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김태형 융합 2본부장이 10대 대표과제 선정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범부처의료기기사업단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혁신 의료기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정부도 국산 혁신 의료기기 상업화를 위해 기술 고도화와 투자 유치를 적극 도와 의미를 더했다.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은 11일 YTN 뉴스퀘어 미디어홀에서 2025년 10대 대표과제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업단은 3대 핵심지표인 ▲연구개발 수행의 적절성 ▲기술·의료 분야의 파급효과 ▲사회·경제 분야의 파급효과 등을 기준으로, 46개 기업에서 제출한 성과 중 혁신성과 성과 창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정됐다.
이렇게 선정된 10대 주요과제는 안압 모니터링 스마트 콘택트렌즈부터 의료 카테터, 디지털치료기기(DTx)까지 다양하다. 메디파나뉴스는 10대 대표과제 중 주요 기술 4가지를 선정, 소개한다.
◆ 췌장암 치료 효과 개선 초음파기기
아이엠지티는 췌장암의 낮은 항암 치료 효과를 극복할 방안으로 고강도집속초음파(HIFU)를 활용한 치료 기술을 선보여 10대 과제에 선정됐다.
항암제 전달효과 향상을 위해 HIFU를 이용한 기술은 아이엠지티가 세계 최초다.
췌장암은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암종이다. 췌장 조직의 섬유화로 인해 타 암종보다 약물 전달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HIFU의 공동화현상(Caviation)을 이용해 섬유화 조직을 분쇄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
실제 약물전달 HIFU 치료기기인 'IMD10' 시스템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한 탐색 임상시험에서 항항화학요법 단독군 대비 종양 크기를 1.8배 감소시켰다.
아이엠지티 약물전달 HIFU 치료기기 'IMD10' 제품 사진.
2차 평가변수인 전체 반응률(ORR)에서도 IMD10+항암화학요법 병용 치료군의 ORR은 64.3%인 반면, 항함화학요법(폴피리녹스) 단독 치료군은 38.5%에 그쳤다.
특히 IMD10+항암화학요법 병용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종양 크기 감소가 관찰돼 그 효과가 유지됐다.
아이엠지티 손건호 전무는 "향후 국내 승인을 위한 확증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임상시험계획 승인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AI 기반 원스톱 진단검사 플랫폼
최소침습적 방식으로 의료현장에서 간단하고 빠르게 암 진단 검사 솔루션을 제공하는 노을도 대표과제에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AI 기반 차세대 암 진단 시스템은 염색 단계부터 이미징, AI 진단까지 전자동화한 전 세계 유일한 솔루션이다.
현재 암 진단에서 사용되는 조직생검(Biopsy)은 침습적이고, 절차가 복잡한 단점이 있다. 또 진단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한계도 있다. 반면 세침흡인 세포검사(FNA)는 최소침습적 방식으로 간단하고 신속한 검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노을 AI 기반 진단검사 플랫폼 'miLab™ CER' 제품 사진.
이러한 FNA 검사를 노을의 AI 기반 진단검사 플랫폼인 'miLab™ CER'과 함께 사용할 경우 검체의 염색부터 이미지 촬영, 의료 전문가의 판독을 보조하는 세포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이 제품은 최근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으로 상용화됐다.
노을 임찬양 대표는 "자궁경부암 뿐만 아니라 갑상선암, 유방암, 췌장암, 폐암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전 세계 10억명의 사람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하겠다"고 말했다.
◆ 안구 급속냉각마취로 시술시간 단축
안과급속냉각마취 기술로 미국 FDA De Novo(드 노보, 신의료기술)를 획득한 리센스메디컬도 선정됐다.
노인성 실명질환인 습성 황반변성이나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표준 치료는 안구에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직접 주사해 이를 억제한다.
대표적인 항-VEGF 치료제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나 '바비스모(파리시맙)'가 있지만, 이들 약물의 투약주기는 최대 16~20주로 1년에 2번 내지 3번은 안구 주사제를 맞아야 한다.
또 약품으로 안구 마취를 하더라도 실제 주사까지 10~15분이 소요돼 안구건조, 따가움 등 주사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리센스메디컬 급속냉각마취기' 오큐쿨(OcuCool)' 제품 사진.
리센스메디컬이 개발한 급속냉각마취 제품인 '오큐쿨(OcuCool)'은 시술 부위 접촉 10초 만으로 마취 효과가 발현된다. 즉, 안구에 약품을 주사하는 시술인 유리체내강 주사술(IVT) 시간을 1~2분으로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시술 대기를 획기적으로 단축시키기 때문에 빠른 회복을 보여 시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리센스메디컬 김건호 대표는 "오큐쿨 임상 연구에 참여한 유리체내강 주사술 참가자 중 80%는 기존 리도카인 등과 같은 마취제보다 급속냉각마취 방식을 선호했다"며 "오큐쿨의 드 노보 획득은 한국 의료기기 역사상 첫 미국 신의료기술 획득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 경도인지장애 개선 디지털치료기기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증상 개선 디지털치료기기(DTx)를 개발한 이모코그도 10대 대표과제에 이름을 올렸다.
이모코그는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치매 환자 관리·치료를 위한 DTx '코그테라(Cogthera)'를 개발해 2023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혁신의료기기 지정을 받았다. 현재는 식약처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 제품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고령이라는 점에 착안, 앱 실행만으로도 인지 훈련을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환자가 코그테라를 켜면 버튼 조작 없이 음성만으로 대화 기반 훈련이 가능하다.
또 환자 인지능력 상태에 따라서 자동으로 난이도가 조절돼 전문가 개입 없이도 개별 맞춤형 훈련이 제공된다.
코그테라의 경도인지장애 개선 효과는 실제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됐다. 코그테라의 인지 기능 개선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확증임상 결과 코그테라를 3개월간 사용한 환자군에서 치매평가척도-인지하위척도(ADAS-COG) 개선을 확인했다.
이러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회사는 최근 시리즈B 라운드에서 스톤브릿지벤처스, IBK기업은행, K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인비저닝파트너스 등 국내외 주요 투자기관으로부터 총 2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모코그 노유헌 대표는 "코그테라의 기본 언어값을 영어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언어 변환도 쉽게 할 수 있다"면서 "미국에선 FDA 허가를 위한 임상 승인을 받았다. 올해 6월 중 독일 정부의 디지털 헬스 시스템인 DiGA 등재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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