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의대생 복귀 명분 찾기'‥김택우 집행부, 남은 한 달 시험대

의대생 준회원제 통과…젊은 세대 품은 의협, 실질 성과는 과제
성과 없는 구조 변화는 실패…의대생 복귀 명분 찾기 중요
대의원회, 의료 붕괴 초래한 의대 증원 정책 국정조사 요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27 15:59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의료계는 대내외적으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특히 의대생 제적과 전공의 사직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단순한 인력 공백을 넘어 의료계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2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7차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대선 전까지 가시적 결과물'을 요구하며, 단순한 성명이나 결의가 아닌 복귀를 이끌어낼 실질적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택우 회장이 이끄는 43대 의협 집행부는 이러한 압박 속에서 하나의 해법으로 '젊은 세대 참여 강화'를 제시했다. 의대생과 전공의를 협회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시키고,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총회에서 '의대생 준회원 자격 부여' 안건이 찬성 159표, 반대 18표, 기권 2표로 통과된 것도 이 같은 방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복귀라는 직접적 성과로 연결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젊은 세대 연대는 의미 있는 구조적 시도지만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한 달뿐이다.

총회장에서는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의대생과 전공의를 방패막이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택우 회장은 "학생들이 복귀할 명분을 찾는 과정이며, 대외 인맥을 총동원해 실질적 결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의원회 김교웅 의장도 냉정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국민적 공감 없이 내부 결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귀를 이끌어낼 결정적 한 수 없이 내부 결속만 다져서는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다는 경고였다.

그런 점에서 김택우 회장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의대생 준회원제 도입은 의미가 크다.

다만 의대생들은 명예회원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게 됐으나 여전히 투표권과 선거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참여의 문'은 열렸지만,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번 총회는 '성과 압박'과 '구조적 변화 시도'가 교차하는 현장이었다. 6월 3일 조기 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한 달. 성과 없는 구조 개편은 의료계 내부 신뢰, 대외 신뢰 모두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김택우 집행부는 이제 복귀 명분을 실질적으로 만들어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김택우 회장은 본회의에 앞서 43대 집행부를 이끌고 단상에 올라 그간의 노력을 설명하고, 남은 임기에 대한 굳은 각오를 밝혔다.

김 회장은 "대의원 여러분이 체감하시기에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여드리지 못한 점은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주어진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다양한 방면에서 사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43대 집행부를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 주시고 힘을 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대의원들의 뜻을 모은 결의문도 채택됐다.

대의원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이 의료현장의 붕괴를 초래했다며, 이에 대한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의료정책의 원상 복구를 촉구하는 한편, 1년 넘게 고통받아온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 세대를 치유하고 이들의 복귀를 지원하는 데 의협이 전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끝으로 대의원회는 "회원의 단결과 동참만이 의협의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계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며, 의료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짐했다.
 

아래는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결의문 전문이다.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 결의문

14만 의사회원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2025년 4월 27일 회원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군구의사회와 시도의사회 총회를 거친 후, 제77차 정기대의원총회를 대전에서 개최하였다.  

대한의사협회 최고의결기관인 대의원회는 1박2일 일정 동안 예결산, 의무홍보, 보험학술, 법령정관 관련 4개 분과별로 나눠 상정된 건의사항을 논의하고 수렴한 의료정책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공통된 합의점을 도출하고 이를 알리며 전 회원의 동의를 구한다. 

하나 정부의 일방적인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은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현장의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본 정책의 기획 및 집행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향후 유사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국정조사를 요구한다! 요구한다!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그릇된 의료정책에서 벗어나 올바른 의료정책으로 다시 되돌려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촉구한다! 촉구한다! 1년이 지나도록 젊은 학생과 젊은 의사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 마라. 더 이상 의료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호도하지도 마라. 이제는 원상 복구만이 해답이다.

하나, 의협은 그동안 상실감에 빠진 젊은 회원과 의대생의 치유에 온 힘을 쏟아 줄 것을 요구한다! 요구한다! 요구한다! 지금 희망이 절실한 것은 그들이다. 개업의·교수·봉직의 모든 직역을 망라하여 그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의협이라는 든든한 우산을 만들어라.   

하나, 회원의 동참만이 의협의 역량강화와 하나된 의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명심하자! 명심하자! 지금은 모두가 아쉬움이 가장 절실한 시기이다.   

2025년 제77차 대의원정기총회에서 대의원회는 회원의 뜻을 받들어 이상과 같이 결의하고 조속하게 의료가 정상화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25. 04. 27.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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