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겪은 위암 치료제 '빌로이' 내달 출시…"사용 절실"

빌로이, 세계 최초 클라우딘 18.2 표적 항암제 
작년 9월 허가에도…동반진단 사용 불가로 진단 공백 
빌로이 등장에 국내 의료 전문가들 반색…급여 등재 강조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2-15 05:5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전이성 위암 표적치료제 '빌로이(졸베툭시맙)'가 마침내 내달 국내 출시된다. 

국내 의료진들은 임상현장 사용까지 빌로이가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출시를 반기면서 신속한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강조했다. 

14일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세계 최초 클라우딘18.2(Claudin 18.2) 양성 위암 표적 치료제인 빌로이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14년 만에 등장한 위암 표적 치료제

빌로이는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HER2 음성 환자를 대상으로 클라우딘 18.2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암제다. 국내선 작년 9월 승인됐다. 

클라우딘 18.2는 위점막세포의 암 발생 과정에서 노출되는 단백질로 림프절 전이 및 원격 전이 부위에서도 일부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빌로이는 관련 치료에서 획기적인 치료 결과를 나타냈다.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 기존 화학요법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25% 낮추면서다. 

그럼에도 국내 사용은 가로막혔다. 빌로이 허가와 함께 승인받은 관련 동반진단 의료기기인 'VENTANA CLDN18 (43-14A) RxDx Assay'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 평가 대상이 되면서 요양급여코드(EDI)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진단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 치료제를 쓸 수 없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심평원이 최근 CLDN18.2 면역조직화학염색검사법(IHC)을 기존기술로 인정하면서 진단 공백 문제는 약 5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한국아스텔라스제약 김준일 대표이사 사장. 
이에 대해 한국아스텔라스제약 김준일 대표이사 사장은 "작년 12월 초 (빌로이가) 한국에 입고됐음에도 동반진단 이슈로 인해 사용이 가로막혔다"면서 "위암에서 14년 만에 등장한 표적항암제를 출시하게 돼 자랑스럽다. 진행성 위암은 상대 생존율이 1년 미만일 정도로 미충족 수요가 많은 암종인 만큼, 급여를 적극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HER2 음성 위암 환자서 새 치료 가능성↑ 
 
이날 연자로 나선 국내 암 치료 권위자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대한암학회 이사장)도 빌로이 등장을 반겼다. 

그간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 표적 치료제 개발 속도는 타 암종 대비 매우 더뎠기 때문이다. 

라 교수는 "표적 바이오마커가 70%나 되는 폐암과 달리 위암 바이오마커는 HER2 밖에 없어 원격전이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6.6%에 머물러 있다"며 "특히 전이성 위암 환자 중 약 90%는 HER2 음성으로 나타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표적하는 치료제가 절실했다"고 소개했다. 

즉, 빌로이가 전이성 위암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약물이 될 거란 평가다. 

라 교수는 "HER2 음성 위암 환자 중 약 40%가 클라우딘 18.2 양성 환자로 보고되고 있다"며 "또한 클라우딘이 발현되는 기관이 위와 췌장인 만큼, 췌장암에서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대한암학회 이사장).
그러면서 그는 두 개의 글로벌 3상 연구에서 확인한 빌로이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빌로이는 SPOTLIGHT와 GLOW를 통해 위약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에서 유의미한 개선 결과를 확인했다.

SPOTLIGHT 연구에서 빌로이와 mFOLFOX(옥살리플라틴, 류코보린, 플루오로우라실) 병용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0.61개월로 위약군의 8.67개월보다 높았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도 18.23개월로 위약군 15.54개월을 상회했다.

GLOW 연구에서도 빌로이와 CAPOX(카페시타빈과 옥살리플라틴) 병용 투약군이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8.21개월을 기록,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31% 낮췄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14.39개월로 위약군의 12.16개월보다 더 길었다.

또 빌로이 치료 효과는 아시아 환자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SPOTLIGHT 하위분석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 환자군에서 빌로이 투약군의 PFS 중앙값은 13.96개월로 비아시안 환자군의 8.94개월보다 길었다. OS도 23.33개월로 비아시안 16.13개월을 상회했다.

라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하위분석 결과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면서 "HER2 음성 위암 환자에게 어떤 약을 쓰느냐가 의료진으로선 늘 숙제인 부분인데, 그런 점에서 빌로이에 대한 급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빌로이 적절 사용 위해선 동반진단 수가 필요
 
이어 연자로 나선 서울대학교병원 병리과 이혜승 교수는 위암 표적 치료에서 동반진단 사용 환경 개선을 강조했다. 

최근 심평원의 결단으로 클라우딘18.2 단백질 발현 여부를 판별하는 CLDN18.2 IHC 검사에 대한 임상현장 사용은 가능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동반진단으로서 사용은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CLDN18.2 IHC 검사가 최근 기존기술로서 인정을 받았지만, 일반 면역조직화학검사(level 1)로만 인정됐다"면서 "동반진단 면역조직화학검사(level 2)로선 불인정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level 1과 level 2 간 수가가 달라 병원 입장에선 동반진단으로만 사용됨에도 계속 손해를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는 것.

그럼에도 심평원은 빌로이가 급여되기 전까진 CLDN18.2 IHC 검사에 대한 level 2 산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대학교병원 병리과 이혜승 교수.
이 교수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병리과에서는 일단 (검사는) 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level 1 수가를 받아야 해 의료기관에 따라선 검사를 막을 가능성도 있다. 아마 (빌로이가) 급여 전환이 되기 전까진, 병리과 선생님들은 종양내과 선생님과 같이 병원장을 설득해가며 (CLDN18.2 IHC 검사를) 써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라 교수님도 (빌로이에 대한) 급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우리 병리과로서도 급여가 절실하다. 급여가 돼야 동반진단 면역조직화학검사로서 급여 산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아스텔라스는 조속한 시일 내 빌로이에 대한 급여를 재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빌로이는 지난 12일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신규급여 약제로 상정됐지만, 급여기준 미설정 판정을 받았다. 

한국아스텔라스 마켓 엑세스부 이선희 전무는 "회사가 비용적인 면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미설정 판정에 대해) 심평원과 적극 소통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소명하겠다. 다음 암질심에 빠르게 상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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