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하는 '광치료'로 알츠하이머형 MCI 환자 인지 기능 개선

강남베드로병원, 유럽 학회서 '광생체변조' 임상연구 결과 발표
12주간 MCI 환자 26명 가정 내 t-PBM 치료 진행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2-28 09:56

신경외과 신경과 협진 의료진으로 구성된 국내 연구팀이 글로벌 학회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개선에 빛을 이용한 '광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뇌·척추 관절 중점진료 종합병원 강남베드로병원(대표원장 윤강준)은 신경외과 전문의 윤강준 원장, 하상수 원장을 비롯한 원내 연구팀이 '제3회 유럽 신경학 및 뇌 질환 학회 (ECNN)'에 참가, 경두개 광생체변조(t-PBM)를 통한 알츠하이머형 MCI 환자의 인지 개선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ECNN은 신경과학 및 신경정신의학 분야의 전세계 전문가들이 모이는 대규모 학회 중 하나다. 올해의 경우 '뇌와 정신 건강: 신경학과 정신의학의 미래 탐'(Brain and Mental Health: Navigating the Future of Neurology and Psychiatry)을 주제로 알츠하이머, 파킨슨, 뇌졸중 등 다양한 뇌 질환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 및 해결책을 중점적으로 조명했다.

특히 강남베드로병원 연구팀은 이번 학회에서 광치료 기법을 다룬 임상연구를 유일하게 발표하며 학회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해당 연구는 우수 구연 발표자에게 주어지는 Best Oral Presentation 을 수상하며 그 성과를 인정받았다.

연구팀이 발표한 '광생체변조 기술'은 뉴로모듈레이션 (neuromodulation) 기법의 한 종류로, 신경계와 면역계를 조절하는 비침습적 신경조절 신기술이다. 근적외선이 뇌 피질에 강력하게 침투해 뇌세포 미토콘드리아에서의 ATP 생산 및 국소적 뇌 혈류 증가를 촉진한다. 이는 죽어가는 세포나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치유하는 기전을 가진다. 약물이나 수술적 요법 없이 비침습적 치료가 가능한데다 적응증이 광범위한 만큼, 세계적으로도 혁신적인 뇌신경 질환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광생체변조 치료를 통한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의 인지 기능 개선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됐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MCI 환자는 인지 기능은 저하되었지만 치매로 진행되기 전 단계에 있는 환자군이다. 연구팀은 만 55~90세 사이의 남녀 알츠하이머 MCI 환자 총 26명을 선정한 후, 총 12주에 걸쳐 주 6회 배외측 전전두엽에 808nm 파장의 근적외선을 조사하는 t-PBM 치료를 진행했다.

치료는 각 환자의 가정에서 개인용 의료기기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연구팀은 7주차, 13주차 두 차례에 걸쳐 인지 기능 변화 및 개선 효과를 측정했다.

임상 결과 치료에 참여한 환자들은 한국형 몬트리올 인지 평가 (K-MoCA)와 한국형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 모두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심각한 임상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좋은 치료법임이 입증됐다.

특히 가정에서 적용 가능한 홈 웨어러블(home-wearable) 의료기기로 활용이 가능한 만큼, 병원 방문이 여의치 않은 고령환자들의 정기적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를 리드한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 하상수 원장은 "간단하게 기기를 착용하고 두피에 빛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임상적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향후 MCI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이행하는 것을 늦추거나 예방하기 위한 목적의 가정용 의료기기 상용화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MCI 진행 완화와 알츠하이머 발병 예방 등 향후 t-PBM 치료법의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킨슨병 및 치매 전반, 기타 신경계 및 정신질환 치료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관련 후속 연구 역시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은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두고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치매 예방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뇌질환 부문에 대한 우리 병원의 전문적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해당 분야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뇌질환 분야 치료의 혁신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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