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프리베나13'으로 대표되던 국내 폐렴구균(PCV) 백신 시장에 올해 큰 판도 변화가 있었다.
한국MSD 15가 백신인 '박스뉴반스'가 올해 초 국내 출시된 데 이어 한국화이자 20가 백신인 '프리베나20'도 10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승인을 받으면서다. 이에 내년부턴 15가, 20가 백신 간 시장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출시하자마자 치고 나간 박스뉴반스
포문을 연건 MSD 15가 백신 박스뉴반스다. 지난해 10월 품목허가를 받은 박스뉴반스는 올해 초부터 국내 정식 공급됐다.
박스뉴반스는 기존 예방 백신인 13개 혈청형에 최근 전세계 주요 폐렴구균 질환을 유발하는 혈청형으로 지목되는 '22F'와 '33F' 두 가지 혈청형을 추가한 15가 백신이다.
박스뉴반스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혈청형에서 충분한 면역원성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특히 혈청형 3에서 프리베나13 대비 우수한 면역원성을 입증했다. 혈청형 3은 침습성 폐렴구균감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획득 세균성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주요한 혈청형이다.
또 혈청형 3은 국내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실제 전체 폐렴구균 감염 중 13.8%, 기존 백신(PCV13) 혈청형 중에서는 43%를 차지한다.
이에 대한간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는 지난 5월 2024년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간하면서 프리베나13보다 박스뉴반스를 우선적으로 권고했다.
그 이유로 박스뉴반스는 프리베나13과 공유하는 혈청형 13가에서 비열등성을, 혈청형 3, 22F, 33F에 대해선 우월한 면역원성을 보였다고 제시했다.
사실상 프리베나13에 판정승을 거두면서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도 빠르게 도입됐다.
질병관리청은 2023년 제9차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박스뉴반스를 올해 4월부터 어린이 NIP에 도입했다. 허가부터 NIP 도입까지 걸린 기간은 단 6개월이다.
◆ 프리베나20, 가장 넓은 혈청형 커버리지
폐렴구균 백신 시장 판도에 다시 변화를 예고한 건 한국화이자다. 미국과 유럽연합, 캐나다 등에서 사용 중인 프리베나20의 국내 승인을 획득하면서다.
프리베나20은 기존 13가 단백접합백신에 7가지 혈청형(혈청형 8, 10A, 11A, 12F, 15B, 22F, 33F)을 추가한 백신이다. 국내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 중 가장 넓은 혈청형 커버리지를 자랑한다.
이에 기존 PCV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실제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 사이 발생한 국내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사례에서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건수는 전체(57균주) 중 89.5%(51례)를 차지했다.
그중 가장 빈번하게 확인된 혈청형은 10A(20건), 15B(6건), 19F(5건), 19A(3건), 11A(2건)으로 모두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이다.
2018년 1월에서 2021년 7월 사이 발생한 성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수집된 혈청형(116균주) 분석 결과에서도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은 53%(62례)를 차지했다.
즉, 기존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non-PCV13) 혈청형에 기인한 질병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 접종 가이드라인·소아 NIP 포함 등이 변수
국내 폐렴구균 예방 백신 시장 쟁탈전은 프리베나20이 출시되는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시장 판도를 가를 큰 변수로는 폐렴구균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 개정과 프리베나20의 소아 NIP 포함 시기다.
대한간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회는 지난 5월 박스뉴반스 출시에 따라 2024년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한 차례 개정한 바 있다. 하지만 프리베나20이 국내 승인되면서 한 차례 더 가이드라인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향후 나올 가이드라인에서 15가 백신과 20가 백신을 어떻게 포지셔닝 하느냐에 따라 임상현장에서 수요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도 동등할 수도 있다.
다른 한 가지는 프리베나20의 소아 NIP 포함 시기다. NIP는 감염병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예방접종을 가까운 지정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일괄 구매하는 방식인 만큼, 안정적인 매출원 확보가 가능하다. 앞서 박스뉴반스는 국내 허가 6개월 만에 소아 NIP가 도입됐다.
이에 화이자로선 프리베나20을 얼마나 빨리 소아 NIP에 도입 시키느냐가 향후 점유율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15가, 20가 백신 등장에 프리베나13은 점차 시장 지위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베나13은 2010년 국내 출시된 이래 14년간 폐렴구균 백신 시장을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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