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略歷)은 사전적 의미로 '간략하게 적은 이력'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께선 약력(藥力)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이 많으신 독자 여러분들이니까요. 실제 오랜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 개발된 약은 유효성·안전성, 임상연구, 마케팅 전략 등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힘(力)'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너의 약력(藥力)은' 코너에서는 스테디셀러 약부터 신약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 받은 치료제들의 약력(略歷)을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영어로도 약력은 'Resume'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그러한 의미를 살려 자기소개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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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저는 노바티스 '셈블릭스(애시미닙)'라고 합니다. 국내 첫 허가된 새 기전의 STAMP 억제제로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예요. 정확히는 이전에 2가지 이상 TKI로 치료받은 필라델피아 양성 만성골수성백혈병(Ph+ CML) 성인 환자에서 허가 및 급여 적용됐습니다.
과거 만성골수성백혈병은 10년 생존율이 20%도 되지 않는 '불치병'이었지만, TKI(Tyrosine Kinase Inhibitors,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의 발전으로 치료 환경이 50년 동안 획기적으로 발전했답니다.
첫 번째 도약은 최초의 표적항암제 '이매티닙(제품명: 글리벡)'의 개발을 통해 이뤄졌어요. 그 이후 다양한 TKI가 개발되면서 현재 만성골수성백혈병의 10년 생존율은 약 85%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한 TKI 복용 시 이상반응이 발생하거나 최소 3개월 후에도 임상적인 유용성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다른 TKI로 치료제를 변경하며 치료할 수 있어요.
즉,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았더라도 적절히 치료받으면 건강한 성인과 거의 같은 수명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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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하나, '미리스토일 포켓'을 타깃하는 새 기전
TKI 제제가 발전했더라도 불응하는 환자는 생기기 마련이에요. 또 불응하기 시작하면 약효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죠.
실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전에 2가지 이상의 TKI 치료를 받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최대 72%는 2년 이내에 주요 분자학적 반응(Major Molecular Response, 이하 MMR)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또 환자 3명 중 2명(67%)은 이전 TKI 치료에 불내성, 즉 이상반응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어요.
때문에 TKI 치료 차수가 길어질수록 이전 치료에 대한 저항성 또는 불내성으로 치료 실패율이 증가해 질병 진행 위험, 사망 위험까지 올라가는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던 상황이었죠.
이에 치료 효과는 높이되, 이상반응 발생률은 낮춘, 관리 가능한 내약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약제의 필요성이 대두됐습니다.
이 가운데 저(셈블릭스)는 최초로 BCR::ABL1의 미리스토일 포켓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기전으로 작용합니다. ABL 미리스토일 포켓 특이 표적이라고 해서 STAMP(Specifically Targeting the ABL Myristoyl Pocket) 억제제라 하죠.
미리스토일 포켓은 BCR::ABL1에 높은 특이성을 보여 다른 곳에 결합할 우려가 적고, 돌연변이로 인한 저항성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약제 기전을 통해 저는 기존 TKI 치료에 저항성 또는 불내성을 보인 Ph+ CML 성인 환자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와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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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둘, 최대 8년 장기 임상 혜택 확인
저(셈블릭스)는 또한 최대 8년에 달하는 치료 혜택을 보였습니다. 실제 국내 허가 기반이 된 ASCEMBL 임상 연구를 통해 2세대 TKI인 보수티닙 대비 이전에 2가지 이상 TKI로 치료받은 환자군에서 임상적 유용성을 보인 건데요.
ASCEMBL 연구 결과, 저는 96주차에 보수티닙(15.8%) 대비 2배 이상의 MMR 달성률(37.6%)을 나타내며 일관된 치료 혜택을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발표된 156주차 추적관찰 결과에 따르면, 저(셈블릭스)는 탐색적 분석에서 보수티닙과 비교해 약 3배 높은 MMR 달성률을 보이며, 개선되는 경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셈블릭스 33.8% vs. 보수티닙 10.5%)
실제 환자에게 처음으로 투약된 X2101 1상 연구의 최종 연구 결과에서도 저의 유효성은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환자 약 2/3가 종료 시점인 408주차, 즉 약 8년차에도 MMR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이러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은 이전에 2가지 TKI 치료에 실패한 Ph+ CML 성인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셈블릭스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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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셋, 우수한 내약성·안전성 프로파일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임상적인 혜택뿐만 아니라 내약성과 안전성 프로파일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인데요.
특히 '만성골수성백혈병의 미충족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은 질환 진행을 멈추는 것과 함께 ▲삶의 질 유지 및 개선 ▲이상반응 최소화 및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답니다.
그런 점에서 저(셈블릭스)는 장기적으로 관찰했을 때에도 우수한 내약성과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습니다.
156주차 추적관찰 시점에서, 저의 내약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은 보수티닙 대비 노출 기간의 중앙값이 약 5배 더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또한 이상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률은 셈블릭스에서 8.3%, 보수티닙에서 27.6%였습니다.
즉 Ph+ CML 성인 환자들은 셈블릭스를 더 오래 투여하며 안정적으로 질환을 조절할 수 있음과 동시에 삶의 질 유지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겠죠?
또한 기존 TKI의 경우 치료와 연관된 심혈관 위험(Iatrogenic cardiovascular risk) 발생 가능성이 있어,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저는 미국혈액학회 저널 만성골수성백혈병 관리 권고안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에 우선 권고되고 있어, 조금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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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치료 옵션 없다고 생각마세요"
저는 이전에 2가지 이상 TKI에 저항성 또는 불내성을 보이는 Ph+ CML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7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됐습니다. 건강보험 적용 후 1년이 지난 현재, 저는 임상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치료 환경이 개선된 만큼,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이 '치료제 전환' 입니다. '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치료제 전환에 거부감을 보이는 환자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하지만 만성골수성백혈병에서 치료제 전환은 끝이 아니라 상태를 더욱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작입니다.
효과 좋은 TKI들이 속속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환자분들도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와 적극 상담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치료제를 찾아 삶의 질을 유지하며 일상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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