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군발두통 진료지침' 발간…최신 치료법·전문가 의견 반영

13일 대한두통학회 '군발두통치료 진료지침' 온라인 기자간담회 개최
군발두통 치료에 사용 가능한 다양한 약제와 대안적 치료법 포함
비경구트립탄 등 도입 절실…편두통 급성기치료제로도 필요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3-14 05:56

(위부터)대한두통학회 정필욱 진료지침위원장, 주민경 회장, 이미지 연구이사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군발두통 진료지침'이 국내 최초로 발간돼 주목된다. 이번 지침은 최신 근거를 바탕으로 급성기 및 예방 치료법을 정리했으며, 임상 경험을 반영한 전문가 의견을 독립적인 항목으로 강화했다. 특히 국내에 허가된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을 비롯해 이러한 약제가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대안적 치료법도 이번 진료지침에 포함됐다.

13일 대한두통학회 정필욱 진료지침위원장(강북삼성병원)은 '군발두통치료 진료지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정필욱 위원장은 "군발두통에 대한 진료지침은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간된다. 해외에서도 군발두통진료지침은 아직까지 많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군발두통 진료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참고할만한 국외 지침이 부족했던 점이 어려운 점이면서 동시에 이번 진료지침개발이 필요한 지점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에서 발표한 군발두통진료지침은 2006년 유럽신경과학회, 2016년 미국두통학회에서 발간됐으며, 2023년에 유럽신경과학회에서 발표했다.

대한두통학회는 해외 지침과 이번에 발간되는 국내 지침의 차별점으로, 근거 기반 권고안 외에도 전문가 의견을 독립적인 항목으로 강화해 기술했다는 점을 들었다.

정필욱 위원장은 "아직까지 군발두통은 근거수준이 높은 치료가 부족한 실정이고, 비경구트립탄이나 신경조절치료(neuromodulation) 등 해외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나 중재방법이 아직 국내에서는 사용이 쉽지 않다. 또, 최신 근거 중심 방법론으로 비춰 볼 때 근거수준이 낮지만 임상에서 경험적으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약제도 많다"고 언급했다.

이에 "군발두통진료권고안에는 전문가 의견(expert consensus)이 중요한 항목으로 포함되지 않으면 임상현장과의 괴리가 심할 수 있고, 오히려 진료권고안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될 우려가 있어서 전문가 의견 기반 권고안도 강화해 발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진료지침에는 기존부터 사용해 효과가 입증된 약제를 비롯해 최근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 권고된 약제를 사용했지만 효과가 없을 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방안도 수록했다.

정필욱 위원장은 "현재 국내에 허가된 의약품 중 군발두통 치료는 급성기치료제, 예방치료제로 구분된다. 급성기 치료는 주로 산소와 트립탄을 사용하고 예방치료는 단기간의 이행기예방치료로 경구스테로이드, 후두하스테로이드주사치료가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CGRP항체치료제도 예방치료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행기예방치료제와 병행해 예방치료제를 투여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베라파밀이 가장 권고되고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리튬제제도 사용된다. 이러한 약제가 효과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치료도 이번에 발간되는 진료지침에 모두 기술했다"고 강조했다.

정필욱 위원장은 "아직 국내에 시판되지 않은 급성기치료제 중 가장 근거수준이 높은 약제는 수마트립탄피하주사, 수마트립탄비강분무제, 졸미트립탄비강분무제 등 비경구트립탄이다. 이러한 약제들은 편두통 급성기치료제로도 필요하기 때문에 도입이 절실하다"고 했다.

대한두통학회는 국내에 시판되지 않은 약제나 현재 사용 중인 치료도 제도적·행정적 제한이 많은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군발두통 "눈으로 아기를 낳는 것과 같다"

이번 '군발두통치료 진료지침'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두통학회는 군발두통 환자의 고통의 강도를 소개하며, 진단과 치료의 필요성을 재강조했다.

대한두통학회 이미지 연구이사는 "군발두통의 고통은 눈으로 아기를 낳은 것과 같다는 표현이 나올 만큼 심각하다"며 최근 1600명의 군발두통환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경험했던 다른 질환들과 군발두통에 대한 고통을 점수로 매기도록 한 해외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군발두통은 10점 만점에 9.7으로 나타났다. 이미지 연구이사는 "환자들은 군발두통을 극도의 통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분만을 7, 요로결석을 6.9, 총에 맞는 것을 6 정도의 고통이라고 했다. 뼈가 부러지는 것을 5.2, 칼에 맞는것을 4.9로 표했다. 즉 총이나 칼을 맞는 것보다 군발두통이 훨씬 통증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군발두통으로 진단이 안 됐을 때는 원인불명의 극도의 고통을 겪어야 된다"며 "군발두통은 극도로 아픈 상황이 지속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간 후 사람에 따라서는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재발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겪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연구에는 약 5% 정도는 만성형으로 나타난다. 만성형은 1년에 9개월 이상을 군발두통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또, 군발두통진료지침 발간 이후 작업으로 편두통에서의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진료지침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편두통에서 항 CGRP 항체와 CGRP 길항제가 현재 임상에서 활발히 쓰이기 시작했으므로 CGRP target 치료에 대한 부분을 정리하려는 의지를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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