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센터' 신설, 참여주체화…전공의 수련 내실화 방안 쏟아져

11일 KHC 2025서 포럼4 '전공의 수련제도, 확 바꿀 수 있는가?' 개최
대한의학회 "전담기구 통해 교육과정 개발·평가…지도전문의 양성해야"
정부, 한국형 수련환경 평가기구(K-ACGME) 설립 추진 예고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4-12 05:57

(왼쪽부터)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박시내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찬규 대한의료정책학교 공보이사,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과장. 사진=김원정 기자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전공의 수련의 전문성과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가칭 '전공의 수련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센터는 전공의 교육뿐만 아니라 지도전문의 양성, 수련 프로그램 기획 및 평가 등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전담 기구로 운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11일 대한병원협회 주최 국제종합학술대회인 KHC(Korea Healthcare Congress) 2025에서 '전공의 수련제도, 확 바꿀 수 있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 참석한 연자 및 토론자들은 전공의 수련 내실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이번 토론의 첫 연자인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수련 내실화를 위한 전공의 수련 교육 개선'을 발제로 전공의 수련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일회성 위원회나 TF가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전담 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용범 수련교육이사는 "이른바 '전공의 수련센터'가 필요하다. 그동안 대한의학회 및 26개 전문학회 수련교육이사들이 수련교육 운영과 실행을 위해 본인의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왔다. 하지만 사안 발생 시 과제 수행 개념의 위원회와 TF 운영은 과제 종료 후 더 이상 기능하지 않기 때문에 연속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식과 경험의 축적 및 연계성이 부족하고 전문성 심화에 한계를 초래했다고 짚었다.

박용범 수련교육이사는 "교육 프로그램 기획과 수련 평가가 중요하지만 그동안에는 운영에 초점을 뒀다"며 "이제는 인재 양성을 위해 전문적·체계적·지속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평가를 전담하고 지도전문의 양성과 이들을 연수시킬 수 있는 기능들이 여기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연자인 박시내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전공의 수련의 질 향상을 위한 한국형 지도전문의 제도 제안'을 발제로 한국의 현실에 맞는 '지도전문의 제도'를 정립하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 총괄 기구를 통해 전공의 수련교육의 질을 종합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전공의 수련교육 프로그램 표준화와 온라인 수련교육 및 평가체계 피드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공의의 평가접근성을 높여 본인의 역량을 검증하고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도전문의가 충분한 시간을 전공의 교육과 평가 등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수련병원 지도전문의 수련 교육 국가 수당 및 수련병원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KHC 2025에서 '전공의 수련제도, 확 바꿀 수 있는가?'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4 토론자 전경. 사진=김원정 기자
뒤이어 패널토론자로 나선 대한의료정책학교 김찬규 공보처장(사직전공의)는 전공의 수련이 진정한 전문가 양성을 위한 내실 있는 과정이 되기 위해 제도와 환경이 현실적으로 뒷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 전공의의 참여와 목소리가 반영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전했다.

김찬규 공보처장은 "전공의들이 바라는 것은 내실 있는 수련을 통해 전문가가 되는 것이지, 평안한 수련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전공의협의회에서 발표한 전공의 실태조사 설문조사를 봐도 전공의들이 바라는 것은 내실 있는 수련과 전문성, 역량 달성이다. 이에 소위 잡일이라고 하는 비합리적인 일들이 개선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공의 수련제도 개편을 위해 3가지를 제안했다. 김찬규 공보처장은 "수련병원의 의무고지제도가 필요하다.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오면 전공의, 혹은 학생 의사가 진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의무 고지제도를 법제화함으로써 수련의가 참여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소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최근 발의한 전공의법 개정안에 포함된 '수련병원 의무 고지제'가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앞서 주제 발표를 통해 제안된 '통합적인 전공의 수련센터 설립'에 공감을 표하면서 교수뿐만 아니라 전공의들도 지도 교수를 평가하는 시스템의 필요하다는 점도 의견으로 내놨다.

김찬규 공보처장은 "전공의들도 지도 교수를 평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이것은 통합적인 전공의 수련센터가 전제가 될 때 가능하다. 이것이 필요한 이유는 병원마다 수련, 지도 교수 수, 환자군 등이 다르다. 그런 환경에서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제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완벽한 제도와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한 번에 제시하는 게 아니라 전공의가 참여해서 지도 교수에 대해 평가함으로써 조금 더 정반합을 이뤄갈 수 있는 형태의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수련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공의가 수동적인 교육 수혜자가 아닌 수련의 질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보호 장치와 참여형 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과장은 정부 차원에서도 전공의 수련의 내실화와 질적 개선을 위해 체계적이고 독립적인 수련환경 평가기구(K-ACGME) 신설을 적극 추진할 의지를 표명했다.

방영식 과장은 "정부가 의료개혁 실행방안에서 한국형 수련 평가기구인 ‘K-ACGME’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인 모습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련환경 평가기구에 최소한의 요건으로 전문성을 갖춘 평가도 연계돼야 할 것이고 병원, 정부, 지역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권한, 그에 따른 역량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해내는 책임성 있는 요건 등 구체적인 한국형 수련환경 평가기구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후속 논의를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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