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의협 찬성에 참여 급증‥불분명한 기준 논란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정형외과 등 무관한 진료과목도 참여…`탈락기준` 예고
복지부, 일부 원격진료 의혹에 "주기적 대면진료 있어 원격과 다르다" 강조

서민지 기자 (mjseo@medipana.com)2016-08-27 06:07

[메디파나뉴스 = 서민지 기자]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 대한 갑작스러운 의료계 태도 변화와 참여신청 기관 수 급증으로, 보건복지부에서는 갑작스럽게 참여기관 선정 기준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이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이형훈 과장<사진>은 건보공단 출입기자협의회 간담회를 통해 오는 31일 참여신청을 종료한 후 의협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참여기관 수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의료계의 태도 변화와 참여신청 기관 수가 증가한 것에 대해 복지부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이 과장은 "해당 사업은 기존의 만관제와 다르게 환자가 아닌 '의사'가 중심으로 시행되는 것이므로, 의사들의 참여와 의지가 관건"이라며 "처음에 원격의료 등 논란으로 의료계에서 크게 반발해 난항을 겪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줘서 고마운 심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참여신청을 완료한 기관이 지난 26일 오전 기준으로 이미 600곳을 돌파했으며, 오는 31일까지 의협에서 참여신청을 받을 경우 1,000여곳이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은 최대 300곳 참여로 추계..새로운 선정 기준' 생기나?
 
문제는 그간 복지부에서 이번 시범사업 참여 기관 수를 100~300여곳으로 추정했고, 이 추계치에 따라 건보 재정 투입, 의료기기 구매 및 대여 등을 고려해왔기 때문. 
 
재정 소요는 100개 기관 참여시 16억 2,000만원, 500개는 81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계한 바 있다.
 
건보공단도 이를 토대로 혈압계와 혈당계를 비롯한 소모품 구매를 공고했고, 이미 그 비용이 9억 5,000만원을 넘어선 상태인데, 이를 어떻게 더 늘려가야할지 논의 중인 실정이다.
 
때문에 복지부와 공단은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관의 '선정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당초 복지부는 요양기관 설명회 등을 통해 '정형외과든 이비인후과든 진료과목은 상관 없고,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적어도 10명 이상 보는 전문성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면 된다'는 최소한의 기준만을 제시해왔는데, 보다 상세하고 깐깐한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 과장은 "지금까지 신청을 한 기관 중에는 안과도 있다. 이미 일반과도 참여를 허용했기 때문에 진료과목은 심사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참여기관이 많아지면 참여 환자수를 보면서 의협과 협의를 통해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 질이나 환자 수, 적정성평가 결과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 중이며, 이는 의협은 물론 학회 등과 논의하고, 의정협의체 등에서도 자문을 구해서 선정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온 기준대로 참여신청을 했다가 추후 지침이 만들어져 탈락하는 기관들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물론 행정 낭비도 될 수 있고, 갑자기 탈락하게 되면 불만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의협이 지난 24일 갑자기 태도를 변화해 참여한다고 하면서 우리 쪽에서도 신청 수치를 명확하게 집계할 수 없었다"면서 "의료계와 전문가들 의견을 토대로 해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반발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탈락 기관 반발 물론, 예산이나 의료기기 추가 확보, 행정부담 등 문제 '산적'
 
선정 기준이 부합해 참여기관이 많아져 예산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지금 볼 때는 이번 시범사업이 건보료를 사용하는 것이지만, 시범사업과 본사업 등을 거쳐 만성질환이 초기에 잘 관리돼 중증질환으로 가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볼 때 의료비와 사회적 낭비를 낮추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봐줄 것을 당부했다.
 

환자가 사용하는 의료기기 추가 투입에 대해서는 "일단 원칙적으로는 환자가 소유한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추가로 공단이 기기를 구매해야 할지는 완전히 사업이 시작된 이후 수요를 고려해 결정하겠다"면서 "본사업을 시행할 때는 대여를 지속할지는 미지수며, 고령이나 저소득층에 한해서는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의 대리 수기 기록 등의 행정 부담 증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사업은 환자가 자신의 활력기록을 주1회씩 공단 어플리케이션(앱)이나 웹사이트에 기록해야 하는데, 고령의 환자나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가 대신 수기로 기록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때 각 의원 마다 환자비율이 다르고, 고령환자 등이 많은 기관의 경우 행정부담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협과 파트너십을 발휘해 시행 초기인 9월 1달간 환자 교육이나 설명회를 적극적으로 추진해보겠다"고 했다.
 
또한 "환자 수, 비율 등에 따라 시범사업을 하면서 여러 문제들 발생할텐데, 역으로 이러한 운영이나 관리상 검토할 부분을 확인하고, 보완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하는 것"이라며 "본사업 전까지 많은 사례들을 보면서 지속적으로 해당 제도를 수정,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격 논란? "전화상담은 대면진료 유인하기 위한 것"
 
한편 의협은 찬성을 했지만, 전의총 등 일부 의료계 단체에서는 여전히 만성질환 시범사업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화상담 등이 포함돼 1차의료를 붕괴시키는 원격의료와 맞물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 복지부 이형훈 과장은 "원격진료나 모니터링과는 아예 관계가 없다"면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화상 화면으로 환자의 상태 등을 보면서 상담하고, 진료를 보는 것이지만, 만성질환 관리 시범사업에서 전화상담은 대면진료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장은 "이번 사업은 주기적인 대면진료가 원칙이며, 문자발송, 전화상담 등을 명확하게 제한하고 있다"면서 "전화상담은 월 2회 이상 실시할 수 없으며, △혈압, 혈당수치 범위 벗어났을 때나, △약복용 제대로 안 될때, △식이요법 제대로 안 될 때만 제한적으로 전화상담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화상담은 대면진료가 월 1회 이뤄지는 동안 발생하는 문제나 오작동 등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수치가 보이면 이에 대해 전화로 의사가 환자에게 사유를 묻고, 그래도 해소되지 않으면 대면진료를 해야 한다. 잘못된 정보 제공이나 기기 오작동시 의원에 내원해 다시 측정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의료사고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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