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 성장할 분산형 임상시험, 한국 잠재력 크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추계 학술대회서 DCT 주제 강연
신약개발 및 디지털 역량 갖춘 한국, 적극 대응 필요성 강조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3-10-21 06:04

한성필 가톨릭대학교 약리학교실 교수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디지털 등 기술의 도움을 받아 거점이 아닌 분산된 다른 곳에서도 임상시험 진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최근 의약계 및 관련 산업계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관심도가 증가했다. 

'분산형'이라는 특징에 맞게 의약계만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도 연계가 필요한 DCT를 사회에 적용하려면,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의 주최로 열린 '제32회 추계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에서는 '신약 유효성 및 안전성 평가 정책 최신 동향' 세션을 통해 신약개발 및 임상시험 분야에서의 최신 이슈에 대한 강연이 이어졌다. 

이날 '분산형 임상시험의 개념과 국내 활용가능 기술'을 주제로 발표한 한성필 가톨릭대학교 약리학교실 교수는 "DCT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개념이 형성돼 빠르게 성장해오다 2020년 이후로 굉장히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수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과제"라며 "한국은 해당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한국이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임상시험 수행 국가이며, 최근 신약 개발에 국가 경쟁력을 집중하고 있는 점과 디지털 강국으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국가라는 점을 이유로 들며 DCT에 최적화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잠재력이 가능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제로 구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미국, 호주 등 선진 DCT 국가보다는 한 발 늦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국가들과 임상시험을 같이 할 수 있으려면 한국 또한 DCT에 적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DCT는 단순한 비대면 임상시험과는 결이 다르다. 비대면 임상시험은 대면 수행 작업을 비대면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러나 DCT는 시험 절차와 같은 부분은 그대로 이뤄질 때도 많다. 차이점은 DCT는 IT 기술과 콜드체인 등 여러 기술을 활용해 환자들의 일상 생활 속 생체 데이터 등과 같이 기존에는 습득하기 어려웠던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숙한 DCT 기술을 바탕으로 얻은 신뢰도 높은 데이터는 불확실한 데이터로 인해 임상시험에 혼선이 발생하는 상황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또한, 연구자 의존적이었던 시험 과정에서 벗어나 환자가 데이터 생성의 주체가 된다. 이로써 환자의 편의성은 증대되고, 연구자들의 역할도 기존과 달라지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진행된다. 

한 교수는 "기존에 획득하고 있었던 보고에 의한 정보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 DCT 기술이 갖는 의미"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혈압이나 혈당, 보행 관련 인자들을 수집하는 것은 병원에서 확인하는 것과 유사한 수준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나 디바이스들이 이미 마련돼 있다"며 "환자에게 약을 배송하거나 실험실로 검체 등을 보내야 하는 경우, 콜드체인과 같은 물류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떤 특정한 기술만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DCT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DCT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재택의료 기술 및 모니터링 기술과 유통·물류와 같은 관련 산업도 충분히 성숙해져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과 호주 등에서는 임상시험이 구분을 명확하게 나누지 않고, 하우스케어와 병원 간의 연결이 보다 유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부분은 약하지만, 데이터 프로세싱 등의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기 때문에 DCT를 통해 커다란 기회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새로운 서비스 벤더와 협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절차를 표준화하고, 데이터를 수집 및 종합 관리하는 시스템과 모니터링, 물류 등에 대한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한국은 DCT 활성화에 대한 최소의 요건은 모두 갖췄다. DCT가 충분히 파이가 커지고, 앞으로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한국의 임상 및 역학 분야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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