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올해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가 의대증원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줄었다. 올해 가장 많은 임상을 승인받은 국내 업체 1위는 보령, 2위는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자회사 애드파마로 확인됐다. 두 업체는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등 관련 의약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가 올해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승인한 임상 시험은 932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1002건 대비 7%(70건) 감소한 규모다.
임상 단계별로 구분 시, 1상 승인 건수는 259건으로 가장 많았다. 3상과 생동은 각각 196건, 192건으로 뒤를 이었다. 2상은 97건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자 임상은 7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70건)는 전년 동기 대비 35.2%(38건) 줄었다. 이는 2022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가 104건, 108건으로 비슷하게 나타난 모습과 대조적이다.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 감소는 정부와 의료계가 갈등을 빚은 의과대학 정원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한 시점(지난 2월 19일)을 기준으로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1월부터 지난 2월 19일까지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는 19건으로, 전년 동기 10건 대비 많았다. 반면, 올해 2월 20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 98건 대비 48%(47건) 감소한 51건으로 나타났다.
상·하반기로 구분하면, 하반기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는 상반기 대비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올해 2월 20일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연구자 임상 승인 건수는 27건으로, 전년 동기 47건과 비교해 42.6%(20건) 줄었다.
올해 7월 1일부터 지난 23일까지 연구자 임상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 51건 대비 52.9%(27건) 감소한 24건이다. 이와 관련,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임상 진행이 쉽지 않은 상황을 토로한 바 있다.
◆ '보령'·유한양행 R&D 자회사 '애드파마', 고혈압·당뇨 등 의약품 연구에 힘줘
국내 업체 중 올해 임상 승인 건수에서 1, 2위를 기록한 기업은 보령과 유한양행 연구개발 자회사 애드파마다. 식약처는 올해 1월부터 지난 23일까지 두 업체가 의뢰한 임상 25건, 19건을 승인했다.
보령이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임상은 1상 14건, 생동 10건, 2상 1건으로 나뉜다. 해당 임상 대부분은 고혈압, 당뇨에 사용하는 의약품이나 항암제를 임상 참여자에 투여한 후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일례로 보령은 본태성 고혈압을 적응증으로 'BR1015' 1상을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BR1015는 보령이 개발한 국산 신약 15호 '카나브(피마사르탄칼륨삼수화물)'와 '인다파미드' 성분을 결합한 개량신약이다.
해당 임상은 카나브 패밀리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 중 일부다. 보령은 올해 들어 BR1015뿐만 아니라 'BR1017', 'BR1018', 'BR1019' 1상을 승인받아 고혈압 등 순환기계 의약품을 연구하고 있다.
식약처가 올해 승인한 'BR2016', 'BR5407', 'BR9011', 'BR2021', 'BR2022' 등 의약품 임상은 항암제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보령이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모습을 드러낸다.
유한양행 R&D 자회사 애드파마는 보령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복합제 연구에 힘을 쏟는 중이다. 식약처가 올해 승인한 애드파마 3상 4건 중 3건은 본태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다.
3상 3건 중 'AD-209' 임상은 애드파마가 저용량 복합제로 고혈압 의약품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AD-209는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텔미사르탄', 칼슘채널 차단제(CCB) 계열 '암로디핀' 등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다.
애드파마는 당뇨 환자 처방용 의약품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애드파마가 제2형 당뇨를 적응증으로 신청한 'AD2303', 'AD2304A', 'AD2304B' 등 복합제 1상을 지난 2월과 6월에 승인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공시 자료에서 애드파마가 해당 품목 국내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 회사 연구개발 전략 노출 등 영업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기재를 생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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