-06 11:26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의대정원을 정부안대로 증원할 경우 10년 뒤 1만1481명 규모 의사가 초과 공급돼 의료시스템 붕괴와 같은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정부는 10년 뒤 의사인력 1만명 부족을 예측한 연구를 인용해 의대정원 증원에 나섰지만, 유사한 모델에서 의사 근무일수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다. 국내 의료환경을 고려한 추계 모형과 방식을 논의·합의해 의사 인력을 추계하고 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6일 이 같은 의사인력 수급 추계 연구 결과가 지난달 영국 국제학술지 'BMC PUBLIC HEALTH'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는 영국 'Springer'가 발간하는 SCIE급 국제학술지다. 이번 연구는 'Expansion of medical school admission quotas in Korea, is it really necessary?'를 제목으로 주저자에는 박정훈, 공동저자에는 이정찬, 김계현, 신요한, 교신저자로 문석균 부원장 등 의정연 연구진이 참여했다.
의료정책연구원이 근무일수를 289.5일로 적용한 의사 인력 추계 시나리오
연구는 의료계 반대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실제 필요한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의사인력 공급추계는 유입유출법을 사용했고, 의료수요는 지난 2022년 기준 성별·5세 단위 연령구간별 1인당 의료이용량을 통해 목표연도별 의료이용량을 산출했다.

연구 결과 정부안대로 2025년 1509명, 이후 2000명을 증원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10년 뒤인 2035년 1만1481명이 초과 공급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의대정원인 3000명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해도 2035년 3161명이 과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연 연구가 정부 인용 세 가지 연구와 차이를 나타낸 핵심 요인은 의사 근무일수다. 정부가 인용한 연구는 240일과 255일, 265일로 의사 근무일수를 적용했다.

실제 의정연 연구 모델에서도 정부가 인용한 연구처럼 의사 근무일수를 265일로 적용하자 만명 부족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의대정원을 증원하지 않으면 9691명이 부족하다는 결과다.

반면 의사 근무일수를 지난 2020년 의정연 조사와 2021년 전국의사조사 결과에 따른 실제 근무일수인 289.5일로 적용하자 의대정원을 증원하면 10년 뒤 1만1481명, 증원하지 않아도 3161명 규모 의사가 초과 공급된다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근무일수를 265일로 적용한 시나리오와 289.5일로 적용한 시나리오
연구는 이처럼 적용 수치에 따라 수급 추계는 상반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의료 공급자 및 관련 단체 등과 논의를 통해 국내 의료환경을 고려한 중장기적 수급 추계 모형과 방식을 논의·합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주기적인 수급 추계와 장기적 의사인력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의사 수 절대적 부족보다는 지역별·전문과목별 분포에 있어 불균형 문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의사 수 확대와 낙수효과란 단편적 정책보단 불균형 분포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문석균 의정연 부원장(중앙대 이비인후과 교수)은 "이번 연구결과 국제학술지 게재로 연구결과 객관성과 공신력을 인정받고 정책개선에 근거자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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