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결정이 아직 일단락되지 않고 있다. 전국 의과대생 1만3000여 명이 제기한 의대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인용 결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서울고등법원이 이번에는 지난 16일 판결과 달리 의대교수와 의대생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20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김종일 교수 외 2만742명은 지난 16일 고법 결정문 '공공의 복리를 저하시킬 우려'에 대해 반박하는 이유를 밝힌 고찰보고서와 탄원서를 현재 고법에 계류 중인 충북대생을 포함한 전국 의대 재학생 1만3000명이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처분 가처분 신청 3건의 재판부 판사에게 제출했다.
같은날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재판부 판결 전까지 '2025학년도 의대입시 모집요강' 발표 연기 등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0일 오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서관 앞에서 '전의교협 기자회견 및 탄원서 접수' 관련 기자회견에서 오세옥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은 "지난 16일 고등법원에서 부산의대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서 판결이 있었고, 이번에는 전국 의과대학생 관현 소송이다"라며 앞으로 진행될 소송 판결에 대한 무게감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6일 고등법원에서 발표한 판결문 중 공공복리 파트에 대해서는 "재판부에서 상당한 오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오류에 대해서 보고서를 작성했고 오늘 보고서와 함께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탄원서를 보면, "지난 16일 행정7부 항고심에서는 2024루 1184 집행정지 결정문에서 공공복리의 영향을 근거로 집행정지가 인용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의대 정원에서 50% 또는 66%를 한 번에 늘리는 급격한 증원은 현재 및 가까운 미래의 교육여건으로는 의대 재학생들에 미치는 손해가 매우 크다. 반면, 의대 정원 증원이 없다 해도, 정부의 필수의료 및 지방의료의 개선을 위한 의료개혁을 제대로 추진한다면 공공의 복리를 저하시킬 우려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종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장(전의교협 부회장)은 앞으로 재판부에서 결정이 내려질 3개의 가처분 신청이 지난 16일 결정이 내려진 가처분 신청과 다른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종일 교수는 "첫 번째는 지난주 신청건의 원고는 부산대 의대 재학생 4명밖에 없었지만 이번 사건은 의대 재학생 1만 3천 명이 원고로 한 재판이다. 두 번째는 지난번에 기각되긴 했지만 판사가 공공복리에 대한 해석이 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의대 정원 증원이 필수의료나 지역의료와 관련된 공공복리를 위한 기초 또는 전제조건이라는 주장이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의교협 성명서를 통해 발표한 3가지 요청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종일 교수는 "사법부에 요청한다. 교육부에서 모집요강을 5월 30일에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5월 29일까지 재판부가 판결을 내리면 그 발표를 중단할 수 있다. 그래서 사법부에 이미 자료는 다 제출했으니 5월 29일 이전까지 결정을 내려주길 부탁했다. 두 번째는 전국 32개 대학과 교육부에서 재판부 결정 전까지 2025학년도 대입 정원 모집 공고를 중지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 번째는 입학 정원이 발표되려면 각 대학은 학칙 개정 등의 절차를 구체화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각 대학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면서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앞으로의 법원 판결이 정부 손을 들어준다고 해도 의대정원모집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김종일 교수는 "대학 입학 정원 발표는 학칙 개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학칙 개정에는 학부마다 다르지만 평의원회 같은 인사 절차를 거친다. 앞서 부산대학 등 일부 대학은 이미 부결된 바 있다"며 "학칙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표되는 입학 정원 발표는 무효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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