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2024년도 1분기 경영실적 분석 시리즈] ③매출원가비율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원가비율이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소폭 상승했고, 매출원가 부담이 늘어난 업체가 더 많았다.
20일 메디파나뉴스가 92개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의 2024년도 1분기 연결·개별 재무제표 기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출원가가 없는 에이비엘바이오를 제외한 91개 업체 매출원가비율은 57.2%로 전년 동기 56.6% 대비 0.6%p(포인트) 증가했다.
91개 업체 총 매출원가는 4조9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4조3803억원 대비 12.4%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총 매출액이 11.1% 증가한 것보다 1.3%p 높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외형적 성장을 이루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매출원가가 이보다 더 크게 늘어난 셈이다. 성장을 이루더라도 매출원가비율이 높아지면, 수익성은 낮아지고 매출원가에 대한 부담은 커지게 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원가비율은 지난 수년간 55~60% 사이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50% 미만을 유지했었으나, 여러 약가인하 제도나 원료 가격 상승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2010년대에 접어들어선 이후에는 55%를 넘어섰다.
현재는 소강 상태다. 메디파나뉴스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에는 57.8%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1분기에는 56.6%로 소폭 낮아진 후 올해 1분기에 재차 증가했다. 이는 최근 수년 동안 2%p 범주 내에서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원가비율을 개선하는 데 성공한 업체는 37곳, 매출원가비율이 늘어난 업체는 54곳이었다. 매출원가 부담이 커진 업체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많았다. 이는 같은 기간 66개 업체가 매출을 늘리는 데 성공했던 분위기와는 대조된다.
업체별로 가장 낮은 매출원가비율을 나타낸 곳은 에스케이바이오팜으로 10.5%였다. 전년 동기 6.5% 대비 4%p 늘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매출원가비율 30% 이하인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에스케이바이오팜을 포함해 매출원가비율이 30% 이하인 업체는 바이오니아, 휴젤, 이수앱지스 등을 더해 총 4곳이고, 그마저도 나머지 3곳은 매출원가비율이 20%대로 에스케이바이오팜과 크게 차이난다.
특히 에스케이바이오팜은 전년 동기 대비 87.5% 증가한 1140억원 매출을 기록하면서 급성장 중에 있다. 급성장에도 지극히 낮은 10%대 매출원가비율을 유지하는 것은 높은 재무 안정성과 투자기반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대다수인 68개 업체가 30~70% 사이에 몰렸다. 그 중에서도 30~50%대에는 31곳, 50~70%대에는 37곳으로, 50~70%대가 조금 더 많았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HK이노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보령, 종근당, 유한양행 등 매출 상위사 대부분도 이 범주에 포함됐다.
70% 이상인 업체는 총 19곳이었고, 이 중에서도 10곳이 70%대였다. 나머지 9곳 중 5곳이 80%대, 4곳이 90%대였다. 매출 상위권으로 꼽히는 광동제약은 올해 1분기에 매출원가비율이 80%대를 넘기면서 타 상위권 대비 취약한 수익성을 나타냈다.
알피바이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325억원, 매출원가 307억원으로 매출원가비율이 94.6%였다. 이는 91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분기 92.7%였음에도 이보다 더 늘어나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에 반해 SK바이오사이언스(-19.9%p)와 그린생명과학(-38.4%p)은 매출원가비율을 크게 낮춰 70%대까지 진입하는 데 성공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한편, 원료의약품 중심 기업, 필수의약품인 수액제 비중이 높은 기업, 원료수급이 까다로운 혈액제제 혹은 백신 등에 주력하는 기업, 타 제약사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 등은 매출원가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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