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6일 콘래드 호텔 서울에서 제13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4'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 및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관련 주요 연구 통계에 기반한 정책적 개선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 이상지질혈증, 지질강하제 통해 수치 조절 가능
안지현 홍보이사는 간담회에서 국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및 관리실태를 분석한 '2024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대해 발표했다. 2007년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 8.8%에서 2022년 22.4%로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2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 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률은 54.1%에 불과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적절한 약물치료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임에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지질강하제로 치료 중인 환자의 87.4%는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으로 조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학회 최초로 국민건강보험 표본데이터를 통해 지질강하제를 처방 중인 이상지질혈증환자에서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분석했는데 환자 1000명 당 2010년 36.9명에서 2019년 20.9명으로 감소했다. 지질강하제 처방은 스타틴 95.3%, 에제티미브 20.3%, 페노피브레이트 10.4% 순으로 에제티미브 처방이 증가 추세였다. 스타틴 처방 중 중강도 스타틴 92.4%, 고강도 스타틴 4.7%, 저강도 스타틴 2.9% 순이었다.
이어 이우제 학술이사(울산의대 내분비내과)는 26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개최되는 제13회 국제학술대회 'ICoLA 2024'의 주요 내용 및 핵심 프로그램을 소개됐다. ICoLA 2024는 전세계 지질 및 동맥경화 분야의 전문가 및 기초과학 연구자 등 약 1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시아지역을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로, 동맥경화증, 지질대사, 심혈관 질환 등에 대한 임상 기초 연구 내용을 교류하고 연구 및 치료법에 대한 혁신적인 아이디어 등 총 망라해 깊이 있는 강연과 심포지엄으로 폭넓은 국제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박재형 보험법제이사가 '이상지질혈증에 관한 잘못된 건강정보'를 발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원인 2위와 5위는 각각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며 이 질환의 주요 선행 위험요인은 이상지질혈증이지만 적절한 치료제 복용을 통해 충분한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회는 창립 이래 이상지질혈증과 동맥경화증·죽상경화증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 및 개선을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만성질환 관리 연속성을 위한 국가 건강검진 개선 필요
간담회 후 이어진 정책토론회에선 첫 번째 연자로 조민우 교수(울산의대 예방의학과)가 '이상지질혈증 조기검진에서의 경제성 평가 활용'을 발표했다.
조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검사 연령 및 주기 변경의 근거인 연구용역인 '현행 국가건강검진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타당성 평가 및 제도개선 방안 제시(2013)'의 분석결과와 질병관리청의 후속 정책 연구 용역사업으로 진행한 '국가건강검진 항목 중 이상지질혈증 검진의 비용-효과 분석(2015)'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을 설명했다.
조 교수는 "새로운 결정을 하기 위해 기존 모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며, 해당 연구 기반으로 ▲혈중 총 콜레스테롤 농도의 변동 관련 기존 분석 방법과 경제성 평가 방법의 개선 및 타당도에 대한 평가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며, ▲한국인의 고콜레스테롤 유병률, 인지율, 치료율, 조절률 등 역학적 특성과 중재 변화에 따른 반영 요소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고려해야 하며, ▲건강검진 효용 등은 국가마다 다를 가능성이 높기에 우리나라 자료를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두번째 연자로 나선 이창현 원장(서울행복내과)은 '검진 현장에서 느끼는 이상지질혈증 검진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창현 원장은 "이상지질혈증은 채혈한 혈액을 검사해 진단하는데, 질환 특성 상 특별한 이상 증상이 없어 혈액 검사 자체를 받는 경우가 드물어 질환의 발견율 및 인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최근 국가건강검진에서도 이상지질혈증 검사 주기를 4년에 1번으로 시행하도록 정해 인지율, 조절률이 더 떨어진다. 하지만 이상지질혈증을 방치하면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검사 주기를 단축해 조기에 질환을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상지질혈증 검사 통보 시 '일반질환 의심'이 아닌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별도 진단칸을 도입해 질환 심각성과 인지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만약 수치가 높을 경우 재검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검진 판정 문구의 추가가 필요하며, 확진 검사에서도 이상지질혈증 질환을 추가해 지원하는 방안을 제언했다. 지난 2020년 4월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이상지질혈증은 법정질환으로 지정됐지만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정책적 변화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대비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마지막 발표를 담당한 김정환 교수(을지의대 가정의학과)는 '혈압, 혈당, 지질 등을 함께 관리하는 통합관리 정책 전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심뇌혈관질환은 한국인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하는데,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선행 위험인자인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의 조절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가 핵심이며, 이들 질환은 개별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함께 통합적으로 예방하고 치료 및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는 각 질환의 진단 기준과 치료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돼 있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기준에 맞춰 효과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많은 환자가 방문하는 의원급 일차의료기관에서는 그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건강검진이나 만성질환관리제 등 대부분의 정책에서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지원은 혈압이나 혈당 관리에 비해 미흡한 실정이며, 이는 실제 현장에서 지질 관리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요인 중 하나이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혈압, 혈당, 지질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통합 관리와 이를 뒷받침할 거버넌스의 변환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 이상지질혈증, 지속적 관심과 정책 개선 요구돼
정책토론회 이후 패널토의에서 조용인 교수(인하의대 내분비내과)는 "실제 진료 경험을 비춰 봤을 때 이상지질혈증 질환 특성 상 증상이 발현되기 전까지 질환을 인지하기 힘들기에 그만큼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자주 받은 환자일수록 치료 순응도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며 "정책 개선에 있어 다양한 평가 요소와 지표를 반영해 정책이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곽경근 대한내과의사회 부회장은 "전체 만성질환 환자의 약 60%가 개원가에서 국가건강검진과 질환의 치료를 받고 있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주기 변화에 대해 환자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며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고혈압, 당뇨병 환자 등 심혈관위험도가 특히 더 높은 환자만이라도 검진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박지민 사무관은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을 함께 동반하는 환자가 많아 관련 사업이 다수 존재하나, 이상지질혈증 단독 환자 대상 관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추가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현재 공단에서 비만, 고혈압, 고혈당 등의 위험 인자를 보유한 환자 대상으로 별도 상담을 제공하는 사업 진행 중이고, 국가건강검진 결과 토대로 이상지질혈증 유질환자 대상 사후 확진 검사에서 본인부담금 면제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논의가 필요하다. 내부적으로 효과에 대해 검토 진행중이며, 관련 제도 개선이 가능할 지 연내 목표로 관련자료의 초안 토대로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재택 이사장(중앙의대 내분비내과)은 "이상지질혈증은 현대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건강 문제로, 앞으로도 학회는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 그리고 치료에 있어 효과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폭넓은 학문 교류와 발전의 장을 마련하며, 관련 질환에 대한 대국민 인식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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