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사·스포츠약사를 통한 약사직능 확장의 노력

15일 '제9회 대한민국 약사학술제'서 '전문약사 심포지엄' 및 '스포츠약사 심포지엄' 개최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과목만 지원 가능한 지역약사, 과목 확대 필요
대한약사회, 향후 스포츠약사 과목으로 전문약사 확대 추진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0-16 12:10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약사직능 확장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약사제도는 2010년부터 민간자격으로 시행되다 올해 4월부터 법제화 돼 국가자격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오는 12월 '제1회 전문약사 자격시험' 실시를 통해 병원약사의 국가공인 전문약사제도가 시작하며, 3년 후부터 지역약사의 전문약사 자격시험이 실시된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 주최로 개최된 '제9회 대한민국 약사학술제'(이하 학술제)에서는 '전문약사 심포지엄'과 '나는 스포츠약사다' 심포지엄을 통해 향후 지역약사의 전문약사제도 시행 및 약사직능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차별성 강화 등 세부적 논의 필요

현재 국가에서 인정하는 전문약사제도의 전문과목은 병원약사가 9과목(내분비, 노인, 소아, 심혈관, 감염, 정맥영양, 장기이식, 종양, 중환자)으로 다양한 것과 달리 지역약사는 1과목(통합약물관리)만 지원이 가능하다. 

이주연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아직도 약사가 그저 조제를 중심으로 한다는 대중의 인식이 많은 것 같다"고 현 약사의 이미지를 지적하며 "약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약사의 역할을 변화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전문약사제도를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료'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대중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지역약국의 사회약료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당초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역약사를 전문약사제도에서 제외하려 했으나, 약사회 등의 노력에 따라 통합약물관리라는 이름의 과목으로 최종 포함시켰다. 
이주연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이 교수는 전문약사제도를 통해 지역약국의 약사들의 사회약료가 언어로 명확히 정의내려질 수 있게 된 점에 의의를 뒀다. 그러나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가 기존 약사의 역할과 큰 차별성이 없다는 외부의 시각도 있다. 

이에 이 교수는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의 역할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가야 하며, 전문약사의 약료 서비스가 환자의 치료 성과, 건강 개선과 연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지역사회 기반의 의료 서비스 확대로 전문의약품이 더 많이 사용되는 만큼, 메디케이션을 통합적으로 검토 및 확인해주는 능력이 되는 약사를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라고 지칭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전문약사는 처방조제와는 별개로 약물 사용과 관련된 전문적 상담 서비스로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복약불순응이나 부적절 처방의 유병률을 감소시키며, 의약품 관련 위해에 대한 경제적 비용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서는 총체적 약물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하고, 구조적인 환자 평가 및 관리, 약물 문제 시 중재안을 계획해 문서화 해야 일반 약사의 약료 서비스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뒤이어 김대원 대한약사회 상근부회장이 '통합약물관리 전문약사 수련 방안 및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박애령 한국병원약사회 학술이사가 '전문약사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지역약사들은 지방에 있는 지역약사들의 상황을 고려한 자격시험의 난이도 조절과 수련 방안, 전문약사 취득을 통해 약국 또는 약사가 받을 수 있는 이익 등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통합약물관리 과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목으로의 전문약사 진출 가능성을 점차 확대해줄 것을 주문했다. 

◆ 스포츠약사, 두 번째 지역 전문약사 과목으로 추진

대한약사회는 학술제에서 처음으로 '스포츠약사'와 관련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스포츠약사를 지역약사의 전문약사 과목으로 확장시킬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심포지엄에서 인사말을 통해 "스포츠약사는 약사 영역의 확장을 뜻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최근 초등학교에서부터 운동선수, 취미로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운동을 위해 필요한 약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도핑을 회피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약사의 역할이 필요해졌다. 

최 회장은 "통합약물관리 과목 다음으로 전문약사 과목에 스포츠약사를 포함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는 계획을 밝히며 "이제 태동하는 스포츠약사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와 MOU도 추진하고 있다. 대한약사회와 대한체육회가 인정하는 스포츠약사가 빨리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스포츠약사라는 말은 아직 낯설다. 그러나 최근 약학에서 새롭게 정의되고 있는 분야인 스포츠약학을 통해 약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사다. 

스포츠약사는 전문 스포츠인과 생활 스포츠인의 도핑 약물 사용 방지, 부상 및 질병 관리(컨디셔닝), 도핑 예방 교육자 양성, 의약품 오남용 예방과 운동 퍼포먼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전문적 약료 및 영양 상담이 가능한 약사를 뜻한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상원 스포츠약학회 회장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결정하는 금지약물(WADA 코드)은 공정성에 해를 끼치는 경우뿐만 아니라 스포츠인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약물, 상해의 문제를 일으켜 비가역적 손상을 입일 수 있는 경우도 금지 약물에 포함한다"라며 "약물 오남용의 부분에서 전문가의 상담이 진행돼야하기 때문에 약사가 개입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포츠약사가 기존 약국에서의 복약지도 및 건강상담을 스포츠 중심으로 진행하고, 생활 스포츠인들의 도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 진행, 올림픽 등 국내외 스포츠 경기의 스포츠 약국에 참여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밝힌 정 회장은 "스포츠약사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약사가 가진 본연의 상담 영역을 확장한 것"이라며 "스포츠인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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