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유한양행 자회사 유한화학이 모회사 원료의약품(API) 공급을 돕고 있다. 유한화학은 매출 성장세를 확인하며, 생산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20일 유한양행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미국 제약업체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 생산에 쓰이는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같은 날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지난 19일 최초 고시 환율 기준 8089만달러(약 1077억원)로, 지난해 유한양행 연결 기준 매출액 1조8590억원 대비 약 5.79%다. 계약기간은 유한양행이 주문서를 접수한 20일부터 내년 9월 30일까지다.
이번 계약 체결 배경엔 원료의약품 개발 및 제조 전문업체 '유한화학'이 있다. 해당 업체는 유한양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유한양행 매출에서 한 축을 담당하는 해외 사업 부문을 뒷받침하는 중이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유한화학은 항생제를 비롯해 C형 간염 치료제 등 API를 생산해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일 유한양행이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맺은 계약을 통해 공급할 HIV 치료제도 생산할 예정이다.
유한화학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고객사에서 저희한테 직접 요청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한 유한양행이 유한화학에 의뢰하는 방식으로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구조는 유한화학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디파나뉴스가 유한양행 공시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 회사 매출은 2020년을 기점으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유한화학 지난 1·2분기 누적 매출은 11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다. 지난해와 2022년 이 회사 매출은 1690억원, 1495억원으로 2022년·2021년 대비 13.1%, 8.2% 늘었다.
유한화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HIV 치료제 공급 물량 확대로 매출이 증가한 걸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에 원료의약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 계약 규모가 커지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기업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유한화학 매출을 202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가량 늘어난 수치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 달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HIV 예방약 '레나카파비르'를 연 내 허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부터 유한화학 매출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유한화학은 원료의약품 공급 물량 증가에 대비한 투자도 진행 중이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십여 년 전부터 최근까지 제조 설비를 비롯한 인프라 구축에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투입했다.
일례로 유한화학은 최근 공시한 보고서에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지난해 878억원을 지출했다고 기재하며,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화성공장에 HB동을 신축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연간 14만4000L 규모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
이 회사는 이에 대해 연간 84만3000L를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연속생산(CM)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시설 마련 등 원료의약품 생산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최근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원료의약품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는 이게 끝이 아니다.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유한화학은 공장에 올해 77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1·2분기에 264억원을 지출했으며, 하반기에 506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공시 자료에 명시했다.
유한화학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HB동을 지어서 1, 2구역으로 구분하면, 지난해는 공장을 신축하고 1구역까지 작업을 완료했다"면서 "올해는 2구역에 의약품 생산 시 필요한 기계를 설치하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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