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폭행 '처벌강화'로만 해결?‥응급실 환경 개선도 중요

환자들, 응급실 과밀화로 긴 대기시간·불친절한 서비스 경험‥"공격성 부추겨"

조운 기자 (good****@medi****.com)2018-11-21 11:50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응급실 폭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공격성을 부추기는 응급실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과밀한 응급실에서 오랜 시간 인내하고도 불친절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우리나라 응급실 문화에서, 단순 처벌강화만으로는 응급실 폭행 문제가 근절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응급실 폭행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국회에는 응급실 폭행과 관련된 각종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지난 11일에는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을 발표하여, 그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관련기사: 솜방망이 처벌 없앤다‥복지부 "응급실 폭행범 형량하한제" 추진>

사후 폭행범에 대한 처벌 강화와 더불어 응급실 폭행 사건이 발생할 경우 재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경찰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내용도 포함돼 응급실 의료진의 불안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응급실 폭행 방지 대책'에는 응급실 이용 문화 개선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응급실 이용 및 진료 정보를 충분히 인지하고, 응급실의 특수한 환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응급실 이용자 매뉴얼'을 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응급실에서 의료진에 대한 폭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응급실에서 유독 공격적으로 변하는 근본 원인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환자단체 관계자는 "응급실이 바쁘고, 정신없다는 것은 알지만,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가족들을 방치하고 불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화가 날 때가 있다. 응급실 특유의 정신없고, 다급하고, 신경이 곤두서는 분위기 속에 환자와 가족들은 쉽게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응급실 과밀화는 오랜 과제였다. 최근 정부의 응급실 운영체계 개선 노력에 따라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큰 대형병원으로만 몰리는 환자들로 대형병원 응급실은 항상 '만원'이었다.

2017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의 응급의료서비스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의 응급실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는 33.2%, 만족도 44.1% 등으로 낮은 상태다.

가장 큰 불만 사항은 '응급실에서의 의사 면담 및 입원/수술까지 긴 대기시간'이 4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긴 대기시간과 불친절 등 응급실 서비스에 대한 불만 속에 이성을 잃은 환자들이 더러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의료진 입장에서 밀려드는 환자들 속에 경증 환자는 중증 환자들보다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는데도, 환자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화부터 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들은 일단 가장 큰 응급실로 가면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경증과 중증을 분류해 환자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 같은 병원 전 분류체계를 통해, 환자들이 신속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결국 응급실 폭행 등의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응급실 폭행 문제는 결국 응급의료체계에서 환자 분류와 흐름 조절과 연결되며, 이 같은 개선을 통해 응급실 과밀화가 해결되면 근본적으로 환자들이 이성을 잃는 소요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관련기사보기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