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SK바이오팜은 지난해 매출이 3000억원을 상회한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기업 중 PBR(주가순자산비율, Price Book Value Ratio)이 가장 높다. 의약품 매출과 신약 연구개발은 이 회사 PBR이 높은 이유를 설명한다.
8일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 PBR은 같은 날 종가(8만9500원) 기준으로 24.71배다. 올해 PBR이 가장 높았던 지난 1월 3일 25.71배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기업과 비교하면, 이 회사 PBR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8일 종가 기준으로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셀트리온 주가순자산비율은 각각 2.64배, 4.34배, 1.69배, 2.37배다.
SK바이오팜 PBR이 높은 배경엔 의약품 매출이 있다. 핵심 주력인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유럽 제품명: 온투즈리) 총 매출은 지난해 3241억6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늘었다.
특히 미국 매출은 77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분기별 매출도 전년 동기 및 전분기와 비교해 매번 늘었다.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가 발행한 리포트를 종합하면, 올해 미국 매출은 지난해 대비 50%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노바메이트 매출 확대는 미국에서 끝나지 않는다. SK바이오팜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100여 개국 시장 진출에 성공했으며, 2029년까지 세노바메이트 연매출 10억달러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최근엔 글로벌 제약사 히크마 현지 법인(Hikma MENA FZE)과 세노바메이트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포괄하는 MENA 지역으로 발을 넓혔다. SK바이오팜은 계약금과 더불어 판매 로열티를 수령한다.
이 회사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처방받은 뇌전증 환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섰다. 영국, 이스라엘,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뇌전증 전문의 및 일반 신경의가 세노바메이트 안전성 및 유효성을 인정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적응증 및 투약 연령층 확대 추진은 세노바메이트 매출 확대 가능성을 높인다. SK바이오팜은 전신 발작을 적응증에 포함하고, 소아 및 청소년 투약 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세노바메이트를 비롯한 의약품 매출뿐만 아니라 신약 연구개발 투자도 이 회사 PBR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최근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를 인수한 SK바이오팜은 분자 접착제(MG) 발굴 혁신 플랫폼 MOPED™를 활용해 Best-in-class 및 First-in-class 분해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혁신 신약 개발 플랫폼에 투자해 글로벌 빅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표적 단백질 분해(TPD) 등 새로운 모달리티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분야에선 국내외 핵심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및 RPT 핵심 재료 제조 및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SK그룹이 투자한 미국 원자력기업 테라파워 등 업체와 협력해 방사성동위원소(RI)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사례다.
SK바이오팜은 세포 유전자 치료제(CGT)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엔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SK팜테코와 손잡고 CGT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한편,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SK바이오팜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는 증거다. 최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38.8%로 매출 3000억원 이상 국내 제약·바이오 상장기업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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