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5년새 급증…채산성·원료 등 문제

지난해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285건…전년 대비 23.4% 증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늘어…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배가량 확대
채산성 악화, 원료 수급 불안…제약업계 의약품 공급 중단으로 나타나
환자 치료에 필요한 퇴장방지의약품 공급 중단도 연초부터 이어져
생산 능력 부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의약품 공급 부족 발생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5-01-02 11:59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보고가 증가하는 흐름이다. 국내외 제약업체는 채산성 악화, 원료 수급 불안, 생산 능력(Capacity) 부족 등 사유를 설명하며, 의약품 공급 중단이나 부족 상황을 알리고 있다.

2일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업계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285건(공급중단 178건, 공급부족 107건)을 식약처에 보고했다. 이는 전년 231건(공급 중단 145건, 공급 부족 86건) 대비 23.4%(54건) 늘어난 규모다.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건수 증가는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다. 메디파나뉴스가 식약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건수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로 환산하면, 매년 21.9%가량 늘어난 셈이다. 2020년과 2022년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건수는 각각 157건, 229건으로, 전년 106건, 180건과 비교해 51건(48.1%), 49건(2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과 지난해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현황 비교 시, 국내외 제약업체가 식약처에 보고한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 건수는 5년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의약품 공급 중단과 공급 부족으로 나누면, 의약품 공급 중단 건수는 2019년 75건에서 지난해 178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약품 공급 부족은 3배 이상 늘었다.
국내외 제약업계가 이같이 의약품 공급 중단·부족을 보고한 사유는 다양하다. 채산성 악화, 주성분 원료 수급 불안정은 의약품 공급 중단 상황을 발생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JW중외제약은 악성림프종, 다발성골수종, 균상식육증 등 치료에 쓰이는 '알키록산정(시클로포스파미드정)' 공급 중단을 식약처에 보고했다. 공급 중단 사유는 위탁제조처 수익성 악화다.

JW중외제약은 신규 위탁제조처를 수배했으나 생산 가능한 업체가 없다며, 거래처에 공급 중단 안내 공문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의약품 공급 중단 날짜는 내달 11일이다.

알키록산정 공급 중단은 퇴장방지의약품(이하 퇴방약)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다는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퇴방약은 환자 치료에 필요하지만 경제성이 없어 제약업체가 생산이나 수입을 기피하는 의약품이다.

퇴방약 공급 중단은 지난해 1월부터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연초에 수익성 저하를 사유로 식약처에 '리팜핀캡슐300mg(리팜피신)', '리팜핀캡슐150mg' 공급 중단을 보고한 바 있다.
 
의약품 수급 불안정 이슈를 다룬 국정감사 기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하나제약은 주원료 수급이 어렵다며 골다공증, 고칼슘혈증 등 치료에 사용하는 퇴방약 '엘카닌주20IU(엘카토닌)', '엘카닌주' 공급을 중단한다고 식약처에 알렸다.

생산 능력 부족도 제약업계가 의약품 공급 부족을 알리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일동제약은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등 치료제 '세노바액(세티리진염산염)' 공급 부족을 예상하며, 위탁처 생산 능력 부족에 따른 품절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의약품 공급 부족 원인이 여러개인 경우도 있다. 지난달 한국얀센은 생산량 제약, 수요 증가 등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발생했다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 쓰이는 '콘서타OROS서방정54mg(메틸페니데이트염산염)' 일시적 공급 부족을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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