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를 믿지 않는 한국 사회…"의사 탓만은 아니다"

"의료시스템 불신이 의료 쇼핑·분쟁 등 사회적 비용 만들어"

조운 기자 (good****@medi****.com)2017-04-10 06:02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늘어나는 의료소송, 의사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 대한민국에서 의사는 더 이상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불신이 비단 의사들만의 잘못일까?
 
최근 문기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실시한 의료 서비스 이용에 있어 국민들의 생각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 불신 현상, 의사를 규제와 단속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상을 분석했다.

일반인과 의사 등으로 구성된 1,000여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반적 의사에대한 신뢰는 5점 만점에 3.71점으로, 의사의 정직성은 2.49점으로,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신뢰는 3.47점으로 나타났다.

타 국가와의 비교에서도 우리나라는 하위권에 속한다. 미국에서 지난 2014년도에 실시한 의사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 평가 조사(Puvlic Trust in Physicians-U,S, Medicine in INternational Perspective, Robert J. Blendon)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29개국 20위로 나타났다.

이에 문 교수는 지난 2016년 조사에서 환자와 의사를 상대로 우리나라 환자들이 이처럼 의사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먼저 환자들은 "일방적이고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의사와 지속적이고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환자가 곧 질병인 것 같은 진료 방식으로 인해 신뢰를 형성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문 교수는 "환자의 의료진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의사의 언어적 행동, 대인관계, 진료시간 등을 언급하며, 나아가 의료진의 환자중심의료 행태 및 전문가적 수준과 능력을 통해 환자의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같은 신뢰를 쌓고 싶어도 '3분 진료'로 대변되는 물리적인 '시간' 확보의 문제로 인해 신뢰 관계를 형성할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의사들은 "비상식적인 수가로 인해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를 실시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짧은 시간 내 많은 환자를 봐야 하다 보니, 간호사가 준비한 차트나 미리 준비된 설명을 기계적으로 제공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적인 면을 지적했다.

문 교수는 "이처럼 환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의사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가 충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환자들의 의사에 대한 불신이 사회적으로 미칠 영향에 대한 정책적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래 전부터 시작된 이 같은 의료계에 대한 환자의 불신이, 최근 환자의 의료쇼핑, 의사를 상대로 한 의료 분쟁 등의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의료계 불신이 실제로 사회에 막대한 비용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최근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과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정책들이 의사에 대한 신뢰를 더 떨어뜨리면서,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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