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가에 무너진 필수의료‥'상시 수가조정'으로 해법 찾을까

상시적 수가 조정체계 도입 제안‥필수의료 저보상·공백 구조 전환될까
재정인상률·정책점수·2년 단위 조정‥필수의료 보상 위한 수가 체계 개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4-04 05:5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필수의료 분야는 낮은 수가와 높은 위험도로 인해 의료인력 충원이 어렵고, 환자들이 치료받기 어려운 공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필수의료 공백의 원인으로 현재의 '건강보험 수가체계'가 꼽힌다.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행위량 중심으로 보상하는 구조여서 의료 서비스의 질, 재수술 방지 노력, 대기시간 단축 노력 등 의료 행위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또한 상대가치점수의 개편 주기가 평균 8년으로 길고 절차가 경직돼 있어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필수의료 지원 강화를 위한 상시적 상대가치점수 조정체계 방안 연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현행 7~8년 주기의 상대가치점수 일괄 개편 방식에서 벗어나, 2년 단위의 상시 조정과 6년 단위의 주기적 개편을 병행하는 '상시적 상대가치 조정체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의료 환경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조정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재정 조달과 재정 배분 원칙 수립을 제기했다. 현행 환산지수를 일괄 인상하는 방식 대신 '재정인상률 계약 방식'을 도입하고, 이를 다시 '일괄인상분'과 '집중인상분'으로 나눠 필수의료 분야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책 목적에 따라 활용되는 별도의 '정책점수' 도입도 권고됐다.

구체적으로 상대가치 조정은 정량적 근거(의사업무량, 진료비용, 회계자료)와 정성적 근거(의학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활용해야 하며, 정량적 근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의료기관 원가자료나 의사업무량 데이터 등 보다 정확한 자료 확보 방안을 요구했다. 이어 정성적 근거에 따라 청구량이 급격히 변화하는 의료 행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객관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고가치 항목을 선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기적으로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1차 실행안과 연계해 수술·처치 분야의 원가보상률을 2025년까지 95%, 2026~2027년까지 100%로 높이도록 단계적 수가 인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담았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저보상 행위를 선별하고, 목표 원가보상률에 따라 필요한 재정을 추계해 상대가치점수 인상에 반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수가 조정 단위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행위코드 단위 조정은 정밀하지만 표본 확보가 어렵고, 진료과나 행위유형 단위 조정은 표본 확보는 용이하지만 세부적인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보다 세분화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장기적으로는 심평원의 상대가치기획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비용분석위원회가 2025~2026년까지 상대가치와 비용분석의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하고, 2027~2028년에 이를 더욱 고도화하는 것이 요구됐다. 아울러 상대가치 산출의 근거가 되는 인건비, 장비비, 재료비 등 자료를 체계화하고 비용분석위원회의 분석 결과와 교차 검증하는 구조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구팀은 필수의료 분야를 ▲급성심근경색·뇌졸중·중증외상 등 생명에 직접적인 위험이 따르는 중증응급 분야 ▲분만·감염병 등 지역적 특성상 공급이 어려운 공중보건 분야 ▲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처럼 전공의 충원이 어려운 분야 등으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필수의료에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이를 가로막는 정책적 제약 요소들을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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