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여경로 변경 개량신약 개발, 시장에 새 패러다임 제시"

[인터뷰] 대봉엘에스 박은주 융합기술연구소장
세계 최초 외용제→경구제 투여경로 개량신약 개발…산업포장 수상
"코스메슈티컬, 무한한 가능성 가져…바이오-뷰티 사업 성장 도모"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4-06-01 05:56

대봉엘에스(주) 박은주 융합기술연구소장. 사진=최인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개량신약.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제2조제8호에 따른 '자료제출의약품' 중 안전성, 유효성, 유용성(복약순응도‧편리성)에 있어 이미 허가 또는 신고된 의약품에 비해 개량됐거나 의약기술에 있어 진보성이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한 의약품.

식약처가 2023년 발행한 개량신약 허가사례집에 따르면 2009년 국내에서 개량신약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 6월까지 허가된 개량신약은 142품목이다. 그 중 투여경로를 개선한 개량신약은 총 4가지, 7개 품목이었으며,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투여경로가 변경된 대화제약 리포락셀엑 외에는 경구제에서 경피흡수제 또는 점안제로 투여경로가 변경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8월 국내 5번째 투여경로 개량신약이 등장했다. 바로 대봉엘에스가 세계 최초로 외용제에서 경구용으로 개발한 개량신약 진균치료제 '에피나코나졸'이다. 대봉엘에스는 이를 통해 2023년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사업 수출지향형 연구과제 수행기업으로 선정됐으며, 해당 연구를 이끈 박은주 대봉엘에스 융합기술연구소장은 지난 21일 제 59회 발명의 날 기념행사에서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메디파나뉴스는 지난 21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세계 최초로 외용제에서 경구제로 투여경로 개량에 성공한 박은주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대봉엘에스(주) 박은주 융합기술연구소장. 사진=최인환 기자

◆ '에피나코나졸' 진균치료제 투여경로 개량이 가지는 의미

에피나코나졸은 조갑진균 치료제, 다시 말해 손발톱 무좀 치료제다. 에피나코나졸 10% 외용제인 JubliaⓇ는 외용제임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 결과에서 다른 경구제 수준 효과를 보일 정도로 탁월한 효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48주에서 52주를 꾸준히 발라줘야 한다는 점이 환자들에게는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한편, 기존 조갑진균 경구 약물인 이트라코나졸과 플루코나졸은 용량이 커서 목구멍에 걸리거나, 신장독성 및 간독성이 있어 복용 기간 동안 술을 마실 수 없는 등 단점이 있다.

"그럼 에피나코나졸 투여경로를 경구제로 개량해 섭취할 수 있다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거죠. 어려울 수 있겠지만 되기만 하면 혁신이다."

"게다가 기존 에피나코나졸 제법이 길고 번거로운데, 우리가 제네릭 의약품을 개발하는 원료 회사니까 경쟁력 있게 1등을 하려면 제법을 변경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핵심적인 중간체를 통해 결정화된 에피나코나졸을 얻을 수 있게 됐고, 기존 제법 대비 거쳐야 하는 단계도 획기적으로 줄었습니다."

박 연구소장은 신규 에피나코나졸 제조 방법으로 국내부터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인도 등 해외까지 특허 등록을 마쳤다. 또한 Co-crystal formation DDS 경구 용도 특허 역시 특허를 등록하며 원개발사의 외용제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냈다.

"투여경로 개량신약 '에피나코나졸'은 원개발사도 보유하지 않은 Co-crystal formation DDS 경구로 개발, 복용 편리성을 개선한 의약품 개발로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비임상 CRO 리더기업 '코아스템켐온'과 함께 독성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 원료의약품·화장품소재 전문기업 '대봉엘에스'에 합류하기까지

박은주 연구소장은 중앙대학교 대학원 약학과 약학박사로 2004년부터 14년 동안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근무해왔다. 이후 2018년 12월부터 대봉엘에스에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스스로 새로운 것을 개발하고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하고 싶은 연구개발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환경에서 일한 만큼 보상도 받을 수 있었지만, 무언가 틀 안에 갖춰져 있는 실험만 한다는 점에서 점차 흥미를 잃어갔다고 박 연구소장은 전했다. 스스로 팀을 꾸리고 주도적으로 연구를 이끌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과감하게 대봉엘에스에 합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2시간 일찍 출근해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새벽 시간에 하고 싶은 연구개발 품목들을 기획하고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출퇴근 시간도 거리도 길어졌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향한 발걸음'을 향해 의욕적으로 덤빌 수 있었죠."

"저희 대표님께서도 이렇게 저렇게 지시를 내리시긴 했지만 일단 믿고 맡겨주셨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대봉엘에스(주) 박은주 융합기술연구소장이 지난 21일 개최된 제59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사진=최인환 기자

◆ 연구자로서 느끼는 국내 개발환경 어려움

"사실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예산이죠."

입사 후 5년동안 10건이 넘는 국책과제를 수행해왔다는 박은주 연구소장은 연구자로서 국내 개발환경에서 느낀 어려움으로 예산을 꼽았다.

"다행히 '에피나코나졸' 투여경로 개량신약이 2023년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사업 수출지향형 연구과제 지원사업에 단독 주관으로 최종 선정됐고 R&D 지원금 삭감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연구자 분들도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더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R&D 예산이 이른 시일 내에 복원됐으면 좋겠습니다."
 
대봉엘에스(주) 박은주 융합기술연구소장이 지난 21일 개최된 제59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사진=최인환 기자

◆ '더마코스메틱' 붐, 그리고 향후 연구 과제

박 연구소장이 대봉엘에스에 합류했을 때는 점차 더마코스메틱, 코스메슈티컬 붐이 일던 시기였다.

"저희가 화장품 쪽으로는 제품 개발부터 임상시험까지 원스톱으로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보니 이쪽으로도 뭔가 빠르게 개발할 수 있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입사 후 개량신약은 개량신약대로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더마코스메틱 화합물을 합성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화장품은 의약품에 비해 규제가 덜한 편이다 보니 개발에 있어서 시간이 빨랐죠."

대봉엘에스는 더마코스메틱 시장 변화와 고객 니즈를 반영, 고기능성 효능을 가진 소재에 대해 독점성(SCI급 논문 및 특허 등록), 신규성(비고시 식약처 개별인정), 신뢰성(새로운 작용기전), 가격 경쟁력 등을 모두 갖추는 기능성 화장품 신 원료들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차별화된 피부장벽 고기능성 더마코스메틱 신제품을 제조, 글로벌 수출 및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시장 의약품 품목의 수요 중 절반 이상이 카이랄 화합물이며, 표적·맞춤형 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다 다양한 생리활성 카이랄 화합물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박은주 소장은 현재 카이랄 화합물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에피나코나졸' 후속 품목으로 광학이성질체 개량신약 품목을 성공적으로 개발, 최종적으로 기술이전을 진행하려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향후 연구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당사만의 특화된 기술을 브랜드화함으로써 독자적인 기술이 포함되는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를 만들어 제품의 경쟁력 및 가치를 높이고, 차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대봉엘에스(주) 박은주 융합기술연구소장. 사진=최인환 기자

◆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박 연구소장은 "이번 산업포장 수상을 계기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기술혁신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M&A로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하겠다"며 "국가 경쟁력 제고, 지식 재산의 사업화로 신기술인증과 매출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박진오 대표이사님의 전격적인 지원 아래 자유롭게 연구를 할 수 있었고, 산업포장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게 됐다"며 "존경하는 박진오 대표이사님과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인천연구소 팀원들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대봉엘에스가 퀀텀점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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