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대사수술 급여의 개선 효과는?"‥정부 질문에 답 나왔다

비만대사수술 후 합병증·재입원율로 안전성 확인‥수술 후 주요 동반질환 약제 중단율 높아
경제적 어려운 환자 대상 선택적 급여화 및 치료 전반에 대한 급여 확대 제안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9-09 06:03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비만대사수술이 급여가 된 이후 개선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알고 싶다."

지난 7일 대한비만학회 보험·정책 심포지엄 '적절한 비만 관리를 위한 정책적 논의'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정연희 과장의 질문이었다.

이날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치료와 관련해 정책적인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고, 복지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대한비만학회 비만대사수술위원회 한상문 이사는 "학회의 노력 끝에 2019년 비만대사수술이 급여가 됐으나 국내 데이터가 나오려면 3~5년은 지나야 한다. 다만 임상 경험상 고도 비만 환자 중 많은 비율에서 동반질환 감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가 100% 만족할 만한 답은 아니겠지만, 시의적절한 연구 보고서가 발표됐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비만대사수술의 급여화 후 수술 현황 및 수술 후 장단기 합병증 분석'이란 보고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6년~2020년 일반 건강검진 대상자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고도비만율은 5.1%에서 6.7%로 약 20% 가까이 증가했다. 

비만은 체중 감량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으로 관련 질환을 감소시킬 수 있는 예방 가능한 질병이다. 그렇지만 고도 비만 환자는 식이요법이나 운동, 약물 치료 등으로 체중을 감량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지난 2019년 1월부터 국내에서도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35kg/㎡ 이상이거나 30kg/㎡ 이상이면서 동반질환(고혈압·당뇨병 등)을 갖고 있는 경우 혹은 체질량지수 27.5kg/㎡ 이상이면서 기존 내과적 치료 및 생활습관 개선으로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치료 목적 수술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국내 비만대사수술 건수는 급여화 이전 2018년 572건에서 급여화 이후 2000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국내 전체 고도비만환자 중 0.17% 수준에 불과해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 수에 비해 수술을 받은 사례가 극히 적은 편이다.

연구팀은 2019년 1월 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3년 동안 비만대사수술 처방 코드가 있는 환자 7360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만대사수술 후 평균 재원일수는 5.9일, 수술 후 30일 이내 주요 합병증은 2.6%, 사망율 0.01%였다. 이는 이전 발표된 임상연구와 비슷한 결과다. 

비만대사수술 뒤 30일 이내 재입원은 5.5%, 90일 이내 재입원 7.3%였으며 재입원 후 주요 합병증 발생율은 2.8%였다.

이밖에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전 후 1년 이상 약제 복용 자료가 있는 2019년, 2020년 수술 환자군 중 조절형 위밴드제거술, 교정술, 복원술을 제외한 4389명을 대상으로 1년 후 약제 중단율을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후 당뇨약을 중단하는 환자는 46.3%, 고혈압약을 중단하는 환자는 44.4%, 고지혈증약을 중단하는 경우는 50.3%였다. 

수술군에서는 수술 1년 후 45.5%가 당뇨약을 중단했고, 대조군에서는 17.8%가 당뇨약을 중단했다.

비만 환자는 수술 이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비만대사수술만 급여화됐을 뿐 수술 전 필요한 각종 검사비나 수술 사후 관리 및 약물 치료, 영양, 운동상담 모두 비급여로 고가의 치료비가 발생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의 대상이 되는 저소득층의 고도 비만 환자들에겐 여전히 수술에 대한 비용 부담이 큰 것도 수술 건수가 늘지 않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연구팀은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전 검사나 수술 사후 관리 시 선택적 급여화를 추진한다면, 실제 비만대사수술이 필요한 저소득층 환자에서 수술 비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는 고혈압, 당뇨병 등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의 관해 및 동반 질환의 발생 위험을 줄여 추후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고도 비만 치료로 비만대사수술은 안전한 술기이며, 체중감소 외에도 비만과 연계된 여러 가지 동반질환 등을 개선시킬 수 있다. 단순한 미용 목적의 체형 교정이 아닌 삶의 질 개선과 생명 연장을 위한 치료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비만 자체가 질병이며 각종 동반질환을 야기하는 심각한 질환으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며, 수술 이후에 사후 관리 또한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비만대사수술의 급여화에 맞춰 비만 치료 전반에 대한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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