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 다투는 뇌졸중서 AI 진단 도움…적정보상 필요"

[인터뷰] 휴런 이아름 CMO(순천향대 부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뇌졸중·퇴행성 뇌질환서 AI 솔루션 더 발전시키고자 합류 
의료 AI, 의사 업무 개선·환자 의료비용 감소 측면서도 유리 
실제 임상현장 쓰이는 AI 개발 위한 역할 할 것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11-29 05:56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상의학과 이아름 교수.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익숙한 진료실과 연구실 풍경을 잠시 제쳐두고 기업으로 향한 의사가 있다. 주인공은 이아름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그는 지난 1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휴런 최고의학책임자(CMO, 상무이사)로 합류했다. 

전공의 공백에 따른 당직 일수가 그의 병원 근무 시프트를 꽉 채워갔던 시간에도 주 1회씩 휴런에 출근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면 관련 의료 AI 솔루션이 한 층 더 도약할 수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다.  

마침 이 교수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에서 '휴런 스트로케어 스위트(Heuron StroCare Suite)' 제품군을 사용 중이었다. 이 제품군은 골든타임이 생명인 뇌경색이나 뇌졸중 등 뇌질환 환자를 빠르게 분석하는 AI 기반 응급 뇌졸중 선별 솔루션이다.   

구체적으로는 ▲뇌출혈 의심환자를 자동 분류하는 '휴런ICH(Heuron ICH)' ▲응급 대뇌혈관 폐색 의심환자를 자동 분류하는 '휴런ELVO(Heuron ELVO)' ▲뇌경색 중증도를 자동 산출하는 '휴런ASPECTS(Heuron ASPECTS)' 등 3가지 소프트웨어로 나뉜다. 

가장 큰 특징은 혈관 조영 검사 없이 비조영 CT 영상만으로도 3분 내로 뇌졸중 자동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 판독이 시급한 환자의 치료 개시 시간을 단축시켜 뇌졸중 환자 예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영상의학과 인력이 굉장히 부족한 상황에서 AI 솔루션을 이용해 빠르게 환자를 진단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큰 강점"이라며 "특히 뇌졸중 같이 촌각을 다투는 시간 단축이 매우 중요한 질환 같은 경우 AI 솔루션이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수가로 AI 사장되지 않았으면…

실제 휴런 뇌졸중 선별 솔루션은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해당 솔루션은 올해 3월 보건복지부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평가 고시를 통해 혁신의료기술로 지정, 2024년 6월 1일부터 2년간 비급여로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AI 뇌졸중 선별 솔루션이 더욱 보편화되면 환자 입원비용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뇌경색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 뇌출혈은 출혈 발생 후 3~4시간 내 응급치료를 받아야 합병증과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AI 솔루션에 대한 적절한 보상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뇌졸중 선별 솔루션의 정식 비급여 수가는 약 1만8000원대기 때문이다. 임시 비급여 수가인 5만4300원보다 3분의 1가량 낮은 셈이다.

"영상의학과 의사들의 가치보다는 AI 솔루션의 가치가 더 높을 수는 없다라는 명제 하에 이렇게 결정을 하셨을 거라 생각해요. 충분히 존중할 만한 의견이라 생각을 하지만, AI 솔루션의 가치는 의사들의 워크플로우를 더욱 개선하고 있습니다. 실제 AI가 단축해주는 시간 동안 의사들은 더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고요."

"그런 점에서 AI 솔루션이 낮은 수가로 인해 시장에서 사장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이런 의사들의 마음을 더 헤아려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희 역시도 가치 입증을 위해 AI 소프트웨어가 환자 의료비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곧 학술지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AI가 퇴행성 뇌질환서도 의사 결정 도움 

아울러 이 교수는 '휴런 에이징케어 스위트(Heuron AgingCare Suite)'를 이용한 퇴행성 뇌 질환 연구도 진행 중이라 했다. AI를 통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조기 진단 연구다.

실제 휴런 에이징케어 스위트는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 솔루션과 파킨슨병 조기 진단 솔루션으로 구성된다.

알츠하이머병 솔루션에는 대표적으로 3D MRI를 통해 뇌 세부 영역 구조를 정밀 분석, 동 연령 대비 뇌 위축 정도를 파악하는 ‘휴런AD(Heuron AD)’가 있다. 휴런AD는 뇌를 98개 영역으로 자동 분할한 뒤 각 영역의 위축도를 정량 분석한다.

또 MRI만으로 흑질 내 나이그로좀 영역을 가시화하고,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 여부를 자동 판단해 정량화하는 세계 최초 MRI 기반 파킨슨병 진단 솔루션인 '휴런IPD(Heuron IPD)'와 '휴런NI(HeuronNI)'도 있다. 

이들 솔루션은 파킨슨병의 주요 바이오마커인 나이그로좀 영역 변화를 자동 판독해 신경두경부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단을 돕는다. 

이 교수는 "휴런IPD의 경우 민감도 94%와 특이도 92%로 굉장히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며 "휴런IPD는 MRI 기반 솔루션이기 때문에 기존 PET-CT 검사를 보완하는 새로운 검사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환자 진단 비용이나 방사능 노출, 검사 시간까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에서 특이도를 올리는 게 향후 과제라 했다.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이란 파킨슨 증상을 보이면서 파킨슨병과 구별되는 추가 증상까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그는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은 PET CT에서도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만약 휴런IPD가 비정형 파킨슨증후군을 잘 구별할 수만 있다면, 임상의 입장에선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환자 위해 모두 윈-윈하는 솔루션 개발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임과 동시에 기업에서도 일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양 분야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 했다. 이를 테면 AI 솔루션에 대한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거부감은 줄이면서도 현장 니즈는 충분히 반영하는 솔루션 개발이다. 

더 나은 환자 치료를 위해 서로가 각자 영역에서 고군분투하는 만큼, 모두가 윈-윈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AI 솔루션의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현실 임상현장에서 구동이 가능해야 돼요. 말처럼만은 쉽지 않은 게 각 병원마다 환경이 다 다르거든요. 의료진과 기업이 서로 소통해야 하는 이유도 이런 부분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만들어진 것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각자 환자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좋은 마음들이 모여 (AI 솔루션을) 만들어 낸 거잖아요. 안 그래도 요즘 모두들 정신없이 바쁘고 힘든 상황인데 서로 더 잘 도와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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