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조 단위 기술이전을 잇따라 체결하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K-바이오' 위상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스는 올해 1조원 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 7월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항체-분해 약물접합체(DAC) 관련 기술이전을 맺었다.
전체 계약 규모는 9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선급금 1500만 달러(약 200억원)와 최대 3개 표적에 대해 오름테라퓨틱스 기술을 활용하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에 이전한 기술은 DAC를 만드는 '이중 정밀표적 단백질 분해제(TPD²)' 기술이다. 새로운 표적 단백질 분해제와 항체의 정밀한 종양세포 전달 메커니즘을 결합한 혁신적인 접근법이다. 종양 선택적 '표적단백질분해(TPD)'를 활용한 혁신 항암신약 기술이기도 하다.
버텍스는 이 기술을 적용해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 등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전처치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버텍스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 편집 치료제를 개발한 기업이다.
오름테라퓨틱스는 버텍스와 새로운 적응증 영역에서 TPD 접근법을 활용해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힌다는 목표다. 오름은 내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 재도전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HK이노엔과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3사도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IMB-101(OXTIMA)'을 미국과 중국에 잇따라 기술 이전하며 1조원대 성과를 이뤘다,
지난 6월 3사는 미국 신약개발 전문기업 내비게이터 메디신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으며, 계약 규모는 계약금 20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9억 4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각 사는 계약에 따라 일정 비율 수익금을 수령하게 된다.
이어 8월에는 중국 화동제약과 동일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 규모는 계약금 800만달러를 포함해 총 3억 1550만달러(약 4500억원) 규모다. 3사는 계약에 따라 일정 비율 수익금을 수령하고, 출시 이후 로열티는 별도 수령하게 된다. 올해 2건의 계약을 합하면 계약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
IMB-101은 단일항체 및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이며, 자가면역질환 항체 OX40L을 타깃하는 단일항체와 OX40L 및 TNF-α(종양괴사인자-α)를 동시 타깃하는 이중항체 등 두 개다. 이 후보물질은 2016년 진행된 HK이노엔과 와이바이오로직스 공동 연구로 확보했다.
상반기에는 아리바이오도 큰 성과를 냈다. 아리바이오는 중국 제약사와 기술이전을 통해 최대 7억 7000만달러(약 1조2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아리바이오는 지난 3월 중국 제약사와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에 대한 독점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AR1001은 알츠하이머 질환의 다양한 병리를 동시에 공략하는 다중기전 경구용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앞서 삼진제약과도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해외 제약사에도 기술수출을 이뤘다.
◆글로벌 제약사들과 다수 기술이전 성과 잇따라
리가켐바이오는 올해도 기술이전 성과를 이어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최대 1조원 규모의 항체-약물 접합체(ADC)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리가켐과 오노약품공업이 맺은 계약은 총 2건이다. 다양한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 단계 혁신신약 'ADC LCB97'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과 ADC 플랫폼(ConjuAll™)을 이용한 ADC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이다.
이에 따라 오노약품은 LCB97에 대해 고형암을 대상으로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갖게된다. 리가켐에 선급금 최대 7억 달러(약 1조원), 이후 연구개발과 판매에 따른 마일스톤을 지급하게 된다.
또한 리가켐의 ADC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오노약품이 선택한 복수 타겟에 대한 ADC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했다. 이에 대한 선지급금과 연구개발, 상업화에 따른 마일스톤, 순매출액에 따른 로열티 등은 별도 지급할 예정이다.
리가켐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오노약품공업으로부터 LCB97의 단기 마일스톤 기술료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수령액은 비공개 했으며, 전년도 매출액(341억원)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알테오젠은 다수 기술수출 성과를 내 이목을 끌었다. 연초 글로벌 제약사 MSD와 '키트루다'에 대한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이어 스위스 제약사 산도즈와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또 지난달 일본 다이이찌산쿄와 ADC 치료제인 '엔허투'에 원천기술 적용을 통한 피하주사제형 개발 및 판매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해,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최소 3건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현재 알테오젠은 MSD와 독점 계약금으로 2000만달러(약 265억원)을 수령한 상태다. 해당 계약에 따라 계약금을 포함한 총 마일스톤은 약 11억달러(약 1조 6000억원)가 예상되며, 로열티는 이후 받게 된다.
산도즈는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스톤 등 최대 1억 4500만달러(약 2000억원)를 지불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이찌산쿄와 계약 규모는 최대 3억 달러(약 4400억원)이며, 이 중 계약금은 2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시판 후에는 추가 로열티 지불이 이뤄질 수 있다.
알테오젠은 MSD와 공동 개발한 키트루다 피하주사(SC)제형에 대한 미국 FDA 허가신청을 내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원천기술 ALT-B4의 특허권 방어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펩트론도 지난 10월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이 일라이 릴리에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방식이며, 펩트론의 플랫폼 기술을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계약금을 비공개했으나 직전 연도 회사 매출의 10% 이상으로 약 4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공동연구가 임상 1상까지 성공적으로 이어지면 로열티 등을 지불하는 정식 계약 가능성이 있다.
회사 측은 공시를 통해 "해당 계약은 서브라이선스 권리가 포함된 완전 지불된 로열티가 없는 제한된 라이선스이고, 내부 연구개발 목적과 펜트론과 후속 상업 라이선스 계약을 위한 목적으로 한정된다"면서 "향후 연구 인력이 참여하는 공동연구위원회를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