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조해진 기자] 지속적인 경영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 악화에 처한 경남제약이 무상감자와 사업개편을 감행하면서 개선을 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변화는 경남제약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것과도 맞물려 있어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경남제약은 지난 21일 액면가 감액 방식 무상 '감자(자본금감소)'를 결정했다. 내달 25일 기명식 보통주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80% 감액한다. 액면가는 감소하되, 발행주식 수는 3559만3402주로 유지된다.
이에 따라 경남제약 자본금은 178억원에서 36억원으로 줄어든다. 경남제약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차익(감자차익)을 결손금 보전에 활용할 계획이다.
무상감자는 경영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이 누적되는 결손을 보전할 수 있는 수단·방안이 없을 때, 자본잠식과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등 여러 경영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후적 수단이다. 감자로 자본금을 낮추기만 해도,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작아지는 '자본잠식'이 이뤄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경남제약은 최근 수년간 영업실적 측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남제약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은 2019년 적자로 전환된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계속됐다. 올해 1분기에도 당기순손실 2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최근 3년간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경남제약은 2019년부터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됐고, 이후 결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2019년 34억원이었던 결손금은 지난해 450억원까지 커졌다. 올해 1분기에도 결손금은 465억원으로 더 늘어났다.
결손금이 늘어날수록 자본총계는 줄어든다. 결손금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 그만큼 자본총계에 주는 영향도 상당해질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경남제약 자본총계는 870억원이다. 경남제약은 주식 발행 등으로 자본잉여금을 1000억원 이상 늘리면서 자본총계가 줄어드는 것을 막고 있다. 때문에 당장으로선 자본총계가 현 자본금인 178억원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전무하다.
그럼에도 주식 시장에 악재라 평가되는 무상감자에 나선 것은 450억원을 넘긴 결손금을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동시에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 가능성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처럼 재무구조를 개선했더라도 영업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한 또다시 결손금이 늘고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문제는 피할 수 없다.
이에 경남제약은 사업 개편 전략을 선택했다. 지난달 종속회사였던 엔터파트너즈 보유 주식 377만4465주를 알에프텍 외 2인에게 230억원에 매각키로 결정하고, 지난 22일 자산양도를 완료했다.
경남제약은 지난해 3월 엔터파트너즈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사업다각화를 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적자를 기록하면서 경남제약 재무구조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에 이를 다시 매각하면서 사업구조 안정화, 운영자금 확보 등을 통한 영업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경남제약은 그동안 상장사 인수와 매각을 반복해 본업인 제약사업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운영자금으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바이오·제약 등 본업에 더 매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와 맞물려 경남제약은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다. 진단기기 기업 휴마시스는 지난 17일 경남제약 최대주주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의 주식 34.8%를 480억원에 매입해 경영권을 인수하고 최대주주가 됐다.
김성곤 휴마시스 대표는 내달 10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 경우 경남제약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경영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무상감자는 내달 25일로 예정돼있어 김성곤 대표가 경영권을 잡은 후에 진행된다. 또 경남제약 무상감자가 결정된 것은 휴마시스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 시점인 지난 21일이다. 이같은 점들은 김성곤 대표가 경남제약 무상감자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휴마시스는 경남제약이 다년간 구축한 유통망, 제약, 건기식 역량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단순히 유통망 공유 등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개선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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