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지난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 씨티씨바이오와 파마리서치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이에 앞선 분쟁과 관련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향후 대처 방향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8일과 29일 각각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제28기 씨티씨바이오 주주총회가 개최됐다.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의 경우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이 화두가 됐으며, 이를 두고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임종윤·종훈 형제<사진>의 대립이 있었다.
아울러 씨티씨바이오 주주총회에서는 최대주주인 파마리서치의 경영권 확보를 두고 양사 간의 분쟁이 있었다.
◆ 형제의 승리로 끝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상속세·투자유치' 숙제
먼저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 결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 사내이사를 비롯한 최인영 기타비상무이사, 박경진·서정모·김하일 사내이사 안건이 부결됐다.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의 사내이사,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됐다.
더불어 감사위원회 선임에 있어서는 박경진, 서정모 위원 선임 안건이 의안 부결에 따라 폐기됐고, 배보경·사봉관 위원의 선임 역시 부결됐다. 결과적으로 임종윤·종훈 형제가 추천한 이사 5명이 요건을 충족하게 된 것.
해당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과 OCI그룹의 통합은 무산됐으며, 한미사이언스 측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체적으로 신약개발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양사가 마음을 터놓고 뜨겁게 협력했다"며 "이 시간을 함께 해준 OCI측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역시 그룹 임직원들에게 "통합이 최종 성사에 이르지 못해 회장으로서 미안한 마음"이라며 "조금 느리게 돌아갈 뿐,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가야 할 길을 가자"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지난 29일 개최된 OCI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지만, 어제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하지 못해 주주들께 송구하다"고 했다.
아울러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사업 다각화 추진하겠다"며 "국내 제약회사만 볼 것이 아니고 해외에도 좋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와 같이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를 통해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승기를 잡게 됐다. 하지만 임성기 회장의 타계 직후 발생한 5400억원 규모의 상속세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앞선 형제가 공언한 1조원 투자유치의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향후 한미약품그룹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파마리서치, 씨티씨바이오 주총 파행에 법적조치 예고…"상대측 위법성 밝힐 것"
강원도 홍천에서 진행된 씨티씨바이오의 제2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사내이사 조창선(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제안), 오성청(이사회) 선임 안건과 비상근감사 김영민(이사회) 안건이 가결됐다.
하지만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의 경우 후보자 자진사퇴로 부결됐으며, 파마리서치가 제안한 사내이사 김원권, 서동민 선임 안건은 정관에서 정한 이사 수 충족을 사유로 상정되지 못했다.
이어 씨티씨바이오 이사회 측이 상정한 상근감사 배상호 선임 안건은 부결됐으나, 비상근감사 김영민 선임의 건은 가결됐다. 또 파마리서치 측이 제안한 상근감사 성석훈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해당 주주총회 과정에서 씨티씨바이오와 파마리서치의 대립이 이어졌다. 세부적으로 ▲5%를 제외한 파마리서치 측의 의결권 박탈 ▲ 씨티씨바이오 측의 부정확한 표결 수치 ▲이민구 대표의 자진사퇴 사유과 적법성 ▲ 파마리서치 측이 제안한 사내이사 김원권, 서동민 선임 안건 미상정 등이 있다.
해당 갈등에 씨티씨바이오는 "나중에 법적 문제를 따로 제기하라"고 언급했다. 이에 파마리서치 측은 "씨티씨바이오 측에서는 의결권 패배가 명백해지니, 최후의 수단으로 위법을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법적 절차를 통해 상대측 위법성을 명백히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씨티씨바이오 주총 파행에 대응해 파마리서치는 '대표이사 및 이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정기주주총회 무효 또는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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