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 작년 3.3조원 투입…"졸속 정책에 재정 출혈"

예비비, 지자체 재난관리기금 4200억…건보재정 2.9조
안도걸 의원 "정부가 일으킨 의료대란에 국민 혈세 지출"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5-02-04 12:01

국회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윤석열 정부가 초래한 의료공백으로 인해 지난해 3조3000억원이 넘는 재정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속 정책 추진이 불필요한 재정 출혈을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은 4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의료공백에 최소 3조3000억원 규모 국민 세금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의료공백은 지난해 2월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방침을 발표한 이후 의정갈등이 심화되며 본격화됐다. 이로 인한 불필요한 재정지원은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먼저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예비비 투입 방식이다. 지난해 3월 1285억원, 5월 755억원 등 2040억원이 투입됐다. 이는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당직 수당 ▲상급종합병원 신규 의료인력 채용 인건비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 파견 수당 등으로 사용됐다.

두 번째는 의료공백 수습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재난관리기금 활용 방식이다. 정부는 지난해 2월 '보건의료 분야 국가 핵심기반 마비'를 재난으로 판단, 각 지자체에 재난기금 484억원을 집행토록 했다.

9월엔 의료공백이 장기화되자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 재난기금을 ▲응급실 비상 인력 채용 ▲의료진 야간휴일수당 지원, 비상진료 의료기관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는 추가로 1712억원을 투입하게 됐다.

재난관리기금은 지자체가 재난 예방·복구를 위해 의무적으로 적립한 기금으로, 윤 정부가 자조한 의료대란 수습에 관련 없는 기금까지 사용토록 하면서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했다는 지적이다.

세 번째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국민건강보험 재정 투입이다. 비상진료체계 운영을 위해 1조3490억원이 사용됐다. ▲응급환자 신속 전원 ▲중증환자 신속 배정 ▲응급실 진찰료 지원 ▲추석 연휴 비상진료 지원 등에 쓰였다. 지난해 5월부터 매달 평균 1760억원이 투입된 셈이다. 의료공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매달 유사한 규모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지속될 전망이다.

의료공백으로 인한 수련병원 경영난 해소를 위해 건보 재정에서 1조4844억원을 선지급하기도 했다. 정부 정책 실패로 의료기관 경영난이 초래돼 건강보험을 선지급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엔 메르스나 코로나 등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만 이뤄졌다. 의료사태 장기화로 의료기관 경영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어 선지급금 기한 내 상환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료 수지는 11조301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의료공백으로 인해 지출된 건보 재정이 적자 25.6%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의료공백 장기화는 건강보험 재정수지 악화도 가속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스스로 일으킨 의료대란으로 불필요하게 국민 혈세가 지출되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까지 무리하게 동원되고 있는 만큼 의료대란 피해 해결을 위해 조속히 여야의정협의체를 재구성해 의정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보기

비상진료체계 지원에도 건강보험 재정 흑자 기록

비상진료체계 지원에도 건강보험 재정 흑자 기록

지난해 건강보험료율 동결, 비상진료체계 지원 등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누적준비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0조원을 적립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기석)은 2024년도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이 연간 1조7244억원 당기수지 흑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건강보험료율 동결 및 재산보험료 공제 확대 등 지역가입자 보험료부담 완화로 보험료 수입은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둔화된 반면, 전공의 이탈 이후 중증·응급 진료체계 유지 및 병원 경영난 해소를 위한 비상진료체계 지원 및 수련병원 선지급 시

복지부 "비상진료체계 건보 지원금, 2조원 아닌 5700억원"

복지부 "비상진료체계 건보 지원금, 2조원 아닌 5700억원"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2월부터 시작된 비상진료체계에 따라 발생된 건강보험 재정 순부담은 5700억원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다. 보건복지부는 27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비상진료체계 건보재정 투입 관련 기사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복지부에 따르면, 일부 언론들은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건강보험 재정에서 총 2조원이 비상진료 지원에 사용돼 재정부담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인 26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비상진료체계 건보재정 지원을 연장키로 결정한 것에 따른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보도에서 언급된 2조원 중

정부, 비상진료대책 인력 지원 위한 예비비 775억원 심의·의결

정부, 비상진료대책 인력 지원 위한 예비비 775억원 심의·의결

정부가 비상진료대책 인력 지원을 위해 예비비 755억원을 투입한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9일 10시 한덕수 본부장 주재로 회의를 개최하고, 비상진료체계 운영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인 28일 국무회의에서 총 775억원 규모의 예비비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예비비는 공중보건의·군의관 파견, 시니어의사 등 대체인력 지원, 전원환자 구급차 비용 지원 등 의료공백 대응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하는 사업들 위주로 편성됐다. 또 중대본은 간호사법 추진 상황도 검토했다. 앞서 정부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