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약 1조원에 달하는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시장. 관련 마켓을 대표하는 약제인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를 간접적으로 비교하는 자리가 열렸다.
국내 소화기내과 전문가들은 관련 치료에 있어 PPI와 P-CAB은 상호 보완적이라면서 안전성 측면에선 개발 역사가 긴 PPI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20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위식도 역류질환(GERD) 치료제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 국내 출시 25주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김상균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연자로 나서 위식도 역류질환에서 최신 치료지견을 공유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위식도 역류질환에 있어 두 교수의 임상 치료 전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시장은 2010년대 후반 등장한 P-CAB 계열 의약품이 PPI 계열 의약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
대표적인 P-CAB 제제이자 국산신약인 '케이캡(테고프라잔)'을 비롯한 '펙수클루(펙수프라잔)' 모두 출시 이후부터 큰 매출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케이캡은 출시 첫해인 2019년 매출 347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출시 6년차인 작년은 연매출 1700억원 돌파가 유력하다. 펙수클루는 출시 2년여 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또 다른 국산신약인 '자큐보(자스타프라잔)'까지 가세한 상황.
그 이유로는 PPI에 비해 P-CAB의 약효가 빠르고 오래 지속된다는 점이 꼽힌다. 또 반감기가 PPI 대비 길어 야간 산 분비 조절에도 더욱 효과적이다.
이에 업계에선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시장에서 P-CAB이 완전 PPI를 대체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두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전략에 있어 한쪽의 손을 들기보단 상호 보완적이란 견해를 나타났다.
특히 김상균 교수는 PPI의 장점으로 안전성을 꼽았다. 위식도 역류질환 특성상 유지요법이 중요한데, PPI는 장기간 복용해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상균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4~8주간 초기 치료 이후 약제를 중단하면 90%가 재발한다"라며 "이에 대부분 환자들이 PPI로 1년 이상 유지치료를 받는 만큼, 많은 부작용 연구가 있었다. 이런 연구들을 다 종합해서 봐도 PPI 장기 투여에 대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는다로 현재 결론이 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PPI는 장기간 사용된 만큼 안전성과 유효성 연구가 진행된 반면, P-CAB은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P-CAB은 가장 길게 사용된 사례가 약 5년에 불과해 장기간 사용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앞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정훈용 교수도 처방 기준을 한 쪽으로만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했다. 각 약제마다 가진 고유 장점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 교수는 "과거 제산제만 있었을 때도 있었고, 이후 PPI, P-CAB이 차례로 개발됐지만 현재도 이 약제들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면서 "약제의 처방 디테일은 어떤 세대가 바뀐다고 해서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약제가 갖고 있는 장점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이론적으론 P-CAB 작용 시간이 빠를 순 있겠지만, 둘 다 위산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은 같다"라며 "기존 PPI로 잘 조절되고 있는 환자라면 굳이 약제를 변경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지속적인 비스테로이드소염진통제(NSAID) 투여가 필요한 환자 위궤양 치료에선 PPI 제제에 손을 들어줬다.
NSAID의 부작용인 위궤양을 막기 위해선 위장관 보호제 병용이 필수적인데, P-CAB은 아직 관련 적응증이 없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기전이나 이론적으로 따져보면 P-CAB이 낫지만, 소화기 내과 의사 입장에선 위장막이 제일 중요한 데다 처방을 길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PPI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P-CAB이 조만간 관련 적응증을 추가한다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될지 모를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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