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무승부'로 결론지어진 가운데,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신동국·송영숙·임주현·킬링턴유한회사 등 4인연합은 3일 수원지방법원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4인연합은 "약 41.42% 주식 의결권을 가진 한미사이언스가 회사의 적법한 의사결정 체계인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가처분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는 12월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공고에서 ▲이사 2인(사내이사 박재현,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의 건 ▲이사 2인(사내이사 박준석,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의 건이 부의안건으로 올라와있다. 해임 사유는 주주제안으로 명시돼 있다.
이는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으로, 최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박재현 대표, 신동국 이사가 해임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인연합 측은 이러한 행위들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지주사 대표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를 전무로 강등시키거나, 형제 측 인사를 고위 임원으로 채용하는 등 경영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 측은 바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어떤 법령이나 정관, 이사회 규정에서도 대표이사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정하고 있지 않다"며 "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소집된 임시주총이기에 어떤 법적, 절차적 흠결이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지난 10월 23일 송영숙 이사의 요청으로 한미약품 이사 개임의 필요성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철회여부를 논의했다면서, 이미 이사회를 통해 결정난 사안을 추가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은 '시비를 위한 시비'라고 비판했다.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에 대해서도 해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한미약품의 절대권력인양 행동하거나 회사 발전 및 성장에 반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이유다.
또한, 한미사이언스 측은 4인연합이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서 이사회 정원 증원을 통한 경영권 찬탈 실패로 주력계열사인 한미약품을 통해 혼란을 가중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1월 28일 진행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결과, 4인연합은 40%가 넘는 지분율을 갖췄음에도 특별결의사항의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이사진을 11명으로 늘린다는 내용이 포함된 정관변경 안건은 부결됐다.
다만,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가결되면서 이사진이 5대5로 구성됨에 따라, 두 세력의 대결아닌 대결은 '무승부'라는 평가가 나왔다. 팽팽한 대치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경영권 분쟁 상황 역시 장기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인연합 측은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 안건이 보복성 해임, 대표 개인의 사익 달성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불필요한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한미약품그룹에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양측이 모두 양보없는 입장을 보이며 법적 조치까지 진행하는 격앙된 상황은 지난 11월부터 시작됐다.
11월 15일 임 형제 측이 모친 송영숙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가현문화재단 기부금 건으로 고발한 이후부터 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날 한미사이언스는 3인연합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이에 기존 3인연합은 11월 18일 송영숙 회장의 오랜 우군인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확보하고 있는 킬링턴유한회사를 통해 모녀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하고, 3인연합과의 지분 공동 보유 약정을 체결함으로써 4인연합 체제로 세를 키웠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박재현 대표와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 등을 고발했고, 한미약품은 11월 25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하며 업무방해금지 가처분도 함께 신청했다.
한미사이언스가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의 재무회계, 인사, 전산업무 등 경영활동의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업무를 지속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경영진 간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는 한미약품그룹은 12월 임시주총 이후 내년 3월 정기주총을 앞두고 있다. 이때 4인연합 측 이사진 3인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인 만큼, 해당 자리를 장악하기 위한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석이 된 3인의 자리를 4인연합 측이 채우게 되는 경우, 5대5 이사회 구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형제 측 임기가 끝나는 2027년 3월까지도 경영권 분쟁이 계속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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