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그래서 대부분 전이가 되거나, 종양이 커져 주변 장기를 압박하는 상태에서 진단을 받는다.
이처럼 조기 발견이 어려운 신장암은 '치료적 미충족 수요'도 높았다.
신장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률이 낮다. 다행히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신장암은 치료적 발전을 이뤘으나, 결국 '내성'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난 2021년 9월, 국내에는 신장암 치료에 있어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중등도 혹은 고위험 진행성 신장암 치료'에 오노약품공업과 BMS의 '옵디보(니볼루맙)+여보이(이필리무맙)'가 급여가 됐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의 급여로 국내에서는 '전이'와 '재발'이 잦은 신장암 환자도 '장기 생존'의 기회를 갖게 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메디파나뉴스는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
<사진>를 만나, 옵디보-여보이 병용의 1차 치료 급여 적용 이후 생겨난 변화에 대해 들어봤다.
◆ '생존기간' 연장에 큰 갈증 있었던 '신장암'
'신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암이다.
실제로 신장암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신세포암'은 옆구리 통증, 혈뇨, 복부 종괴가 대표 증상이다. 그렇지만 전체 환자에서 세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10~15%에 불과하다.
만약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진행성 또는 전이성 단계에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이 단계에서는 5년 생존율이 11.1%에 그친다.
더군다나 신장암은 다른 암종과 달리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에도 반응률이 낮다. 그래서 신장암은 표적치료제가 주로 사용돼 왔다.
신장암에는 수니티닙, 파조파닙, 소라페닙, 베바시주맙 등 다양한 치료제가 도입돼 있다. 그러나 1차적으로 선택하는 이들 표적치료제에도 한계는 있었다. 평균 6~12개월 만에 발생하는 '내성' 문제였다.
1차 치료에 불응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음 치료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맞는 새로운 약물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겨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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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장암은 증상이 없어 진단 당시 전이성 또는 진행성 단계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기 발견이 그만큼 어려운 암인가?
박인근 교수 = 그렇다. 신장은 신체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종양 사이즈가 작을 때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질환 여부를 조기에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옆구리 통증이나 혈뇨 등의 증상이 나타나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이미 종양이 약 8~10cm로 커져 복부에서 덩어리가 만져질 정도다. 혹은 신장 외에 다른 장기로 전이된 3기 이상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증상 환자 중에서는 건강 검진 중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다가 신장암을 운 좋게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종양 사이즈가 매우 작아 물혹과 구분하기 어렵다. 이에 조기 진단이 더욱 까다로운 암이다.
Q. 신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인 신장암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박인근 교수 = 신장암 특성상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이에 다른 암종과 초기 치료 방법부터 다르다.
신장암은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 대신 전이가 없는 경우에는 수술로 절제를 하고, 전이성인 경우에는 혈관신생 억제제 계열의 표적치료제를 주로 사용한다.
그런데 2015년부터 옵디보, 여보이 등 면역항암제가 신장암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 면역항암제를 신장암 1차 치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우선 권고하고 있다.
Q. 면역항암제가 등장하기 전 지난 10여 년간 신장암 표준 치료는 표적치료제였다. 그동안 신장암 치료에서의 미충족 수요는 무엇이었나?
박인근 교수 = 면역항암제가 신장암 치료에 도입되기 이전까지 일반적으로 수니티닙(수텐), 파조파닙(보트리엔트), 엑시티닙(인라이타), 카보잔티닙(카보메틱스) 등 혈관신생 억제제 계열의 표적치료제들을 사용했다.
이들로 인해 신장암 치료는 많은 발전을 이뤘으나, 효과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이 컸다.
표적 치료를 진행해도 고위험군 환자의 생존기간이 약 7~8개월에 불과했으며, 중등도 환자에서도 생존기간은 2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카플란 마이어 생존 곡선을 보더라도 면역항암제의 경우 초반에는 생존율이 감소하다가 일정 시점 이후에는 평평하게 유지되는 형태를 보인다.
반면 표적치료제는 생존율 감소세가 계속된다. 즉, 표적 치료를 받은 환자 중 치료 반응이 오래 유지된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표적치료제의 독성 문제도 크다. 대표적으로 혈관신생 억제제의 경우 설사, 구내염 외에도 손발 피부가 벗겨져 심한 통증을 야기한다. 따라서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또 한 가지의 문제는 바로 표적 치료 특성상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내성이다. 내성 발생 없이 장기간 표적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있지만 표적치료제로 인한 부작용까지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등장하기 전 인터루킨이나 인터페론 계열의 면역 치료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극소수의 환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효과가 미흡하게 나타났다.
◆ '옵디보-여보이', '장기생존'의 기회 제공
오노약품공업과 BMS의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투명세포암(Clear Cell Carcinoma)으로 IMDC(International 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Database Consortium) 위험도 중등도 또는 고위험군인 진행성 신장암 환자에게 급여로 처방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신장암 1차 표준 치료는 금세 흐름이 바뀌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신장암을 치료하는 의사들은 '생존기간 연장'에 갈망이 컸다.
다양한 신장암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환자의 삶의 질', '무진행 생존기간' 등이 치료 척도로 제시되고 있으나, 결국 생존기간 연장이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가 된다.
지난해부터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국내에서 급여로 사용되면서, 신장암 1차 치료 성적이 향상될 것이란 시각이 전반적이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중등도 및 고위험군(Intermediate/Poor Risk)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 CheckMate-214 연구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표적치료제인 수니티닙보다 우수한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과 전체 반응률(ORR, Overall Response Rate)을 입증했다.
해당 임상의 계획적 중간 분석에서 옵디보와 저용량 여보이 병용요법은 뛰어난 OS 개선 효과로 연구가 조기 종료된 바 있다.
또한 5년 장기 추적 관찰 연구에서도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효과는 일관되게 지속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장기 지속 효과는 국제 전이성 신세포암 데이터베이스 컨소시엄(IMDC) 예후 인자에 따라 중간 및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군과 전체 환자군(ITT, 전체 무작위 배정) 모두에서 나타났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5년 간 장기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옵디보-여보이 병용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47개월로, 수니티닙 단독요법군의 26.6개월보다 20.4개월 유의하게 연장됐다.
특히 옵디보-여보이 병용 치료군의 전체 반응률(ORR)은 42%였다. 이 중 완전관해(CR, Complete Responses)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무려 11%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표적치료제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매우 고무적인 수치다. 수니티닙 단독요법군의 전체 반응률은 27%로, 완전관해를 달성한 비율은 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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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신장암 1차 치료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급여 기준은 IMDC 위험도가 중등도 또는 고위험군인 진행성 신장암 환자가 대상이다. 신장암 환자에서 위험도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박인근 교수 = 우선 신장암 환자의 위험도 판단은 IMDC(International Metastatic Renal Cell Carcinoma Database Consortium) 기준에 맞춰 혈액 검사 결과, 환자의 활동 수준, 진단부터 치료까지의 소요 시간 등 여러 위험 인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 결과에 따라 저위험군, 중등도,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CheckMate-214 임상연구는 중등도 또는 고위험군 신장암 환자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계획됐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의 표적치료제인 수니티닙 단독요법보다 전체 생존기간(OS) 및 전체 반응률(ORR)을 포함, 주요 평가변수를 모두 유의하게 개선시켰다.
다만 탐색적으로 평가됐던 저위험군 환자에서는 수니티닙의 치료 효과가 높은 편이었다.
Q. 지난해 9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중등도 또는 고위험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 대상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았다. 급여 이후 실제 처방 경험에 대해 공유한다면?
박인근 교수 = 많은 신장암 환자들과 의료진들이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급여 적용만을 기다렸다.
작년 9월 이후부터 실제 진료 현장에서 처방이 늘어나고 있으며, 사실상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신장암 1차 치료의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잡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신장암 진단 당시에 심한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종양 크기가 크고 뼈 전이가 심해 마약성 진통제까지 처방해야 했던 환자가 있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으로 단 1차례 치료를 받은 후 2차 투여를 받으러 내원했을 때, 엑스레이에서 골 전이가 작아 보이지 않을 만큼 상태가 빠른 속도로 호전됐다. 지금은 통증이 없어 진통제도 스스로 끊을 만큼 상당히 좋아졌다.
또 다른 사례로는 다발성 폐 전이로 암이 마치 눈송이처럼 퍼져있어 숨을 쉬기가 힘들던 환자가 있다. 그는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치료를 받은 후 폐 전이병변이 거의 없어졌다.
환자마다 옵디보-여보이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르겠지만, 반응이 좋은 환자에게는 효과가 놀라울 정도로 신속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Q.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CheckMate-214 임상시험에서 기존 표적치료제보다 높은 효과를 보였다. 이는 5년 장기 추적 결과에서도 유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특장점은 무엇인가?
박인근 교수 =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표준 치료보다 효과는 뛰어나면서 부작용은 적어 장기 치료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5년 장기 추적 결과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47개월이었다. 수니티닙 단독요법군의 26.6개월보다 월등히 길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치료군에서 완전관해(CR) 달성 환자 비율도 무려 11%나 된다. 수니티닙군은 2% 뿐이다.
부작용 측면에서도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기존 표적치료제보다 부담이 적다. 표적치료제의 경우 치료 반응 여부와 무관하게 부작용을 피해갈 수 없어 장기간 투여하는데 부담이 컸다.
면역항암제도 부작용이 존재하지만, 실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많은 환자들이 초기 적응 단계를 지나면 큰 부작용 경험 없이 치료와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병행한다.
더욱이 작년 9월부터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신장암 1차 치료에 급여가 돼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5년 동안 일관되게 확인된 높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옵디보-여보이 급여 적용 기간은 최대 2년으로 한정돼 있다. 치료 중단이 우려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Q.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급여 적용 이후 국내 신장암 약물 치료 전략이 어떻게 변화했는가?
박인근 교수 =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국내에서 급여가 되기 전부터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및 유럽종양학회(ESMO)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우선 권고됐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새로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작년부터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급여가 돼, 뒤늦게나마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중등도 또는 고위험군 신장암의 1차 치료 전략은 표적치료제 단독요법에서 여러 약제 간 병용요법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 외에도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를 조합하는 등 여러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제외한 다른 병용요법은 급여가 되고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사용이 어렵다.
다른 병용요법과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임상데이터를 단순 비교해 우위를 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비교적 독성이 적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Q. 앞으로 국내 신장암 치료 환경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
박인근 교수 =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급여 적용 이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현재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급여 적용 기간이 제한돼 있어 환자들이 2년 후에는 다시 비급여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급여 적용 취지가 무색하게 치료 중단까지 일어날 수도 있다.
신장암 환자들이 치료 중단을 겪지 않고 안심하고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급여 적용 기간 확대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신장암 치료에 있어 다학제 진료가 활성화돼 각 환자에게 적합한 최선의 치료 방침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아직까지 국내에 남아있는 임상시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을 개선해야 한다. 신약 연구개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옵디보, 여보이와 같은 혁신적 신약이 신장암 영역에서 많이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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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2024.12.15 04:25:04
혈액검사로 신장암 분석을 하고 치료.처방계획을 세울 수 있다면 조직검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면 ...바로 처방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조직검사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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