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병 쏠림 막으려면‥"의료기관 기능 제대로 구분해야"

'의료전달체계' 재정비 목적으로 한 다양한 정책‥문제 해결 못하고 있어
병원, 병상·인력 등 의료자원 규모 고려해 기능에 차이 인정
종합병원, 질병 구성이나 진료 분야에 따라 주요 기능과 역할 규정
상급종합병원, 최중증 진료 제공하므로 수가 수준 인상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2-05 11:55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은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로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재정비를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이 시행됐으나, 상급종합병원 집중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의료기관의 기능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료전달체계는 환자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적합한 시기와 기관에서 받을 수 있도록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제도 도입 이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집중화와 의료기관 간 기능 중복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 의료기관 간 진료 의뢰 및 회송 시범사업 도입, 상급·종합·전문병원의 기능 평가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의료전달체계의 실질적인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전달체계 관점에서 지불제도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공급체계를 확립하려면 의료기관 기능의 구체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됐다.

기존의 의료전달체계 강화 정책은 상급종합병원과 의원 중심의 기능 강화를 중점적으로 다뤘으나, 지역의료 강화 측면에서는 병원과 종합병원의 역할과 기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행 의료기관 종류별 표준업무규정에서는 병원과 종합병원의 주요 기능을 입원 진료와 수술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심평원 연구팀은 병원의 경우 병상과 인력 등 의료자원의 규모를 고려해 기능에 차이를 두고, 지역의 의료자원 수준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의 소규모 병원은 만성질환자 대상의 단기 입원 진료를 제공하는 일차의료형 병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아울러 단과형 병원은 전문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지역 내 심장, 뇌혈관, 화상, 주산기 등 분야에서 의료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리료를 도입하거나 전문병원의 관리료를 인상하는 방법도 제안됐다.

종합병원도 마찬가지로 질병 구성이나 진료 분야에 따라 주요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심평원 연구팀은 "상급종합병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종합병원의 중증 입원 진료 기능 강화를 위해 암, 심뇌혈관질환 수술 등 고난도 및 고위험 진료 수가 수준을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고난도·고위험 수술과 시술 등 최중증 진료를 제공하는 역할이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므로 상급종합병원의 급성기 최중증 진료와 최종 치료 기능을 확립하려면, 우선 행위별수가제에서 고난도·고위험 진료에 대한 수가 수준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병·의원에서는 경증 수술·시술이 필요한 환자를 전문병원이나 종합병원에 의뢰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암 및 심뇌혈관질환 등 중증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만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를 의뢰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팀은 "행위별수가제 방식에서 의사의 판단에 따른 진료 의뢰·회송 시 진료 의뢰·회송료를 지급하고, 특정 질병이나 중증도별로 차등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팀은 "의사의 의학적 소견 없이 환자의 선택에 따라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본인부담금을 인상하거나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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