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 성공과 신약 개발 초석을 다지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본부장(사장)은 4일 '2024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BC)' 연사로 참석해 "과거의 성공 경험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운다고 생각한다면, 이건 큰 착각이고 오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같이 발표한 이유는 지난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을 이끈 반도체,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제조업 기반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이 서로 다른 요인에 기반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손 사장은 예측이 쉽지 않다는 걸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았다. 그는 "배, 자동차, 철강을 만드는 작업은 엄청나게 큰 규모 때문에 하이 리스크(High Risk)인 것"이라며 "설계도를 잘 그려서 계획대로 실행한다면 리스크 자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제약바이오를 다루는 국내 기업이 다양한 규모를 가졌다고는 하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eturn) 비즈니스에 익숙하지 않다"면서 "특허와 혁신에 기반한 산업이라는 게 기존 대규모 플랫폼 비즈니스와 큰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언급하며, 제약바이오 산업과 제조업 기반 산업 간 차이를 부연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오픈 이노베이션 영역에서 산업 성장 전략은 원가 구조가 아니라 가치 창출 여부에 달려 있다.
손 사장은 "과거에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건 대부분 원가 경쟁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제조업체가 다른 기업에 비해 저렴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제약바이오 산업은 가치를 만드는 게 성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손 사장은 "종종 다시 돌아가서 길을 두 번 밟아야 되고, 특허 기간 내 해결하지 못하면 개발을 포기해야 되는 굉장히 길고도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바이오 산업이 이같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연구개발 영역에서 다른 산업보다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빅파마 파이프라인 도입 통계는 그가 오픈 이노베이션을 언급한 이유를 설명한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가 외부에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게 1990년대 기준으로 전체 파이프라인 3분의 1에서 최근엔 전체 파이프라인 70%를 상회할 정도로 증가한 상황이다.
손 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컨셉은 내가 원하는 걸 가진 것에서 해결할 수 없고, 또 내가 원하는 게 엉뚱한 타겟을 맞출 수 있으니, 서로 갖고 있는 것들을 사고팔거나 합종연횡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는 컨셉"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위한 투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 업체가 신약을 개발하는 초기에 필요한 엔젤 투자, 벤처 캐피탈 등을 비롯해 사모펀드(PEF),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투자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손 사장은 "비가 없으면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가 사막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꾸준한 투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에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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