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은 걷기와 달리기 같은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하고, 상체 하중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관절이다.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도 문제지만, 보행 장애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퇴골두 골괴사로, 우리나라 고관절 질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고, 방치하면 관절 기능을 상실할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고령층은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도 매우 위험한데, 후유증이 크고 사망위험이 커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전영수 교수
<사진>와 함께 고관절 건강을 지키는 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고관절은 몸통과 다리의 연결부위인 사타구니에 위치한 엉덩이 관절을 말한다. 컵 모양으로 생긴 골반뼈의 비구부분과 넓적다리뼈의 윗부분인 대퇴골두가 만나 이뤄진 관절이다. 고관절에는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지만, 과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로 불리던 대퇴골두 골괴사가 가장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특이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이다.
대퇴골두 골괴사는 골반뼈와 맞닿아있는 넓적다리뼈의 가장 위쪽 부분인 대퇴골두의 뼈조직이 죽는 질환이다. 대퇴골두는 다른 부위에 비해 혈액순환 장애가 쉽게 발생하는 부위로,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면 뼈조직이 점차 죽어가게 된다. 병이 진행되면서 괴사 부위가 무너지게 되고 뼈가 골절된다. 말기에는 고관절 자체를 손상시켜 고관절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위험인자로는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과다 사용, 신장질환이나 루푸스 등과 같은 결체조직질환, 장기 이식, 통풍, 외상 등이 거론된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런 이유로 40~50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골 괴사가 시작되는 초기에는 다른 고관절 질환과 마찬가지로 통증이 거의 없어 방치하기 쉽다. 골 괴사가 진행돼서 골절이 발행하면 그때부터 통증도 시작된다. 통증은 주로 보행 시 사타구니 쪽에서 생기고, 고관절 주위 신경에 의해 무릎이나 허벅지 안쪽까지 나타날 수도 있다. 계단 오르기나 점프 등 고관절에 힘이 가는 동작에는 통증이 더 심해지고, 양반다리가 힘들어진다.
보존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나 골괴사의 범위가 넓고 환자의 통증이 심한 경우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이 고려된다. 전치환술은 망가진 고관절을 모두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병변이 있는 고관절 일부분을 제거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기구를 삽입해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없앤다. 최근에는 관절면을 마모에 강한 4세대 세라믹을 사용해 인공고관절의 수명이 20~30년 이상으로 연장됐다.
대퇴골두 골괴사의 예방은 원인 인자를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음주와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물이다. 실제 가능한 예방법은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것이 권장되며, 병으로 인해 약을 사용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테로이드를 고용량 또는 장기 투여한 경우 고관절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일주일에 소주 5~6병 이상, 10년 이상을 드시면 괴사의 발병률이 10배가량 증가할 수 있으므로 과음을 피하시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낙상으로 인한 고령층 고관절 골절은 빈도는 높지 않지만 평균 수명의 연장과 함께 꾸준히 그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회복하기가 어렵고 사망위험도 커서 매우 위험하다. 고령층에서 고관절 골절 발생하면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할 확률은 25%이며, 2년 내 사망률이 70%에 달한다. 골절도 문제지만 골절 때문에 거동이 힘들어지면서, 근력과 뼈 강도가 약해지며, 욕창, 패혈증, 폐렴 등 여러 합병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의 치료도 수술치료가 우선이다. 신속한 치료로 환자가 빨리 회복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해서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치료 목표다. 고관절 수술은 뼈를 붙이는 수술, 필요한 경우 인공관절 전치환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수술 시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층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철저한 사전 검사 및 다양한 진료과와의 협진으로 안전하게 수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관절 주위 골절을 피하는 법은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넘어져 뼈가 부러지지 않도록 낙상을 예방하고, 넘어지더라도 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평소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평소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고, 야외활동으로 비타민D의 생성을 촉진하는 햇볕을 자주 쬐어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뼈의 생성을 막는 술을 자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력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어두운 실내, 겨울철 빙판길은 낙상 발생의 매우 중요한 위험 요소이므로 이를 피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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