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의대정원 연구자들 "점진적 증원 제안, 결정은 정부 몫"

권정현 "보고서상 점진적 증원 제시"…신영석 "1000명 10년이 적절"
"과학적 근거는 있을 수 없어…결정은 정책 수단 가진 정부 몫"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10-08 18:59

신영석 보건사회연구원 명예위원, 권정현 KDI 박사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 근거로 제시한 보고서 연구자들이 '결정은 정부 몫'이란 입장을 재확인했다. 당초 2000명 증원이 아닌 점진적 증원을 제안한 것은 맞지만, 결정은 정책 수단은 갖고 있는 정부 몫이란 입장이다.

8일 신영석 보건사회연구원 명예위원과 권정현 KDI 박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신 명예위원과 권 박사에게 의료계 수용 가능성과 의학교육·수련현장 여건을 감안할 때 2000명씩 급격한 증원이 과학적이라고 판단하는지, 점진적 증원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물었다.

신 명예위원과 권 박사는 '과학적' 근거는 있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사회과학에선 1더하기 1처럼 맞아 떨어지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설명이다.

이들은 당초 점진적 증원을 제안했거나 점진적 증원으로 인한 연착륙 방식이 활용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정책 결정은 정부 몫이란 입장도 견지했다.

먼저 신 명예위원은 점진적 증원으로 연착륙하는 방식이 좋았을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5년간 2000명은 증원된 의대생이 의사로 배출되기도 전에 마무리돼 정책 효과·부작용 평가도 어려운 반면, 10년간 1000명은 정책 평가나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신 명예위원은 "다만 연구자는 자기가 생각하는 내용을 말씀드리면 최종 결정은 정부에서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박사 역시 보고서상 제안은 점진적 방식이었다고 언급했다. 급격한 증원은 교육·수련 환경 대응이 어려운 문제가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다만 권 박사도 정책 결정은 정부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권 박사는 점진적 증원 역시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 소규모 증원 시 지역 우선순위, 점진적 증원 과정에서의 의료계 반발 등 2000명 증원 못지 않은 비용을 수반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책 수단과 재원을 가진 정부가 결정할 몫이란 입장이다.

권 박사는 "보고서에 2000명이 있냐 없냐는 논의는 부적절하다. 연구 보고서를 바로 정책으로 치환할 수 있다면 행정부가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사회과학에서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 딱 떨어지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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